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밀리타스 - 위대한 리더십의 완성
존 딕슨 지음, 김명희 옮김 / 포이에마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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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모 단체장 선거캠페인을 하면서 “서번트 리더십”을 내세웠던 적이 있습니다. 서번트 리더십은 경영학자 그린리프(R. Greenleaf)가 1970년대 초에 처음 소개한 리더십 개념입니다. 그는 헤세의 <동방순례>에서 순례자들을 돌보는 서번트 레오(Leo)의 역할을 인용하여 개념을 설명하였는데, 위계적 구조의 조직에서 리더가 다른 구성원들에 대해 가부장적인 위치에서 모든 권한과 책임을 혼자 독점하는 전통적 리더십과는 달리 서번트 리더십은 수평적 동료관계에서 나타나는데, 서번트 리더는 구성원들이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권한과 책임을 위임하고 지원하는 역할에 그치는 차이가 있습니다. 권위적 리더십에 대한 회원들의 반발이 심할 때였는데도 회원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해서 안타까운 결과를 얻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제 역사학자 존 딕슨이 겸손을 주제로 한 리더십의 개념을 설명하는 <후밀리타스>를 읽으면서 그때 실패한 서번트 리더십이라는 화두가 생각나서 적어 보았습니다.

 

<위대한 기업의 선택; http://blog.joinsmsn.com/yang412/12931512>으로 만났던 짐 콜린스의 전작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위대한 기업으로 성장한 11개 기업의 핵심성장요소로 ‘강철 같은 결단력과 겸손한 자세라는 두 가지 특성을 지닌 리더십’를 꼽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딕슨은 겸손“다른 사람의 유익을 위해 자신의 지위를 포기하거나, 자신의 자원을 사용하거나,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고귀한 선택”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23쪽) 이 정의에는 “첫째, 겸손은 당신의 존엄성을 전제한다. 둘째, 겸손은 자발적인 마음이다. 셋째, 겸손은 사회적이다.”라는 세 가지 핵심 개념이 있다고 했습니다.

 

저자는 겸손이 리더십과 무슨 관계가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하여, “설득력과 본보기는 성공하는 리더십의 핵심이다. 겸손은 설득력을 높여준다. 어떤 면에서 겸손은 리더들이 갖춘 중요한 성격적인 특성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겸손은 리더십에 중요하다.(49쪽)”라는 삼단논법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역사학자답게 고대 세계가 겸손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소개하고, 명예에 대한 사랑이라고 직역되는 필로티미아(Philotimia)라는 그리스어를 제시하고, 그리스인들이 명예를 아주 좋아했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즉 명예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회에서는 겸손이 미덕이 되는 일은 극히 드물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나라렛 예수가 겸손에 대한 서구의 개념에 미친 영향을 개관하고 있습니다. 물론 역사학자로서 예수에 대하여 중립적 위치를 견지하고 있다고 전제하고는 있지만, 글내용을 보면 호의적 입장인 것으로 읽힙니다. 예를 들면, 또한 예수의 말을 기록한 글 어디에도 겸손에 대한 명쾌한 가르침이 강력하게 드러나지 않는다고 하고는, “예수는 진정한 위대함은 자기희생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115쪽)”라고 적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공감하고 있는 리처드 도킨스나 마이클 셔머 등이 주장하는 바에 대하여 저자가 의구심을 가지는 이유가 단지 그들이 자신의 이론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겸손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점에 대하여 동의하기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나는 우주의 역학에 대해 말하다가, 창조세계의 신비에 대한 설명으로 넘어가거나, 신의 존재를 믿으라는 부드러운 주장으로 향하려는 것이 아니다.(67쪽)”라고 전제하였을 뿐 아니라 창조론에 대한 적극적 동조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독자로서 느끼는 감은 “그래서요?”하는 생각이 든다는 것입니다.

 

저자는 최근 발표되고 있는 다양한 연구결과와 역사적 인물들의 행적을 분석하여 얻은 결과를 토대로  “진정한 위대함은 겸손에서 나온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여섯 가지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 우리가 사랑하는 것에 다라 우리의 모습이 형성된다. 둘째, 겸손한 사람들의 삶을 숙고해보라. 셋째, 겸손을 함양하기 위해 ‘사고 실험’을 하라. 넷째, 겸손하게 핻동하라. 다섯째, 비판을 쳥하라. 그리고 여섯째, 겸손해지는 것에 대해 잊어버려라.”입니다. 자신을 낮추는 것이 오히려 자신이 주목받는 길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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