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시간 : 길고도 아픈 치매가족의 하루 - 세계 최고 존스홉킨스 의과대학이 제공하는 치매극복 가이드
피터 V. 라빈스, 낸시 L. 메이스 지음, 안명옥 옮김 / 조윤커뮤니케이션 / 2012년 11월
평점 :
절판


존스 홉킨스의대에서 치매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들이 치매환자와 가족들에게 치매진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하여 1981년에 처음 내놓은 책입니다. 1991년, 2006년 그리고 2011년에 발전된 내용을 담아 개정판을 꾸준히 내놓고 있습니다. 분명하지는 않습니다만, 1991년에 나온 개정판을 읽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때 만해도 분량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만, 2011년에 나온 개정판은 분량이 두배가 넘는 것 같습니다.

 

출판사에서 간략하게 요약한 글처럼 한 가정에 치매환자가 있게 되면 치매환자는 물론 가족 구성원 모두가 너무나 큰 영향을 받아 생활이 통째로 흔들리게 됩니다. 어쩌면 하루가 36시간이 아니라 48시간, 60시간 같이 길게 느껴질 수도 있는 고된 상황을 맞게 된다는 의미에서 ‘36시간’이라는 제목을 정한 것 같습니다.

 

제가 치매를 공부하던 1990년대 무렵 만하더라도 미국 내 치매환자가 400만명이라고 하던 것이 2010년대에는 500만명에 이르게 되었고 2008년에 치매치료에 1,600조 달러가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정부 발표에 따르면 2012년 우리나라의 치매환자는 53만명으로 2025년에는 1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고 하니 치매가 국가적 질병이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치매의 본질을 세세하게 다루기보다는 치매환자와 환자를 간병하는 가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사실 치매환자가 보이는 증상은 제각각이라서 맞춤형 대응방식을 마련할 수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치매환자들이 보일 수 있는 증상들에 대한 개념을 파악하고 상황에 따라서 적절하게 변형하여 대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합니다. 저자들은 많은 사례들을 통하여 다양한 대응방안을 제시하고 있어 실제상황에서 응용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먼저 치매가 무엇인지 간략하게 소개하고 치매를 진단하는 과정, 치매 환자들의 전형적인 행동 증상과 대응방법, 치매환자가 일상적으로 생활하면서 부딪히는 문제점과 해결방안, 치매환자들에게 필요할 수도 있는 의학적 문제들과 각각의 상황에서의 대응방안, 간병하는 사람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상황들, 가족들이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들과 협력방안, 가정에서 돌보기 어려운 치매환자를 요양시설로 모시게 되는 경우 고려할 점,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진 속설들에 대한 평가, 치매에 대한 연구의 현주소 등등을 요약하여 정리하고 있습니다. 작은 제목 가운데 중복되는 것으로 보이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본문에서도 중복되는 점도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의료제도 안에서 대응방안들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못하는 정보도 적지는 않습니다.

 

제가 치매에 관한 책을 처음 세상에 내놓았던 것이 1996년이었고, 2003년에 개정작업을 했기 때문에 그동안 치매치료에 관하여 발전된 내용을 보완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을 해오던 터입니다. 그동안 관련 자료를 꾸준하게 수집해왔고, 최근에 출판사와도 개정판을 내기로 의논이 되었지만, 막상 금년들어 하고 있는 일이 갑자기 많아지면서 원고를 정리할 시간적 여유가 없었습니다. 이 책을 읽는 것이 계기가 되어 개정판의 윤곽을 잡을 수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여름휴가기간에는 하는 일도 다소 줄기 때문에 원고작업이 가능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저녁시간에 책읽는 시간을 줄이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책은 17대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으로 보건복지분야, 특히 치매환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높았던 안명옥의원님께서 번역을 맡으셨는데, 번역이 아주 잘 되어서 읽기에 편하고 이해가 쉽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습니다. 요즈음 세집 건너 치매환자가 있을 정도로 치매는 우리 모두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집안에 치매환자를 모시고 있는 가정에서 반드시 읽어 도움을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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