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 1 (양장) - 반지원정대 J.R.R. 톨킨 시리즈 (일러스트판) 1
존 로날드 로웰 톨킨 지음, 김번.김보원.이미애 옮김, 앨런 리 그림 / 씨앗을뿌리는사람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영화는 매사를 구구절절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암시 혹은 은유를 통해서 관객이 의미를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데, 저처럼 감각이 떨어지는 관객은 아무래도 감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원전이 따로 있는 영화의 경우는 원전을 읽어 부족한 점을 보충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 있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은 극장에서는 보지 못했습니다만, TV나 케이블을 통해서 지금도 자주 만날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합니다. 판타지 영화를 별로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아이들 덕분에 같이 보는 기회가 있었는데 원전을 통하여 원저자 톨킨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했던 의미를 제대로 새겨보자는 아내의 권유로 책을 사게 되었습니다. 모두 일곱권이나 되는 분량이 만만치 않습니다만, 최근 끝낸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읽을 때의 은근과 끈기로 읽어나가 볼 생각입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을 보면서도 느꼈던 것입니다만, 절대반지가 호빗족인 빌보를 거쳐 프로도의 손에 들어오게 된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하는 의문이 책을 읽으면서 풀렸다는 것입니다. 톨킨의 설명에 따르면 호빗족은 “몸집이 작은 종족으로, 난쟁이보다 작다. 다시 말해 실제로 키가 난쟁이보다 작지는 않지만 체격이 좀 더 벌어진 셈이다 그들의 키는 우리 척도로 60센티미터에서 120센티미터 사이로 일정치 않다.(31쪽) 다투기를 싫어하고 또 살아 있는 생물은 장난삼아 죽이지도 않는 그들이었지만, 궁지에 처하면 담대했고 필요할 때는 무기도 다룰 줄 알았다.(39쪽)”는 것입니다. 넉넉한 몸집만큼 온화한 성품이지만 인내심이 대단하였다는 점은 인간이 배울만한 덕목이 아니겠는가 하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등장인물은 이야기를 시작하는 호빗족으로부터 인간, 난쟁이 그리고 요정, 여기에다가 모르도르를 중심으로 하는 사우론의 악의 세력에 속하는 트롤과 오르크 등이 더해지는 것 같습니다. <반지의 제왕>의 첫 번째 이야기는 ‘반지원정대’라는 부제가 달린 만큼 절대반지가 세상에 드러나면서 그동안 숨어있던 악의 세력이 절대반지를 손에 넣으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그들의 야심을 무너뜨리기 위하여 절대반지를 세상에서 없애야 한다는 간달프의 조언에 따라 프로도와 그 친구들이 반지원정대를 꾸려 고향 샤이어를 떠나는 장면을 담고 있습니다. 간달프는 ‘불의 산 오로드루인 깊숙한 곳에 있는 운명의 산의 틈을 찾아 그 곳에 던져 버리는 것(148쪽)’이 절대반지를 없애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이야기해주는데 절대반지를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골룸이나 빌보의 행적을 보면 반지는 그 주인의 소유욕을 끌어올리는 등 다양한 마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프로도 역시 반지를 사용하기 전에는 이를 없애야 한다는 대의에 쉽게 동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반지원정대와 함께 가는 길, 특히 톰 봄바딜과 그의 아내 금딸기가 사는 곳은 바로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의 아름다움에 눈을 돌리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금딸기는 강물의 딸이라고 합니다. 프로도의 노래에서도 그녀의 정체(?)를 알 수 있을 것 같지 않습니까? “오, 버들가지처럼 날씬하고, 강물보다 맑은 여인! 오, 흐르는 물가의 갈대, 아름다운 강물의 딸이여! 오, 봄 지나면 여름,그리고 다시 봄이 오는구나! 오, 폭포에 이는 바람, 나뭇잎들의 웃음소리!(278쪽)” 한 장면 더... “바로 그때 그들을 부르는 맑은 목소리가 물결치듯 귓가에 들여 왔다. 바위 턱 바로 위에서 그녀가 그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햇빛에 현란한 광채를 띠며 휘날렸고, 그녀가 춤추는 동안 발밑 풀잎들이 이슬방울처럼 맑은 빛으로 반짝였다.(300쪽)” 마치 눈앞에 펼쳐진 자연에서 어딘가 특별한 장소가 연상되지 않습니까?

 

출발과 함께 하기로 한 마법사 간달프가 같이 하지 못하는 바람에 묵은 숲, 고분구릉, 달리는 조랑말 여관이 있는 브리 등지에서 어려움을 당하는 반지원정대는 톰 봄바딜, 성큼걸이 들이 적적할 타이밍에 등장하여 도와줌으로써 위기를 모면하게 되는데... 다음 편에는 또 어떤 어려운 장면이 등장하게 될 지 궁금해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