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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이야기 - 그들은 어떻게 부의 역사를 만들었는가
홍익희 지음 / 행성B(행성비) / 2013년 1월
평점 :
지난 해 스페인-모로코-포르쿠갈을 다녀와서 <메디칼 타임즈>라는 인터넷보건의료신문에서 ‘양기화의 이야기가 있는 세계여행(http://www.medicaltimes.com/Users4/News/NewsList.html?nSection=32)’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를 시작하면서 여행지에 관하여 궁금한 점을 인터넷을 찾거나 혹은 책을 읽어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베리아반도를 점령했던 무슬림들이 유대인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고, 무슬림과 유대인들이 고대 그리스문명을 현대에 전하는 가교역할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자 가나안 지방에서 살고 있던 유대인들이 코르도바를 중심으로 한 이베리아반도에서 활약을 하게 된 배경이 궁금해졌습니다.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하여 고른 책이 홍익희님의 <유대인 이야기>입니다. 홍익희님은 KOTRA에 입사해서보고타, 상파울루, 마드리드, 뉴욕, 파나마, 멕시코, 마드리드 등지에서 근무하다 2010년 밀라노 무역관장을 끝으로 정년퇴직했는데, 해외근무를 하면서 특히 세계를 움직이는 곳에는 유대인들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리하여 지금의 세계경제를 움직이는 유대인들의 힘은 어디로부터 오는 것인지를 거슬러 추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들의 진면목을 파악할 수 있는 자료의 많은 부분들은 드러나지 않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고 했습니다만, 오늘날 그들이 쥐고 있는 막강한 힘 때문인지 유대인에 관한 저서들은 적지 않게 나와 있는 것 같습니다.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유대인들의 역사가 기록되어 있는 성서시대로부터 유대인들이 유럽 각지로 흩어지게 되는 과정, 로마제국의 노림수에 따라서 예수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집단으로 몰려 가톨릭의 박해를 받게 되는 과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지역에서 힘이 모여드는 곳에는 유대인이 있었고, 그들이 떠나면 힘이 스러지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습니다. 로마제국-포르투갈-스페인-네덜란드-영국-미국으로 이어지는 힘의 움직임의 배후에는 그들이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중세 무렵까지는 동아시아 문명은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만, 이슬람문명에 이은 페르시야 문명시기에는 중동이 각광을 받았고, 이슬람시기의 이베리아반도, 그 뒤를 이은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제국을 이루었으며, 이어서 네덜란드를 거쳐 영국으로 힘의 중심이 이동해갔습니다. 그리고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미국으로 그리고 최근에는 다시 동아시아의 무게가 커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힘의 움직임이 순환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인데, 그 뒤에 유대인들이 숨어있었다는 것은 잘 몰랐던 것 같습니다.
기원전 가나안 지역에 자리잡은 유대인들이 왕국을 이루었을 때는 그 세력을 따라서 유럽과 아프리카지역으로 퍼져 살게 되었고, 로마제국에 저항하던 유대왕국이 멸망하면서 유대인들은 유럽으로 흩어져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만 이슬람세력이 이베리아반도에 자리를 틀 무렵에는 유대인들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쳐 서로 상부상조하는 분위기였기 때문에 유럽과 아프리카 지역에 흩어져있던 유대인들이 이베리아반도로 이주하게 되었던 것이라고 합니다.
시대를 막론하고 유대인들이 뛰어난 활약을 벌일 수 있었던 비밀은 바로 교육에 있었다고 합니다. 바빌로니아왕국에 의하여 이스라엘왕국이 멸망한 뒤에, 유대민족들이 바빌로니아로 끌려갔을 때, 유대교 성전이 파괴되고 성직자들이 모두 죽은 다음에는 종교를 지키기 위하여 시나고그를 중심으로 구약성서를 공부하기 시작했던 것입니다. 유대교도라면 누구나 열세상에 성인식을 치르면 성경을 읽어야했다고 합니다. 하스모니안왕조의 살로메 알렉산드라여왕 시절에는 세 살부터 히브리어를 배워 구약성서를 읽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인데,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맹이었지만, 유대인들은 모두 글을 읽고 쓸 줄 알았던 것입니다. 또한 로마의 침략이후 각지에 흩어져 살게 된 유대인들은 지역별로 단단한 결속력을 보였을 뿐 아니라 지역을 뛰어넘어 상부상조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체계가 면면히 이어져왔다는 것입니다. 일찍 학문에 눈을 뜨고, 뛰어난 결속력을 가진 민족적 특성이 오늘날의 성공을 이룰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