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파력 - 1등석 스튜어디스 출신 CEO가 당신에게만 코치해주는 '될성부른 남자'를 한눈에 알아보는 법
미즈키 아키코 지음, 이서연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퍼스트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 http://blog.joins.com/yang412/13219457>로 만났던 미즈키 아키코의 책을 다시 만났습니다. <퍼스트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이 우리말로 소개된 것은 2013년이고, <간파력>은 2012년에 소개된 바 있습니다만, 일본에서는 <퍼스트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이 2009년에 그리고 <간파력>이 2010년에 발표가 되었으니, 우리나라에 소개된 순서가 바뀐 셈입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난 느낌은 발표된 순서대로 소개되는 것이 옳았겠다 싶습니다. <간파력>을 읽고는 실망이 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1등석 스튜어디스 출신 CEO가 당신에게만 코치해주는 ‘될성부른 남자’를 한눈에 알아보는 법”이라는 부제가 의미하는 것은, ‘좋은 남편을 점찍는 방법’이라고 한 마디로 잘라 말하면 될 것 같습니다. 대학에 입학해서는 수많은 미팅을 통해서, 스튜어디스로 일하는 동안에는 남자 승객, 특히 1등석 손님을 상대하면서 수많은 남자들을 만나고 관찰해온 결과 ‘될성부른 남자’를 감식하는 눈이 생겼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시원치 않아 거들떠보지 않았던 남자가 나중에 보니 잘 나가고 있더라는 이야기는 밀쳐놓더라도, 두 번이나 결혼에 실패했다고 고백하는 것을 보면 저자가 정말 남자를 볼 줄 아는 눈을 가졌다는 주장이 옳은 것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두 차례의 이혼과 여러 차례의 사업실패를 겪고서야 어떤 남자가 행복을 함께 할 수 있는 파트너인지 깨닫게 되었다는 것인데, 과연 그럴까 싶습니다.

 

저자는 행복한 삶을 즐기고 있는 여자들의 특성을 분석해본 결과 첫째, 될성 부른 남자를 알아보는 ‘간파력’, 그런 남자의 마음을 휘어잡을 수 있는 독특한 ‘매혹력’, 그리고 남자친구 혹은 남편을 ‘된 사람’으로 만들어내는 ‘육성력’을 갖추고 있더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 책은 모두 61가지의 간파력에 관한 글과, 23가지의 매혹력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17가지의 육성력에 관한 이야기로 정리해냈다고 합니다. 그리하여 ‘성공과 행복을 쟁취하는 여자들의 101가지 비밀무기를 완성하기에 이르렀다는 주장입니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만, ‘될 성 부른 사람’은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 특성을 가지고 있더라는 이야기에서 잠시 읽기를 멈춥니다. <퍼스트 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에서도 짚었던 이야기입니다. 책읽기를 즐기는 사람으로서 으쓱하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만, 책을 멀리 한다고 해서 될 성 부른 사람이 아니라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성공한 남자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그려지는가. 돈이 많고 매너도 좋고, 세련되고, 폼 나며, 빈틈이 없는 남자를 떠올리는 여성이 많을 것이다.(89쪽)”라고 적고 있는 것을 보면 저자가 말하는 ‘될 성 부른 사람’은 돈을 잘 벌거나 지위가 높은, 즉 세속적 의미의 ‘된 사람’을 의미한다는 느낌이 강해서입니다. 책을 즐겨 읽는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맑은 정신을 가지고 있어 세속적인 성공하고는 거리가 멀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자가 말하는 매혹력을 갖춘 대표적 여성으로 꼽고 있는 스튜어디스는 체계적인 훈련의 산물이라고 적었습니다. 균형잡힌 자세, 미소, 헤어스타일 등등 세심한 부분까지 많은 시간을 들여 훈련한 결과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만들어진 매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러한 훈련에 마음까지 따라가는 것일까? 마음은 그렇지 않은데 직업적인 필요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즉 가식적일 수도 있겠다는 것입니다. 될 성 부른 남자를 유혹하기 위하여 만들어내는....

 

‘육성력’이라는 것도 다시 생각해보면 남자를 자신이 원하는대로 만들어낸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과연 그 남자는 언제까지나 육성하는 대로 따라 올 것인가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남자도 지키고 싶은 무엇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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