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 코드 - 평생 병 걱정 없이 사는 하루 6분의 비밀
알렉산더 로이드.벤 존슨 지음, 이문영 옮김 / 시공사 / 201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을 읽게 된 것은 제가 인터넷매체에 연재하고 있는 북리뷰 코너에서 다양한 이슈를 다루어 보려는 생각에서였습니다. ‘평생 병 걱정없이 사는 하루 6분의 비밀’이라는 부제에서 마치 정통의학을 보완하는 새로운 대체의학적 접근법을 소개하고 있다는 느낌을 얻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암, 우울증, 뇌졸중... 모든 병의 근원이 하나’이고 불치의 병마저 씻은 듯이 치료하는 기적의 치유법이라는 홍보성 문구를 미리 알았더라면 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읽은 다음에는 제의 지식을 바탕으로 한 판단을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싶었습니다.

 

알려진 것처럼 <힐링코드>는 알렉산더 로이드와 벤 존슨이 같이 쓴 책입니다. 로이드는 목회를 하시는 분으로 자연의학과 심리학을 전공하여 학위를 취득하였다고 하고 존슨박사는 의학을 전공하신 분으로 암환자치료를 연구했다고 합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힐링코드는 10여년동안 우울증으로 고통받으며 자살까지 할 지경이었던 아내 때문에 무너질 위기의 가정을 구하기 위하여 세계를 헤매던 로이드박사가 2001년 탑승 중이던 비행기 안에서 홀연 떠오른 치료법을 적용하여 아내의 고질병을 치료하였고, 이를 발전시켜 만병의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치료술로 발전시킨 것이라고 합니다.

 

제가 리뷰쓰기에서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피하는 것 중 하나가 책의 구성을 소개하는 것입니다만, 이 책의 경우는 빠트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의 1부에는 ‘인생, 건강, 성공에 관한 일곱 가지 비밀’이라는 제목으로 스트레스라는 비밀 같지 않은 비밀이 인간의 모든 질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엄청난 비밀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 이론이 확실하다면 분명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아도 충분할 것입니다.

 

그 첫 번째 비밀은 바로 ‘모든 질병과 증상의 원인은 하나’라는 것, 그 원인은 스트레스이며 스트레스는 에너지문제로 생긴다는 것이 두 번째 비밀이며, 심장에 영향을 미치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제거하는 것이 치유의 비밀이라는 것, 하드드라이브의 조각이 깨지면 컴퓨터작동에 문제가 생긴다는 것을 인용한 인간의 하드드라이브에 관한 비밀이 네 번째, 컴퓨터의 바이러스감염을 고치는 항바이러스프로그램도 문제를 안고 있는 것처럼 바이러스질환 치료술도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는 비밀(?) 그리고 치유의 핵심은 ‘나는 믿는다’는 신념의 비밀,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심장과 머리가 주도권을 놓고 싸운다는 일곱 번째 비밀, 그리고 마지막으로 힐링코드의 우수성은 치료효과를 경험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증언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힐링 코드 치유법’이라는 제목의 2부에서는 ‘힐링 코드란 무엇인가’, ‘6분 동안 시행하는 보편적인 힐링 코드’, ‘즉각 효과: 상황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10초 안에 해결하는 법’ 등 치료방법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현대의학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현대과학에 대한 약간의 지식을 갖추고 있는 입장에서 본다면 <힐링코드>에 담은 저자들의 주장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다는 점을 고백해야 하겠습니다. 저자들이 인용하고 있는 과학적 사실과 의학적 사실 등에 대하여 설명이 명확하지 않다는 느낌을 곳곳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오늘날 거의 모든 건강문제가 진단되고 치료되는 방식은 ‘증후군’이라는 것을 토대로 한다. 증후군은 전통의학에서뿐 아니라 대안의학에서도 사용되며 수백 년간 사용된 용어다.(51쪽)”는 설명에서 인용되는 ‘증후군’입니다. 다음백과사전에서는 “어떤 공통성이 있는 몇 가지 증후가 함께 나타나는 병적 증세. 증후로서는 일괄할 수가 있으나, 그 원인이 확실치 않아 특정한 병명을 붙이기 어려운 것들이 여기에 속한다.” 설명하는 것처럼 증후군은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져 ‘-병(病)’이라고 확정지을 수 없는 단계의 애매한 증상들을 아울러 부르는 것입니다. 당연히 증후군에 해당하는 질환의 경우는 특효약이 없는 경우가 많아 증상에 맞는 치료법을 적용하여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들어가는 글에서 저자가 밝힌 것처럼 어떤 치료법도 “신은 나의 머리와 가슴에 우리가 현재 힐링코드라고 부른 것을 심어주셨다.(9쪽)”고 주장하는 것처럼 개발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의학적 치료법은 동료의사들에 의하여 시행되고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한 혹독한 검토과정을 필수적으로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삼자가 인정하였다는 증거는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스트레스로 모든 질병이 발생하고 그 정도와 치료효과를 심박변이도 검사를 통하여 알 수 있다는 것 또한 분명하지 않다고 보여집니다. 그밖에도 기억이 에너지 형태로 온몸의 세포에 저장된다는 설명이나 양자물리학의 이론에서 물질의 파동성만을 끌어오는 등의 예도 있습니다.

 

물론 저자들의 <힐링코드>가 환자의 건강상태를 호전시키는데 전혀 효과가 없을 것이라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들이 주장하는 치료효과에 대하여 현대의학에서는 소위 플라세보효과로 설명하고 있으며, 저자들 역시 힐링코드를 시행하는 동안 기존의 병원치료나 약물치료를 중단하면 안된다고 하는 권고를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할 것입니다. 치료효과가 어떤 방법에 때문에 나타난 것인지 구분할 수 있겠습니까?

 

책읽기를 마치고 마이클 셔머교수님이 <과학의 변경지대; http://blog.joinsmsn.com/yang412/12502415>를 통하여 설명하고 있는 사이비과학을 구별하는 법을 적용한다면 분명 객관적 치료효과를 입증할 수 없는 범주에 들어갈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하지만 저 역시 힐링코드 치료법을 적용하여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사람들이 분명 존재할 수 있다는 주장에도 반대할 수 없다는 점을 밝힙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된 것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