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 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 - 비행기 1등석 담당 스튜어디스가 발견한 3%의 성공 습관
미즈키 아키코 지음, 윤은혜 옮김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공항에서 비행기 탑승시간이 되면 이코노미석 승객들이 기다랗게 선 줄을 뒤로 하고 우선적으로 탑승하는 퍼스트석 승객을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보게 됩니다. 나도 언젠가는 저런 모습으로 퍼스트석에 탑승할 기회가 있을까? 물론 퍼스트석을 이용해본 적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한번은 가족들과 함께 비행기를 탔는데 대기순번으로 탑승을 하면서 자리가 흩어지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아이들이 어려서 돌봐주어야 하는 상황인데 옆자리 승객 누구도 자리를 바꿔주겠다고 나서지 않자 결국 퍼스트클래스에 좌석을 마련해준 것이 첫 번째 경험이었습니다. 두 번째 역시 이코노미클래스로 탑승하려는 순간 항공사의 배려로 퍼스트석을 이용하게 된 경우도 있었습니다. 마일리지 승급도 아니고 항공사의 배려로 얻은 좌석이다 보니 아무래도 당당하게 이용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저와 같은 승객은 맞돈을 내고 탑승한 퍼스트 클래스 승객과 차별되는 점이 있다는 것입니다.

 

퍼스트 클래스 승무원을 지낸 미즈키 아키코씨가 자신의 경험을 정리한 <퍼스트 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를 읽으면서 제가 그런 모습을 보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좌석 업그레이드로 퍼스트클래스에 탑승한 승객에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주위를 살피는 것처럼 어딘가 어색하게 눈을 이리저리 굴린다. 자신이 퍼스트클래스를 낯설어 한다는 사실을 주위 사람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바짝 긴장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197쪽)” 사실 마일리지를 이용하여 비즈니스석으로 승급해서 이용한 경험도 있지만 퍼스트 클래스를 이용할 때의 묘한 느낌을 정확하게 지적한 것 같이 읽으면서 얼굴이 뜨듯해지는 것 같습니다.

 

저자가 퍼스트클래스의 승무원으로 오래 근무한 경험에 따르면 퍼스트클래스 승객들에게는 공통된 습관이 있다고 합니다. 대화법, 메모하는 방법, 발성, 주위 사람을 대하는 태도, 걷는 자세, 독서법, 여성을 대하는 태도, 시간 관리법에 이르기 까지 성공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는 그들은 그들만의 독특한 습관DNA가 있는 것 같더라는 것입니다. <퍼스트 클래스 승객은 펜을 빌리지 않는다>에는 저자가 발견한 그들만의 독특한 습관을 담고 있습니다. 그 독특한 습관들 가운데는 저에게도 해당되는 것들이 있습니다만, 그렇지 못한 것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의 기준대로 퍼스트클래스 탑승객들을 성공한 사람들로 본다면, 그녀가 인용하는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한 가지로 승부하라>의 한 구절을 새길 필요가 있겠습니다. “체격, 나이, 인종, 성별, 학력은 상관없다. 성공한 사람과 같은 행동을 하면 누구나 안젠가는 그들처럼 성공할 수 있다. (중략) 만약 당신이 성공한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습득한다면 그들과 같은 성과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8쪽)” 공감이 가는 점이 있지 않습니까?

 

예전에는 비행기를 타면 영화를 주로 보았던 것 같습니다만, 요즈음에는 공항에 나가는 버스에서부터 책을 읽기 시작해서 탑승대기시간, 비행하는 동안 등등 주로 책을 읽고 있습니다. 저자는 여덟 권의 책을 가져와 비행 중에 전부 읽은 승객이 최고 기록이었다고 합니다만, 저는 보통 다섯 권 정도를 들고 가는데, 편도비행에 두 권 정도를 읽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자가 보는 것처럼 역사책은 아니고 주로 인문교양서적을 주로 읽는다는 점이 다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래도 서비스 자체가 이코노미석과는 다르기 때문에 불만스러운 점이 없기도 하겠지만, 그래도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화를 벌컥 내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승객이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말입니다.

 

저자의 생각은 공감이 가는 점이 많기는 합니다만, 다른 좌석에 앉아 있는 승객이 누구인지 묻기를 망설이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상대의 개인정보를 승무원이 누출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 싶어서 찜찜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보니 처음 비행기를 타던 시절에는 옆 자리에 앉은 사람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던 것 같습니다만, 요즘에는 별로 그러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코노미석이라고 해도 좌석은 그대로 자신만의 공간으로 인정을 해주고 서로 지켜주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때문입니다. 옆자리 승객에게 양해를 구하는 것도 싫어서 창가자리보다는 통로쪽에 자리를 정하는 것도 최근에 생긴 버릇이기도 합니다.

 

정리를 해보면, 평범한 사람들과는 분명 다른 그 사람들이 인생을 살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습니다. 퍼스트클래스는 비싼 값을 들여야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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