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 도와 덕이 실현된 삶 살림지식총서 467
임헌규 지음 / 살림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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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스24의 이벤트 덕분에 오강남교수의 해제로 된 노자의 <도덕경; http://blog.joins.com/yang412/11957739>을 읽을 기회가 있었습니다. <도덕경>은 모두 81편으로 이뤄진 책으로, 37편까지는 주로 도(道)에 관하여 그리고 38편부터는 주로 덕(德)에 관하여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원래의 책이름은 <도덕경>이 아니라 <노자>였는데, 도와 덕에 대해 쓰여진 책이라는 이유로 '도덕'이라는 또 다른 이름이 붙여졌고, 그 내용에 대한 후세 학자들의 경외가 더해져 <도덕경>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도덕경>을 저술한 노자의 삶과 그의 사상을 정리한 임헌규교수님의 <노자>를 읽게 된 것은 <도덕경>의 이해를 보다 더하는 기회가 될 것 같아 읽게 되었습니다.

 

공자와 달리 노자의 삶의 궤적은 분명치 않다고 하는데,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노자열전」에 나오는 기록과 1972년 중국 장사 마왕퇴한묘에서 발굴된 다량의 백서(帛書) 가운데 포함된 두 종류의 <노자> 사본을 조사한 결과, 노자는 공자와 동시대의 실존 인물이며, <노자>는 그의 저서라고 보이며, 다만 전국시대에 들어 후계자들에 의하여 가필되거나 첨삭되고, 주요 개념어가 변형되어 현존하는 통행본 <노자>로 이어져왔다는 것입니다. 노자의 삶이 분명치 않은 것은 주나라가 쇠퇴하자 세상을 버리고 은둔하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저자에 따르면 <노자>는 기독교의 성서와 더불어 인류에게 가장 많이 읽힌 저서 가운데 하나라고 합니다. 노자와 공자가 살던 춘추시대 중국의 사회상을 보면 한마디로 힘을 가진 자가 세상을 주도하던 혼란기였던 까닭에 당시의 사상가들은 이상적 사회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에 관심을 두었다고 하겠습니다. 노자 역시 혼란기의 사회와 위정자들, 그리고 그들의 문화를 강도높게 비판하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입니다. 저자는 <노자> 18장을 인용하여 이런 점을 일깨우고 있습니다. “대도가 행해지지 않다 인의가 생겨났고, 지혜가 나오자 큰 거짓이 생겨났다.(20쪽)” 노자는 제자백가들처럼 사회를 평온하게 만들어 백성을 인간답게 살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도출해내기 위하여 심혈을 기울였다고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뉴스는 “남극에 설치한 망원경 ‘바이셉(BICEP)2’를 이용해 우주가 급팽창할 때 생긴 중력파(gravitational wave)의 패턴을 발견했다”라고 전해 우주물리학이 빅뱅의 증거를 발견했다고 흥분하고 있다고 합니다. (중앙일보 3월 19일자 기사, 138억년 전 '빅뱅' 비밀 … 남극 망원경이 풀었다; http://blog.joins.com/yang412/13366697). 그런데 놀랍게도 노자는 ‘도’를 설명하는 가운데 우주만물의 시원을 언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가 해제한 <노자> 21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도라는 것은 오직 황홀할 따름이다. 홀하고 황하다! 그 가운데 형상이 있다. 황하고 홀하다! 그 가운데 무엇이 있다. 그윽하고 아득하여라, 그 가운데 알맹이가 있다. 그 알맹이는 심히 참되니 그 가운데 믿음직스러움을 갖추고 있다. 예로부터 지금가지 그 이름이 사라지지 않으므로 뭇 존재의 창시를 본다. 나는 무엇으로 ant 존재의 창시가 그러하다는 것을 아는가? 이것에 의해서니라.(39쪽)” 저자에 따르면 우주발생론적 차원에서 도의 작용을 상호 모순되지만, 같은 곳에서 나온 다른 이름인 무와 유의 개념을 가지고 다음처럼 규정하였다는 것입니다. “무(無, 無名)는 천지의 시작을 말하며, 유(有, 有名)는 만물의 모태다.(42쪽)”

 

노자의 사상에서 주목할 점은 “형상 없는 도(道)가 작용하여 만물을 생성한다는 점에서, 도는 천하에 존재하는 만물의 어머니이므로, 도와 만물을 같이 아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도를 체득하는 이념에 대하여 노자는 인위적인 유위정치를 부정하고 도에 의한 무위정치를 역설하였던 것인데, 도에 이르기 위하여 덕을 거듭 쌓다보면 극복하지 못할 일이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즉, 사사로운 욕심을 줄이고, 마음을 허정(虛靜)하게 하여 검약함을 견지하면 궁극적인 경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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