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하게 제압하라 - 남자 직원들이 당신을 미치게 할 때
페터 모들러 지음, 배명자 옮김 / 리더스북 / 201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즈음에는 여성이 압도적으로 많은 직장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업무를 직접 다루고 책임을 지는 위치가 아니라 실무에서 진행하고 있는 일을 지원하고 자문하는 정도의 일이기 때문에 그녀들과 업무상 상하관계에 놓여있지는 않습니다. 이런 특성 때문인지 국외자의 시각으로 그녀들을 지켜볼 수 있게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전에 실무를 맡아서 할 때는 다양한 위치에 있는 여성들과 함께 일할 때를 다시 생각해보면 조직 안에서 남성과 차이를 둔 적은 없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건 전적으로 제 입장에서의 생각일 것이고, 저와 같이 일했던 그녀들의 생각은 어땠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조직 내에서의 남성과 여성의 특성이 다르다고 합니다. 생각의 틀이 다르고 상황을 대하는 기본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하여 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조직에서 여성성을 내세워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된다는 생각을 가진 분에게는 왜 저렇게 살까 싶었던 것 같습니다. 일을 하려고 조직에 들어왔으면 똑같이 일을 나누고 책임을 져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인데,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데보라 테넌은 의사소통에서의 남녀 차이는 어린 시절부터 나타나는데, 여자아이와 남자아이들은 자라면서 각기 효율적인 의사소통방식을 발전시키다보니 두 집단 사이에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여자아이들은 ‘관계’를 중시하는 방식을 발달시키는 반면, 남자아이들은 ‘지위’를 중시하는 경향을 보이더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결과는 성장과정에서 남자아이들과 여자아이들을 구분하는 방식으로 키우고 교육하던 시절의 경향일 것입니다. 요즈음은 대부분 남자아이들과 여자아이들이 같이 놀고 교육도 같이 받고 있기 때문에 서로의 방식에 익숙해지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렇듯 이미 시대가 많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능력이 있음에도 그것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는 여성들이 여전히 많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은 아직 리더그룹에 이른 연령대에서는 상대방의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는 여성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유럽에서는 잘 알려진 컨설턴트인 페터 모들러는 이러한 여성들에게 도움이 될 핵심적 조언을 <오만하게 제압하라>에 담았습니다. 남성이 여성의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겠느냐는 의문에 대하여는 바로 남성이기 때문에 여성의 문제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숲 속에서는 나무를 볼 수 있지만 숲 전체를 가늠할 수 없다는 것이지요.

 

사회가 발전하면서 모든 사람은 평등하다는 인식이 자리잡게 되면서 수평적 언어체계의 중요성이 강조되다 보니 수직적 언어체계의 중요성이 간과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수직적 언어체계는 실제로 조직을 운영하는데 있어 중요한 요소라고 할 추진력, 결단력, 모험심, 서열의식, 영역 확보 의지 등과 같은 능력을 갖추는데 기여한다고 합니다. 이 점에 착안한 저자는 여성리더를 위하여 오만훈련법을 개발하였다고 합니다. 특히 여성들이 직장에서 남자들과 소통하는 법을 몸짓 언어, 영역에 대한 태도, 권력 언어 등과 같은 여러 관점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저자의 이론을 굳이 여성에 국한하여 이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리더로서의 자질을 함양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한다면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남성들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저자는 ‘여자들만 남자들의 언어를 배워야 하고, 남자들은 여자들의 언어를 배우지 않아도 된다면 불공평하다면서 ’굳이 다른 성별의 언어를 익혀야 하는 이유를 이렇게 적고 있습니다. “불공평하게도 아직도 많은 권력을 남자들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도덕성 확보가 아니라 전략적 이익을 위해서 남자의 언어를 익혀야 하며, 남자들 역시 자신의 이익과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위해 여자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116쪽)”고 주장하고 있습니다만, 조직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남성과 여성 모두를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리더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 특정한 성(저자는 남성의 언어라고 못을 박았습니다만)의 언어가 아니라 리더의 언어를 배우는 것이 옳다는 생각입니다.

 

직장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남녀 간의 갈등에 대한 저자의 조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직장에서의 남녀 간의 갈등이 있다면 그것을 일종의 경기로 생각하라, 2.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위하여 무브토크, 스몰토크, 하이토크(용어가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만, 몸짓, 간단한 감성적 언어, 논리적 설명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습니다)를 적절하게 사용하라. 3. 다른 성의 언어를 이해하라, 등입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면 ‘리더가 되고 싶은 여성을 위한 책’이라는 저자의 의도에 더하여 ‘리더가 되고 싶은 모든 이를 위한 책’이라는 느낌이 든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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