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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 엄마 ㅣ 어울누리 다문화사회 어린이 생활동화 1
임선일 지음, 임다연 그림 / 이담북스 / 2012년 1월
평점 :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같이 읽던 동화책도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시나브로 멀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임선일박사의 첫 번째 동화 <언니, 엄마>를 읽게 된 것은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던 옛 기억을 일깨워주는 기회도 되고, 어느새 우리 사회에 중요한 사회적 이슈가 되어가고 있는 다문화가정에 대한 관심을 다시 확인하는 계기도 되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외국인노동자들을 위한 일을 하고 계시다 보니 늘어가고 있는 다문화가정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다양한 상황을 많이 경험하시게 되는 것 같습니다. 세상사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면 부정적인 일이 더 많이 눈에 띄는 법입니다. 저자께서 다문화가정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읽을거리, 특히 감수성이 예민한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로 전하고 싶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보니 얼마 전에 바로 이담북스에서 내놓은 <미래의 우리를 만드는 다문화 교안; http://blog.joinsmsn.com/yang412/124713354>을 읽고 다문화사회로 가고 있는 우리가 준비할 것을 공부하는 기회가 있었습니다. <언니, 엄마>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딸과 함께 농촌에서 살고 있는 아버지가 딸을 위하여 재혼을 결심하면서도 필리핀에서 신부를 맞어야 하는 상황을 딸에게 조심스럽게 설명하는 대목에서도 가슴이 울립니다. 아버지를 잘 이해하는 딸이지만 우리와 모습도 다르고 나이도 많지 않은 새엄마를 받아들이기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필리핀에서 온 젊은 새엄마는 새로운 환경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참 다행이다 싶습니다.
동화는 처음이라는 작가의 작품이라고 보기에 잘 쓰여져 쉽게 읽히고 이해가 되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른들의 시각에서 본다면 외국에서 온 분들이 모두 줄리씨처럼 활달하고 우리네 사회에 적극적으로 어울리는 것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런 분들의 사례도 많이 소개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에 방영되고 있는 주말드라마에서도 생각지도 못한 아들이 필리핀에서 나타나 당혹해하는 아버지가 아들을 받아들이기까지 겪는 갈등을 그리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 아버지가 보이는 반응이 굳이 필리핀에서 온 아들이 아니라고 해도, 흔히 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암으로 아들과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게 된 어머니가 헤어진 아버지에게 보낸 것인데, 재혼을 앞두고 들떠 있는 아버지를 바라보면서 헤어진 어머니를 떠올리는 아들을 어떻게 이해시킬 것인지 궁금해지고 있습니다.
언제부터인가 아이들 학교행사는 어머니가 참석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되어 아버지가 가면 쑥스러워지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수진이도 아빠가 학교에 오는 것이 불만이었지만, 외국에서 온 새엄마가 학교에 오는 것을 남들이 어떻게 볼까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떻든 외국에서 오신 분들이 우리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한 교육프로그램이나 지원체계가 갖춰지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리고 시골학교에서 영어회화교육을 맡게 된 줄리씨처럼 그분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도 좋은 방안으로 보입니다.
어린이들은 어른들의 모습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른들이 먼저 마음을 열고 이들과 함께 잘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좋은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임선일박사의 동화 <언니, 엄마>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좋은 공부의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작가의 따님이 그린 삽화도 예쁜 이야기를 한층 아름답게 꾸며주는 것 같습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