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 혁명 - 안전한 식수를 향한 인간의 권리와 투쟁
제임스 샐즈먼 지음, 김정로 외 옮김 / 시공사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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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은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고 있는데, 몸을 이루는 기본 단위인 세포와 세포 사이를 채우는 기질의 주요 성분일 뿐 아니라 세포가 필요로 하는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하거나 노폐물과 이산화탄소를 운반하는 혈액을 비롯한 림프액 및 조직액의 주요 구성요소입니다. 대사활동을 통하여 소변과 대변, 호흡 그리고 땀 등을 통하여 우리 몸을 빠져나가는 물을 채워주어야 합니다. 우리 몸이 하루에 필요로 하는 물의 양은 체중 1kg당 30ml라고 합니다. 우리 몸은 수분의 부족에 민감한데 적정 수분량에서 1~3%가 부족하면 심한 갈증과 피로감을 느끼고, 5%가 부족하면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며, 10%이상 부족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물이 소중한 존재입니다만, 우리 옛말에 ‘OO을 물쓰듯 한다.’는 말도 있듯이 물의 소중함을 실감하지 못해온 것 같습니다.

 

유엔 평가에 따르면 2030년에는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물이 부족한 곳에서 살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역시 물부족 국가에 포함될 것이라고 하니 미리 대비를 철저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여름철에 집중되는 비를 충분히 저장할 수 있는 수리시설을 갖추어야 할 것인데, 그러다보니 강물의 흐름이 줄어 오염이 심화되는 것이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강의 수심을 깊게 유지하여 수량을 확보하고 홍수를 예방하는 다목적의 개발사업은 타당성이 충분하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물관리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시점에서 듀크대학교의 제임스 샐즈먼교수의 <식수혁명>은 물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안전한 식수를 향한 인간의 권리와 투쟁’이라는 부제가 시사하는 것처럼 이 책에서는 특히 안전하게 먹을 수 있는 물을 확보하기 위하여 어떠한 노력을 해왔는지 그 역사적 흐름을 정리하고, 최근에 부각되고 있는 문제 현상을 짚고 있습니다. 1부 ‘인간, 물을 찾아나서다’에서는 좋은 물을 찾아 나선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리했는데, 청춘을 돌려준다거나 치유의 효능이 있다는 샘에 관한 이야기라서 마실 물을 확보하기 위하여 사람들의 노력의 역사를 제대로 짚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을 느낍니다. 옛날 한양에서는 아침마다 물을 길어다 파는 북청 물장수가 유명했다고 합니다만, 기원전 312년에 첫 번째 도수관 아피아를 건설한 이래 5세기에 걸쳐 모두 열 개의 도수관을 추가로 건설하여 매일 1억리터의 물을 공급한 로마의 먹는 물 공급체계는 정말 대단했던 모양입니다. 오로지 중력에 의지하여 도시의 각 가정으로 흘러들도록 설계가 되었고, 그 절반 정도는 개인용도로 판매가 되었다고 합니다.

 

2부 ‘누가 마시는 물을 위협하는가’에서는 먹는 물의 안전에 관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먹는 물을 안전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는 수원을 발견하고, 수원을 보호하고, 정수처리 해서 최종소비자에게 공급하는 4단계로 나누어 접근해야 합니다. 필요한 만큼의 물을 공급할 정도로 풍부한 수원확보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물을 소비하는 사람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생물학적, 화학적 위험요인으로 오염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문제가 다음 단계에 검토되어야 합니다. 먹는 물을 정수하는 장치는 람세스 2세의 무덤에 새겨진 비문에도 기록될 정도로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기본적인 과정이 되었습니다만, 수돗물에 염소를 투입하여 소독하는 법은 1908년에 처음 적용하였다고 합니다. 최근에 북미에서 셰일가스를 채취하기 위하여 개발된 프래킹공법이 지하수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도 새겨둘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3부 ‘물, 시장에서 문화까지 점령하다’에서는 청량음료시장보다 훌쩍 커진 생수시장이 만들어진 과정과 생수를 담은 용기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까지 다루고 앞으로 예상되는 물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식수공급을 늘리기 위하여 폐수를 재활용하는 문제로부터 심지어는 우주공간에서 물을 채굴하는 기상천외한 방법도 설명합니다. 상수도 공급체계를 민영화했을 때 예상되는 문제점도 짚고 있습니다. 예전에 미국에서 공부할 때 오대호 근처에서 살았던 탓인지 오대호의 물을 6억 리터를 탱커에 담아 물이 부족한 아시아시장에 내다 팔겠다고 승인요청했다는 캐나다의 노바그룹의 사업계획에 비판이 쏟아졌다는 사실도 흥미롭습니다.

 

흥미롭고 다양한 사례를 인용하고 있기도 하지만 우리의 당면문제이기도 한 때문인지 단숨에 읽어내게 되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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