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도전자입니까 - 재고 따지고 망설이는 그대에게
이동진 지음 / 다산북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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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수습되는 과정을 지켜보면 비겁한 어른들이 끔찍한 결과를 만들어냈고,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하고 있어 참담할 지경입니다만, 그나마 의로운 젊은이들이 있어 마음의 위안을 삼습니다. 험한 바다에서 수많은 승객을 안전하게 모시기 위한 안전장치들은 어른들의 얄팍한 이익챙기기 때문에 정작 위기상황에서는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선장과 기관장 등, 배를 지키면서 승객의 안위를 챙겼어야 할 어른들이 허겁지겁 배를 빠져나가고 있을 때 젊은 직원들은 한명의 승객이라도 더 구출하기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바쳤습니다. 분명 우리 사회의 버팀목으로 성장했을 그들이 꿈을 피워보지 못하고 스러진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누가 이런 젊은이들을 나약하고 누군가에게 의지해야 겨우 제 몫을 한다고 손가락질 할 수 있겠습니까?

 

물론 그렇지 않은 젊은이들도 있겠습니다만, 우리의 젊은이들은 사회에서 제 몫을 해야 할 때를 기다리며 묵묵히 스스로를 단련해가고 있다고 믿게 되었습니다. 작은 성공을 밑천으로 어른들의 세계를 비집고 들어가 어른인 척하는 젊은이들보다는 꾸준하게 스스로를 만들어가는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지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당신은 도전자입니까>는 바로 그런 젊은이의 투박한 듯하면서도 진솔한 성장철학을 담은 책입니다.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극적이고 존재감 없어 보이던 소년이 대학입학에 실패한 것을 계기로 소심한 자신을 바꾸어보겠다는 도전의 기록입니다. 간략하게 그의 도전기를 요약해보면, 재수 끝에 대학에 입학한 다음, 뮤지컬동아리에 들어간 것을 시작으로 마라톤 풀코스, 철인삼종경기, 해병대에 지원하는 것으로 자기 변화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해병대 복무를 마치고 제대하자마자 오지탐사대의 단원이 되어 히말라야 5800m 고지에 올랐고, 울진에서 독도에 이르는 240km 릴레이 수영을 마쳤고, 브라질의 아마존 정글 222km를 누비는 정글마라톤대회의 아시아 최연소 완주자가 되었습니다. 정글마라톤이 끝나자마자 100만원도 안되는 돈을 들고 미국으로 건너가 60일간에 걸쳐 자전거로 미국대륙 6000km를 횡단하는 모험에 도전하여 성공합니다. 그리고 3대륙 11개국을 도는 세계일주를 기획하고 도전하는, 무모한 듯한 그의 도전의 계속 이어져왔습니다. 혹자는 스펙쌓기를 의식한 도전이 아닌가하는 의혹을 보내기도 하는가 봅니다. 하지만 이 젊은이는 진실로 자신이 변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이와 같은 도전을 이어갔다고 합니다.

 

그리고 보니 이 젊은이는 저와 닮은 듯 하면서도 많이 다른 것 같습니다. 대학입학시험에 실패했을 때 저는 이불을 둘러쓰고 자신을 사회로부터 심지어는 가족으로부터도 격리시켰습니다. 그러기를 한달여, 결국은 선친께 야단을 맞고서는 가출(?)을 해서는 외숙께서 하시는 약국을 돕다가 한 여름을 넘겨 찬바람이 불기 시작해서야 자신을 추슬러 다시 공부를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행운의 여신의 도움을 얻어 제게 실패의 쓴 경험을 안겼던 대학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일찍이 공부를 시작했더라면 더 좋은 대학에 갈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보니 저도 뒷끝이 조금은 있는 편 같습니다. 그런데 이 젊은이는 대학입시에 실패한 다음날 “저 재수하기로 했습니다. 반드시 원하는 대학에 가겠습니다.”라고 부모님께 말씀을 드리고 재수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결국은 입학에 실패한 대학보다 나은 대학에 입학하는 결실을 얻어냈다고 하니, 정말 대단한 젊은이 아닙니까?

 

저자가 소개하는 비결은 ‘모든 도전은 3스텝 안에 끝난다.’는 것입니다. 옛날 버전의 우스개, ‘냉장고에 코끼리를 넣은 3단계’가 생각날 지경입니다. 예를 들면, 해외여행을 가고 싶은데 돈이 없다면? “1단계: 아르바이트로 돈을 번다, 2단계: 티켓을 끊는다, 3단계: 미국에 간다.” 정말 간단명료한 해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머릿속으로만 고민하다 좌절하지 말라. 일단 저지르면 해답이 나온다는 전형입니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지요? 시작해보시지요. 일단 저지르기.... 이 책은 젊은이들에게만 유효한 것이 아니라 저 같이 망설임이 많은 나이에도 역시 유효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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