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의 마지막 여름
마이클 셰이본 지음, 이선혜 옮김 / 다산책방 / 2009년 6월
평점 :
절판


피츠버그에 대한 기억은 철강도시라는 것, 제니퍼 빌즈가 주연한 영화 <플래시 댄스>의 무대였다는 것, 그리고 동부를 여행하는 길에 외곽도로를 지나갔다는 것 정도입니다. <플레시 댄스>에서는 낮에는 제철소에서 용접공으로 일하고 밤에는 나이트클럽에서 플로어 댄서로 일하는 여주인공이 어려운 여건을 뚫고 무용수로 성공을 일궈낸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그 피츠버그의 여름은 어떨까 싶어 고른 책입니다. 특히 격동기를 살고 있는 젊은이들의 사랑을 다루고 있어, <위대한 개츠비>와 <호밀밭의 파수꾼>의 계보를 잇는 작품이라고 해서 관심이 갔습니다.

 

출판사에서는 이 책의 내용을 “대학을 갓 졸업한 주인공 아트. 그는 리포트 제출 때문에 마지막으로 학교 도서관에 갔다가 자신과 이름이 같은 멋있는 청년 아서와 독특한 매력을 지닌 여인 플록스를 만나게 되고, 아서의 친구 클리블랜드와 제인 등 새로운 친구들과 함께 찬란한 청춘의 마지막 여름을 보내면서, 사랑과 우정의 경계를 넘나들고 고통스럽게 자아를 찾아 나간다.”라고 간단하게 요약하였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간단하게 요약할 내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주인공 아트의 아버지와 친구 클리블랜드가 속해 있는 갱스터 사회나, 아트와 그를 둘러싼 젊은 친구들 사이의 관계는 직접 경험해보지 못한 세계라서인지 그들이 주고받는 대화라던가, 그들이 좋아하는 영화, 소설, 음악 등이 비교적 생소하였기 때문에 친절한 주석에도 불구하고 금방 와 닿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아트가 한눈에 반한 아서, 그리고 아서가 소개해준 플록스와 금세 친해지면서 삼각관계에 빠져드는 상황을 이해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아트와 아버지의 관계에 대입해서 상황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젊은이들이 이성에 눈을 뜨기 전까지 동성 친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일반입니다. 하지만 유전적 요인 등 다양한 소인으로 이성보다는 동성에 애정을 느끼는 사람을 동성애자라고 부르고 있고 성소수자라고 하기도 합니다. 동성애자는 역시 동성애 성향의 상대와 관계를 맺는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아서는 이성에는 관심이 없는 동성애자로, 아트는 양성애자로 그리고 있습니다. 동성애자 역시 이성애자보다 질투가 심한 경향이 있다는 이야기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아서가 아트와 플록스 모두에게 애정을 느끼고 있다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아트의 아버지는 뉴욕에 근거를 두고 있는 전국구 갱스터 두목으로 가끔 피츠버그에 와서 조직을 관리하고 아들과 시간을 보내기도 합니다. 분명하게 설명은 하지 않고 있지만, 아트가 어렸을 적에 있었던 어머니의 죽음이 아트에게 정신적 충격으로 잠재되어 있고, 아버지가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잘 알고 있고, 아버지의 도움으로 살고 있음에도 아버지가 하고 있는 일을 애써 외면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즉, 아트를 둘러싼 환경은 정상적인 사회인으로 성장하는데 장애요인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나는 물론 고등학교 졸업반 시절부터 지금까지 서너 명의 여자를 사랑했고 섹스를 하기도 했지만, 나의 유약했던 어린 시절과 당시에 경험한 성(性) 정체성의 혼란, 힘센 남자아이들로부터 ‘계집애’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당한 모욕과 주먹질(78쪽)”을 당했다고 적고 있지만 아서를 만나기 전까지 자신에게 동성애적 성향이 있었다는 것을 몰랐던 것 같습니다. 사실 성장하면서 약해보이기 때문에 여자아이 취급을 당하는 남자아이들이 적지않지만 그들이 모두 동성애자가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6월에 플록스를 만나 사랑을 느끼고 7월에는 그녀와의 사랑이 안정적인 상태가 되지만, 도서관에서 같이 일하는 아서와 플록스는 서로를 경계하기 시작합니다. 아트에 대한 권리를 두고 심적 갈등을 빚는 것 같습니다. 플록스는 아서와 가까이 하지 말라고 경고를 하지만, 결국 벌어질 일은 벌어지는 법이지요. 클리블랜드로 인하여 아버지와 충돌이 있었던 날 아트는 아서와 관계를 맺고, 플록스가 그 사실을 알게 되면서 아트와 플록스의 관계를 파경에 이르게 됩니다. 과연 아트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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