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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함께하는 교감여행 - 태교에서 첫돌까지
김인혜 지음 / 이담북스 / 2014년 8월
평점 :
임신을 하는 순간도 사(邪)한 기운이 들지 않아야 한다고 믿을 정도로 아기가 출생하기 이전 단계에서부터 가리는 것이 많았던 선조들입니다. 특히 아기가 태내에 있을 때 바른 심성을 갖도록 하기 위한 태교는 고려 시대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전해져 조선시대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조선 후기에 허주당 이씨가 쓴 <태교신기>에 그 내용이 자세하게 정리되어 있다고 하는데, 그 핵심은 태교 십계명의 첫 번째인 師敎十年 未若母十月之育(사교십년 미약모시월지육), 즉 ‘뱃속 열 달이 출생 후 10년의 가르침보다 더 중요하다.’라는 구절로 요약된다고 합니다. 대체적으로 모든 것을 삼가고 조용하게 거처하면서 마음을 바르게 하라는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세상이 바뀌면서 태교에 관한 내용도 바뀌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태중의 아이와 이야기를 주고받는 태담태교,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음악태교, 임산부가 적절한 운동을 함으로써 태아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는 운동태교, 심지어는 태아가 오감을 느낄 수 있다 해서 오감을 자극하는 오감태교도 소개되고 있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장성해서 혼인을 할 나이에 들어선 까닭인지 이런 이야기들에 귀가 솔깃해지는 것 같습니다.
김인혜님의 <아기와 함께 하는 교감여행>은 여행을 좋아하는 여성이 임신기간 동안 여행을 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 출산 직후에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이 가능할까 하는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여행을 주제로 하고 있어서 특히 젊은 여성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기회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합니다. 둘째 아이를 가졌을 때 지방에서 근무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주말이면 근무지를 중심으로 명승지를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답답한 집안을 떠나 자연으로 나가면 마음이 열리는 느낌이 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인지 둘째 아이가 더 활동적인 듯합니다.
<아기와 함께 하는 교감여행>은 크게 두 부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앞부분은 임신기간 중의 여행인데, 첫 번째는 12주째 1박2일의 호텔 스테이와, 20주째 3박4일의 도쿄 여행 그리고 26주째 6박 8일의 하와이 여행입니다. 뒷부분은 출생 100일 된 아이와 함께 한 2주 동안의 도쿄여행, 생후 200일 2박3일의 규슈여행 그리고 생후 300일에 7박9일의 방콕여행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보면 2년이 안되는 기간 중에 다섯 차례의 해외여행을 다녀온 셈입니다. 아기를 갖지 않은 일반인이 보기에도 해외여행이 잦은 편인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는 육아휴직 기간을 활용해서 해외여행을 즐길 수도 있겠다 싶으면서도 여전히 아이와 함께 하는 해외여행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보면 해외여행 마니아가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임신과 육아과정에서 궁금한 것이 생겨도 속 시원한 답을 구하기 어렵다고들 합니다. 특히 불가피하게 해외여행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여행준비에서부터 의학적으로 주의해야 할 점 등에 관하여 잘 정리된 자료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태교여행을 앞세우지 않아도 관심을 가질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아기와 함께 하는 교감여행>은 산부인과와 소아과선생님께서 해외여행을 해야 하는 임산부 혹은 젖먹이들이 조심해야 할 의학적 조언을 곁들이고 있어 신뢰가 간다고 하겠습니다.
“결혼을 하니 참 좋고, 아기를 낳으니 더 좋다”라는 저자의 말씀이 아직 미혼인 여성들의 귀에 쏙 들어오는 조언이 될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제가 미국을 여행할 때 큰 아이가 여덟살 작은 아이는 네 살이었습니다. 큰 아이는 여행하면서 구경했던 것을 조금씩 기억한다고 합니다만 작은 아이는 전혀 기억이 없다고 하는 것을 보면 네 살이 안 된 아이들에게 여행은 별다른 의미가 없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다만 임신과 출산 그리고 힘든 육아과정에서도 얼마든지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일깨우고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고 하겠습니다. 결혼과 임신 그리고 출산이 꼭 젊은 여성들의 자기실현에 걸림돌이 되는 것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책읽기였습니다. 풍부한 사진과 필요한 정보들을 눈에 띄게 배치한 기획이 돋보이는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