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 다람쥐 율리시스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K.G. 캠벨 그림, 노은정 옮김 / 비룡소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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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서울에서는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어벤져스2>를 촬영한다고 해서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이미 초능력을 가진 영화의 주인공으로 활약했던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토르, 헐크, 호크아이, 블랙 위도우 등의 슈퍼히어로들이 S.H.I.E.L.D.의 국장 닉 퓨리의 주도 하에 팀으로 뭉쳐 로키와 치타우리 종족으로부터 지구를 지킨다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2012년 주목받았던 <어벤져스>의 후속작품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보면 이런 슈퍼히어로는 우연한 사고를 통해서 혹은 선천적으로 초능력을 가지게 되는데, 그러한 초능력을 타인의 행복을 위하여 사용한다는 점에서 악당들과 차별되고, 대중의 인기를 얻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된 <별에서 온 그대>에 소품으로 등장하여 주목을 받았던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 http://blog.joins.com/yang412/13321642>의 작가 케이트 디카밀로의 신작동화 <초능력 다람쥐 율리시스>는 바로 사고로 초능력을 얻게 된 다람쥐가 상처를 안고 사는 사람들을 위하여 벌이는 특별한 활동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초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초능력을 가진 다람쥐가 주인공인 셈입니다. 율리시스는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에 나오는 영웅 오디세우스의 라틴어 이름입니다.

 

이 책의 주인공 플로라는 로맨스 소설을 쓰는 엄마와 함께 살고 있지만, 오히려 이혼한 아버지와 의기투합하는 냉소적인 소녀입니다. 플로라의 이웃에는 틱햄씨네가 살고 있는데, 문제의 사건이 일어난 날 마침 투티부인의 종손자 알프레드 슬리퍼가 집에 와 있어 이야기에 끼어들게 됩니다. 알프레드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에 재혼한 어머니와 불화를 일으켜 종조할머니집에 와있는 것이었는데, 일시적인 충격으로 인하여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는 상태입니다. 그러니까 플로라네 집과 틱햄씨네 집 그리고 아빠와 함께 갔던 도우넛 가게에서 소란이 생기는 바람에 찾아가게 되는 블런더미이센 출신의 미이스챔박사의 집이 주요 무대가 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사건은 틱햄씨가 아내의 생일날 선물한 강력 진공청소기에 빨려 들어간 다람쥐가 그만 죽고 말았는데, 플로라의 심폐소생술로 살아나면서 청소기를 머리 위로 들어 올리고 시를 쓰는 초능력을 얻게 됩니다. 평소 엄마가 질색하는 ‘놀라운 인캔데스토의 번뜩이는 모험’이나 ‘당신에게도 터질 수 있는 끔찍한 일들!’과 같은 만화에 심취해 있는 플로라에게는 놀라운 사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플로라는 초능력을 얻게 된 다람쥐를 집으로 데려오게 되는데, 마침 딸을 만나러 온 남편에게 다람쥐를 죽여서 땅에 묻어달라고 요청하게 됩니다. 슈퍼히어로 이야기에 없어서는 안될 악당역을 엄마가 하게 되는 셈입니다.

 

다람쥐를 데리고 아빠를 따라나선 플로라와 알프레드 그리고 아빠는 일단 도넛을 먹기로 하는데, 도넛가게의 여종업원이 다람쥐를 발견하면서 소란을 빚게 되고 결국은 미이스챔박사의 상담을 받기에 이르게 됩니다. 이야기의 얼개를 뜯어보면 플로라의 가족이나 알프레드의 가족은 가족 구성원들이 갈등을 빚고 있어 누군가의 중재가 필요한 상황이었던 것입니다.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이들 가족이 안고 있는 문제가 조금씩 정체가 드러나고, 율리시스와 미이스챔박사의 적절한 중재로 문제를 해결할 고리를 찾아내게 된다는 해피앤딩으로 마무리하게 됩니다. 플로라의 어머니는 “나는 평범했으면 좋겠어. 나는 명랑한 딸을 갖고 싶어. 친구들을 사귀는건 좋은데 다람쥐를 친구로 두는건 싫어. 나는 내 딸이 사랑받지도 못하고 체상의 외톨이가 되어 버리는 거 싫어.(235쪽)”라는 소박한 희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작 플로라는 좋은 쪽으로 별난 아이였더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잔소리가 많아지고 그런 딸을 두둔하는 남편과도 사이가 점점 벌어지게 된 것이었습니다. 지나친 사랑은 병이 될 수도 있습니다. 혹시 저 자신도 그런 점은 없는 지 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플로라가 좋아하는 만화와 재미있는 삽화가 눈길을 붙드는 바람에 잠시 쉬어가는 책읽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저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책읽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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