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적 인간의 출현 - 게임이론으로 푸는 인간 본성 진화의 수수께끼
최정규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04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인간의 이타성을 설명하려는 생물학자들의 다양한 이론이 나오고 있습니다. 매트 리들리는 <이타적 유전자; http://blog.joins.com/yang412/13147182>에서 진화생물학 분야에서 최근까지 쌓아올린 연구성과를 토대로 이타성이 인간사회의 벌전에 어떻게 기여하게 되었는지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경제학적 관점에서 이타성이 가져다 줄 이점을 분석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설명한 이론을 인용하기도 합니다.

 

경제학을 전공하신 최정규교수님은 경제학적 관점에서 인간에서 이타성이 어떻게 진화해왔는지를 게임이론을 바탕으로 한 설명을 <이타적 인간의 출현>에 담았습니다. 게임이론은 간단하게 답이 나올 것 같습니다만 사실은 조건을 달리하는 변수가 있기 때문에 변형된 게임이론이 꼬리를 물고 나오기 마련이라고합니다. 저자는 박사과정에서 죄수의 딜레마에 대한 연구를 시작해서 지금도 죄수의 딜레마 연구를 계속하고 계시다고 합니다. 이름하여 진화적 게임이론인데, 이 이론은 경제학과 생물학이 만나 탄생한 이론으로 정치학, 사회학, 인류학 그리고 사회심리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응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1부에서는 죄수의 딜레마라는 게임이론을 통해서 인간의 이기성과 이타성이 가져다 줄 미래의 이익을 분석하고 왜 인간이 당장 눈앞의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이기성을 버리고 이타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진화하게 되었는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생물의 이타성을 설명하기 위하여 제시된 다양한 이론들을 인용하고 있는데, 그 첫 번째가 혈연선택 가설입니다. 동족의 유전자를 확산시키기 위해서라면 개인의 희생을 감수한다는 내용인데, 문제는 혈연관계가 없음에도 이타적 행동을 하는 사례가 있다는 점을 설명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습니다. 두 번째는 호혜성 가설입니다. 즉 미래의 얻을 반대급부를 기대하면서 먼저 이타적 행동을 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죄수의 딜레마 게임을 발전시킨 이론에서는 상대의 대응을 따라가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Tit for tat) 전력을 구사하는 경우에 가장 큰 이득을 얻게 된다는 실험결과도 있다고 합니다, 이 가설의 전제는 게임이 반복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반복되지 않는 게임에서는 통하지 않는 설명이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 이론은 유유상종 가설입니다. 무작위로 섞여 있는 집단 내에서는 이기적 행동을 하는 무리와 이타적 행동을 하는 무리가 자연스럽게 형성된다는 것입니다. 즉 끼리끼리 논다는 것인데 이질적 집단이 섞임으로서 기대되는 다양성의 이득을 얻을 수 없다는 제한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네 번째는 값비싼 신호보내기 가설입니다. 자신의 능력을 과시함으로써 상대에게 신뢰를 얻는 방식이라는 것입니다. 특히 파라과이의 아체 부족의 식량공유관습을 설명하기에 적절하다고 합니다. 다섯 번째는 의사소통 가설입니다. 먼저 상대의 특성을 파악하기 위한 사전정보를 얻을 수 있는 의사소통 과정이 전제된다면 이기적 행동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그밖에도 이타적 인간이 사회의 경쟁력이라는 집단선택 가설, 유유상종 가설을 확대한 공간구조 효과 등이 제시되어왔다고 합니다.

 

저자는 다양한 이론들이 인간의 이타적 속성을 완전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세 가지 가능성이 있다고 요약합니다. 첫째는 이타적 속성의 진화에 집단선택이 적지 않는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 둘째, 국지화된 상호작용이나 국지화된 지식전수과정 역시 이타적 속성의 진화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한다. 셋째, 아직 정립되지는 않았으나 의사소통 역시 이타적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데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제2부에서는 호혜적 인간이 어떻게 존재하는지, 어떤 경우에 호혜성이 강하게 발현되는지, 그리고 호혜적 인간의 존재가 우리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에서는 제가 지난 주 부서내 강의에서도 인용했던 최후통첩게임을 인용하고 있었는데, 제 강의에서 이 게임이론을 조금 수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정리를 해보면 인간사회의 발전에 크게 기여해온 이타성은 분명 진화의 산물일 것이나, 다양한 요소들이 작용해온 것이라서 기존의 경제이론만으로 설명하는데 한계에 부딪치게 되었과, 앞으로는 신경과학이나 사회심리학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성과와 융합하면 더욱 정교한 이론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