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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퍼센트 우주 - 우주의 96퍼센트를 차지하는 암흑물질ㆍ암흑에너지를 말하다
리처드 파넥 지음, 김혜원 옮김 / 시공사 / 2013년 9월
평점 :
금년 추석에는 모처럼 커다란 보름달을 보면서 소원을 빌 수 있었을 것입니다. 낮에 태양을 볼 때는 별 느낌이 없습니다만, 밤하늘을 바라보면 커다란(?) 달과 반짝이는 별들이 흩어져 있는 공간에는 무엇이 들어있을까 궁금하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으십니까?
바로 그 캄캄한 공간을 설명하는 책이 바로 <4퍼센트 우주>입니다. 캘리포니아대학교 버나드칼리지의 리처드 파넥교수는 이 책에서 2011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솔 펄머터 교수,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의 애덤 리스 교수, 오스트레일리아국립대학교의 브라이언 슈미트 교수 등 세 사람이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에 대한 개념을 밝혀온 과정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밤하늘에서 볼 수 있는 행성과 은하 등은 우주의 4퍼센트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그 나머지 공간을 ‘암흑물질’이라 불리는 신비한 물질이 23퍼센트, ‘암흑에너지’라 불리는 훨씬 더 신비한 물질이 73퍼센트 채우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결국은 우주가 처음 열리는 순간에 도달하게 됩니다. 우주가 시작하는 과정은 아리조나대학 천문학과 크리스 임피교수님의 <세상은 어떻게 시작되었는가; http://blog.joins.com/yang412/3043832>를 읽어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흔히 빅뱅이론으로 우주의 시작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임피교수님은, 빅뱅이론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우주의 모든 물질이 한 점에 집중되어 있다가 확산을 시작한 우주의 기원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가 진화해가는 과정을 제대로 묘사할 수 있다는 점에 무게를 두어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빠르게 팽창하고 있는 우주가 이렇게 가속 팽창하는 것은 물질들 사이에 작용하는 중력에너지보다 큰 에너지가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고, 우주의 73퍼센트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에너지를 우주론자들은 ‘암흑에너지’라고 부른다고 합니다. 위키백과사전은 암흑에너지를 다음처럼 설명하고 있습니다. “암흑 에너지(dark energy)는 우주에 널리 퍼져 있으며 척력으로 작용해 우주를 가속 팽창 시키는 역할을 한다. 우주 안에 있는 모든 물질들은 중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만약 우주를 팽창시키는 암흑에너지가 없다면 우주 자체가 물질들의 중력에 의해 수축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우주는 우주 안에서 물질들이 끊임없이 새로 만들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팽창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그 팽창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기까지 하다. 이것은 우주 안에 있는 물질들의 중력을 모두 합친 것보다 더 큰 어떤 힘이 우주를 팽창시키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힘을 암흑에너지라고 하며 어떤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암흑(dark) 이라고 부른다.”
암흑에너지의 본질을 조사하는 방법으로 네 가지 정도가 고려되어왔다고 합니다. 첫째는, 유형 Ia 초신성의 관측을 통하여, 둘째는 중입자 음향진동의 측정을 통하여, 셋째는 전경에 놓인 은하단들의 중력적 영향 때문에 먼 은하들의 빛이 뒤틀리는 렌즈효과를 측정하여, 마지막은 은하단을 이용하여 선야예프-젤도비치 효과를 탐지하는 방법 등입니다. 저자는 갈릴레오 갈릴레이에서부터 2011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세 명의 주인공에 이르기까지, 우주의 비밀을 찾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수많은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이 서로 어떻게 영향을 주고받았는지 방대한 양의 자료와 인터뷰를 통하여 얻은 에피소드를 조화시켜 흥미롭게 읽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 부부싸움을 중재하는 랍비의 이야기를 읽으면서(222쪽), 싸우는 두 종들의 이야기에 각각 네가 옳다고 말씀하셨다는 황희정승의 고사와 꼭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천문학자 베라 루빈이 전했다는 이 이야기가 어디에서 온 것인지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황희정승의 말씀을 유대 랍비의 이야기로 둔갑시킨 것은 아닐까 싶어서입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그동안 우주의 실체를 이해하지 못한 것은 우주를 구성하는 물질들이 눈에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그리고 바로 그런 우주가 우리의 우주이며, 우리가 이제야 탐구하기 시작한 우주라는 합의에 도달했다.”고 적어 우주에 대한 진정한 연구가 시작하는 출발선에 서있음을 분명하게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