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천국을 보았다 나는 천국을 보았다 1
이븐 알렉산더 지음, 고미라 옮김 / 김영사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버드의대의 부속병원에서 신경외과교수로 근무했던 이븐 알렉산더박사가 7일 동안 뇌사상태에 빠져 있는 동안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를 <나는 천국을 보았다>에 담았습니다. “나는 죽었지만, 영혼은 살아있었다.”고 정리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가 말하려는 핵심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는 자신이 뇌사상태에 빠져있는 동안 경험한 것들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증언하고 있는 임사체험이라고 믿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영혼의 존재를 믿지 않는 입장입니다. 회의주의자 마이클 셔머는 <믿음의 탄생; http://blog.joinsmsn.com/yang412/13031601>에서 “영혼은 한 사람을 대표하는 독특한 정보패턴이다. 우리가 죽은 뒤에 개인 정보 패턴을 존속할 매개체가 없는 한, 영혼은 우리와 함께 죽는다.”는 일원론적 관점과 “의식을 가진 천상의 물질이 있어 생명체의 독특한 본질이 죽음 뒤에도 생존한다.”고 믿는 이원론적 관점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이원론적 관점은 천상의 물질을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풀어야 하는 한계가 남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셔머는 “과학은 초자연적인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것에서 작동한다. 사실 초자연적․초과학적인 것은 없다. 자연적인 것, 정상적인 것 그리고 자연적 원인으로 아직 설명하지 못한 미스터리가 있을 뿐이다.(256쪽) (…) 시공간의 외부에 존재하는 초자연적인 신은 과학을 통해서는 알 수 없다. 그는 자연계의 일부가 아니기 때문이다.(257쪽)”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알렉산더박사는 특별한 상황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장균에 의한 뇌수막염으로 빠르게 의식을 잃고 뇌사상태에 빠져 7일간 생시의 갈림길에서 투병을 하다가 극적으로 생환하였는데, 그 사이에 자신은 임사체험자들이 말하는 그러한 경험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소리조차 없이 어둡고 젤리같이 끈적한 물질로 채워진 공간에 갇혀있는 느낌에서 황금색의 빛줄기가 나타나고, 그 빛이 나오는 구멍을 통하여 빠져나온 그는 밝게 빛나는 대지 위를 날아가다가 다시 캄캄하고 무한하게 어두운 빈공간으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곳은 창조주이며 만물을 있게 한 근원 - 저자는 이 존재를 옴(Om)이라고 부릅니다 -의 안으로 들어가게 되었지만, 다시 돌아가야 할 것이라고 들었다고 합니다.

 

저자는 “기존의 과학적 방법으로는 영혼과 사후세계, 환생, 신, 천상 등에 관한 질문에 답하기 어려워졌다. 그런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전제되기 때문이다. (…) 혼수상태에 빠지기 전에 내가 이런 것들의 사실성을 의심했던 주된 이유는, 내가 제대로 경험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의 단순한 과학적 세계관으로는 설명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204쪽)”고 하는데, 단지 자신이 임사체험이라고 할 수 있는 정황을 경험하게 되었다는 이유 하나로 임사체험과 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믿게 되었다는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자가 뇌사상태에 빠져 있었다는 기간 동안에 저자의 뇌가 어떠한 활동을 보여주었는지 설명하지 않고 있을 뿐 아니라 뇌의 활동이 전혀 기록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현재의 뇌과학으로 기록할 수 있는 한계 이내에서 설명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오래 전에 들은 이야기입니다만, 의료진이나 보호자와 전혀 의사교환이 불가능한 상태에 빠져 있던 환자가 아내에게 이제는 포기하라는 설명을 들으면서 공포에 빠졌는데 다행히 아내가 의료진의 요구를 거부하는 바람에 오랜 투병 끝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현대의학으로도 아직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임사체험에 관한 내용은 <죽음, 그 후; http://blog.joinsmsn.com/yang412/12832081>에서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알렉산더박사의 경우는 관심을 쏟지는 않았다고는 하지만 자신의 환자들로부터 임사체험에 관한 내용을 들어 알고 있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임사체험과정에서 느낀 다중우주에 관한 내용들은 아마도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물리학 혹은 우주과학에 관한 글을 읽어 기억하고 있던 사항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한 영성주의자인 친구가 있다거나 열심히 나가지는 않았지만 목회자들과의 돈독한 관계도 있는 것으로 보아 그가 경험했다고 하는 임사체험은 아마도 다양한 방법을 통하여 기억에 저장되어 있던 것들이 투병기간 동안에 의식의 흐름을 타고 인식하게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이유로 힘든 투병과정에서 저자가 경험한 것들이 분명 존재한다는 주장에 공감한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신비한 임사체험이나 영혼의 존재를 믿는 독자들에게는 좋은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