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투 지구별 웰컴 투 지구별
로버트 슈워츠 지음, 황근하 옮김 / 샨티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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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죽을 운명이라는 사실을 전해 들었을 때 사람들은 보통, 자신이 잘못 들었을 것이라고 부정하는 단계, 왜 자신의 운명에 분노하는 단계, 그래도 운명을 피할 길은 없는지 타협하는 단계, 피할 수 없는 운명에 절망하는 단계,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수용의 단계에 이르게 된다고 합니다. 이와 같은 변화는 죽음을 맞는 사람들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사람에서도 볼 수 있다고 하는데(상실수업; http://blog.joinsmsn.com/yang412/9264552), 마찬가지로 살면서 부딪히는 장애, 병, 불의의 사고와 같이 절망스러운 상황도 마찬가지의 과정을 통하여 극복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이와 같은 시련에 맞서지 못하고 삶을 접어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합니다.

 

<웰컴 투 지구별>은 살아가면서 부딪히는 시련을 극복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에이즈, 유방암을 앓게 된 환자, 장애아를 가진 어머니와 장애를 가진 환자, 약물중독인 아들을 가진 어머니와 딸, 사랑하는 이와 사별한 사람, 그리고 생각도 못한 사고로 평생 장애우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에 닥친 시련을 극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이들은 모두 태어나기 전에 이미 시련을 겪기로 예정된 삶을 시작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영적성숙을 얻기 위하여 시련을 당하는 삶을 선택하였다는 것인데, 심지어는 시련을 안기는 사람 역시 영혼들의 사전협의를 통하여 역할을 담당하기로 동의하였다는 주장이고 보면 솔직하게 공감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현재 시련을 당하고 자신의 시련을 수용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하겠다 싶기는 합니다.

 

이 책에서는 영혼과 영매 그리고 채널러라는 존재를 다루고 있습니다. 영혼들은 저자가 특정하지 않은 방에 모여 환생하게 되는 영혼의 삶을 계획하는데 참여한다고 합니다. 현세에서 부모, 자녀의 역할을 각각 맡게 되는데 심지어는 환생하는 영혼을 현세에서 살해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영매와 채널러는 다양한 존재들과 소통하는데 그 안에는 길잡이 영혼도 포함된다는 것입니다. 길잡이 영혼은 대부분 육체의 윤회를 수차례 이상 경험한, 고도로 진화된 비물질적 존재로, 이러한 윤회를 통하여 얻은 깊은 지혜로 물질계에서 일반영혼들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는 것입니다.

 

영혼에 대한 저자의 인식이 어디에 바탕을 두고 있는지 모호하기는 합니다. 영혼이 불멸의 존재가 될 때까지 다시 태어나며 꼭 인간으로 태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는 것을 보면 불교의 윤회사상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영매 코비가 장애인 아들을 돌보는 제니퍼에 관한 세션을 시작하면서 드리는 다음과 같은 기도를 보면 기독교와도 관련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우주의 어머니이자 아버지이신 하느님, 오늘 이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을 마련해주시니 고맙습니다. 당신의 조건 없는 사랑과 보호하심, 긍휼히 여기심, 그리고 지혜와 진실의 빛으로 저희를 감싸주소서. 진실을 말하고 진실만을 듣게 하여주소서. (…)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이 일이 이루어지게 하소서 아멘.(96쪽)”

 

뿐만 아니라 끈이 중심점에 연결되어 있는 여러 개의 차원에서 환생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주장은 우주생성에 관한 끈이론을 연상케 합니다. 영혼이 정신이나 몸이 겪는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는데, 점성학에서는 한 사람의 성격과 소질, 신체적 특성을 별자리를 보고 파악하기도 하고, 한 사람에서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세포정보, 즉 DNA의 전달이라고 하는 점에 이르면 현대 종교와 과학을 아우르는 독특한 이론이다 싶습니다.

 

생전에 계획된 삶은 경우에 따라서 현세에서 부딪히는 상황에 따라서 새로운 계획으로 변경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시련을 겪는 영혼을 돌보는 길잡이 영혼을 비롯하여 관련된 영혼들이 삶의 계획을 새롭게 세우게 된다고 합니다. 시련을 겪는 사람들이 때로는 ‘왜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나는가 화를 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화는 에너지라고 합니다. 그 에너지를 자신을 향해 내뿜지 말고, 스스로를 단련하고 시각화해서 앞으로 나아가도록 사용할 것을 권하고 있습니다. 그럴 때 진정한 영혼의 성장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시련이란 영혼이 자기 주변의 아름다움이 드러나도록 하기 위해 선택한 삶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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