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캔들 세계사 2 - 피의 여왕에서 금발 미녀의 유래까지, 비정하고 매혹적인 유럽 역사 이야기 풍경이 있는 역사 2
이주은 지음 / 파피에(딱정벌레)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리즈로 이어진 것을 보면 저자의 전작 <스캔들 세계사; http://blog.joins.com/yang412/13563080>가 반응을 얻었던 모양입니다. 역사는 정사보다는 야사가 더 재미있다는 속설이 맞는가 봅니다. <스캔들 세계사 2>에서는 중세와 근세의 유럽에서 있었던 스캔들이라 할 이야기들을 다루었던 전작에서 진일보하여 북미대륙으로 그리고 근현대로 범위를 넓혔다고 합니다.

 

22개의 에피스드를 다루고 있는 <스캔들 세계사2>에서는 금발에 대한 서양의 전통적인 오해와 편견, 왕의 대관식을 연기하게 만든 원인불명의 무시무시한 전염병, 아내를 팔아치워 버리는 기상천외한 이혼법, 어여쁜 튤립 한 송이와 거품경제의 상관관계, 새하얀 웨딩드레스의 유래 등을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근거를 따져가면서 인용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면, 비타민D를 흡수하기 힘든 북쪽 지방에서 햇빛을 잘 받으려고 금발이 생겼다는 유래에 관한 설입니다. 비타민D는 피부에 있는 스테롤이 자외선(태양 광선)을 받으면 생기게 됩니다. 따라서 금발이 비타민D와 직접적 연관이 있다고 보는 견해가 맞는 것인지 헷갈립니다.

 

작은 유럽사에 나오는 루벤스의 한복입은 남자에 관해서도, 최근에 읽은 이상훈님의 <한복입은 남자; http://blog.joins.com/yang412/13561516>를 읽으면 다양한 이견이 제기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임진왜란 당시 끌려간 조선인 노예설을 단정적으로 인용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보니 이번에는 질병에 관한 이야기도 포함되고 있어 관심이 가는 대목입니다. 다만 옛날의 질병은 기록만을 바탕으로 현대적으로 해석해야 하기 때문에 병명을 정확하게 유추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헨리7세가 대관식을 미루도록 했던 미스터리한 발한병의 경우는 ‘강직(强直), 두통, 현기증, 심한 쇠약감 등의 증상으로 시작되며 1~3시간 뒤에 온 몸이 흠뻑 젖을 정도의 격심한 발한에 심한 두통, 섬망(譫妄), 빈맥(頻脈) 등이 동반된다. 첫 증상이 발생한 뒤 3~18시간 이내에 사망하게 되지만 24시간 이상 견디게 되면 완전히 회복될 수 있다.’라고 브리태니커백과사전에서 설명하면서, 재귀열이 아닐까 싶다는 이야기도 덧붙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급성 전염병이라고 해도 잠복기를 지내고 첫 증상이 나타난 뒤 수 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치명적 초급성 질환이라고 한다면, 쉽게 확산되지 않았을 것 같기도 합니다. 또한 세균성질환이라기 보다는 바이러스성질환일 가능성도 있을 것 같습니다.

 

유럽의 왕실, 특히 합스부르크왕가의 경우 정략결혼으로 복잡하게 얽혀 있어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헷갈리곤 합니다. 따라서 이 책처럼 에피소드별로 이해하는 편이 머릿속을 복잡하게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전문 역사학자가 아니기 때문에 저자 나름대로의 주관에 따라 역사적 사실을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무래도 중도적 입장을 취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크롬웰에 대한 설명은 시각에 따라서는 그에 대하여 우호적인 느낌을 주고 있습니다. “유럽사에서 가장 빠른 시민 혁명을 이루어낸 영웅이라고 칭송하기도 하고 무장봉기를 제압한다는 명목으로 갓난아이를 포함해 무려 2,000명의 민간인을 학살한 독재자가 폄하하기도 합니다.(103쪽)” 아마도 ‘폄하’라는 단어 때문일 것입니다. ‘사실이 그렇지 않은데...’라는 뉘앙스를 담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구어체가 편하게 읽힌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신성로마제곡의 합스부르크 가문이 스페인을 다시 가져가는 것도 마음 내키는 선택은 아니었거든요.(125쪽)’라던가, ‘...절약 정신을 갖춘 부자로 더더욱 유명했던 헤티 그린 여사 이야기를 시작할게요.(223쪽)’과 같은 문체는 전반적인 문체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남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문체가 이 책에 대한 신뢰도를 끌어내리는 요인이 되는 것 같습니다.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많은 그림들에 관하여 화가와 소장자을 밝히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일 뿐 아니라 곳곳에서 본문의 경어체와 다르게 적고 있는 것도 적절치 못하다는 생각이 남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