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 혁명 - 힘과 위력, 인간 행동의 숨은 결정자 데이비드 호킨스 시리즈
데이비드 호킨스 지음, 백영미 옮김 / 판미동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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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고른 이유는 아마도 진실과 거짓을 구별할 수 있는 방법을 알 수 있다는 귀띔때문이 아니었던가 싶습니다. 특이하게 느껴진 모두의 편집자의 말에서 저자인 호킨스박사가 진실과 거짓에 대한 신체운동학적 반응을 연구하여 그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데, “기만으로 알려진 진술이 담긴 테이프를 듣는 피험자들은 비록 화자가 진실을 말하는 것 같고 그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하더라도 테스트에서 약한 반응을 보였다.(13쪽)”고 적고 있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서문에는 “인간 삶의 큰 비극은 항상 심령이 너무도 쉽게 속아 넘어간다는 데 있었던 것 같았습니다. 불화와 반목은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지 못하는 인류의 무능함의 불가피한 귀결이었지요.(29쪽)”라고 적고 있어 혼란스러웠습니다.

 

이와 같은 혼란은 많은 의사들을 만났음에도 치료되지 않는 긴장증을 앓는 여성 환자를 진료하면서, 저자가 “신이여, 이 여성이 어떤 일을 겪기를 원하십니까?”라고 물었음에도 이어서 “나는 온갖 고통과 괴로움은 신이 아니라 오직 에고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26-27쪽)”라고 적고 있는 것으로 가중되었습니다.

 

저자는 서문에 이은 서론에서 자신이 전하는 핵심적인 메시지를 다음과 같이 전하여 독자들의 이해를 돕겠다고 하였습니다. “개별적 인간 마음은 어떤 거대한 데이터베이스에 연결된 컴퓨터단말기와도 같습니다. 그 데이터베이스는 인간 의식 자체이고 그것에 대해 우리 자신의 지식은 개별적 표현에 불과하지만, 그러나 그 개별적 표현들은 전 인류의 공통의식 속에 뿌리박고 있습니다. 그 데이터베이스는 천재의 영역입니다. 인간이란 그 데이터베이스에 참여한다는 것이므로, 만인은 자신의 탄생 덕분에 천재에 접속되어 있습니다. 그 데이터베이스에 들어 있는 무한한 정보는 누구든, 어느 때, 어느 장소에서건, 몇 초 만에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금 드러나 있습니다. 이것은 정말 놀라운 발견인데, 그 속에는 개인과 집단이 아직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정도로 삶을 바꿀 수 있는 힘이 들어 있습니다.(46쪽)”

 

인용하기에는 조금 긴 문장입니다만,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읽고나서도 저자가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핵심메시지가 무엇인지 이해되지 않습니다. 또한 책을 모두 읽고 난 다음에 다시 읽어보니 더욱 헷갈리고 있습니다. 저자가 책을 통하여 설명하고 있는 내용과 너무 동떨어진 요약이 아닌가 싶어서입니다. 한편으로는 특정종교의 의식을 주제하는 분이 전하는 말씀처럼 느껴지기까지 하는데, 어떤 신도 믿지 않고 있는 저로서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책을 읽다보니 저자는 특정종교에 속한다기 보다는 영적존재를 믿는 영성주의자라고 보입니다. 영성주의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자연현상들 가운데 인간의 지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초자연적 존재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현상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영성주의는 19세기 중반 미국에서 시작하여 유럽으로 확산되었는데, 역사적으로 과학을 전공하는 과학자들 가운데 의외로 영성주의자가 적지 않은 것은 초자연현상을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는 노력을 기울여도 답을 구하지 못하는 개인적 한계에 부딪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호킨스박사 역시 영적진실은 설명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시되어왔는데, 바로 그렇게 무시당해 온 영적 진실을 과학적으로 접근하여 설명했다는 것입니다.

 

즉, 우리의 몸이 해로운 자극에 노출되면 근육이 즉각 약해지는 현상에 주목하여 개발한 ‘근육테스트법’으로 우리 몸이 생명을 지지하는 것에는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그렇지 않은 것에는 부정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것입니다. 1부터 1000까지의 척도로 인간의 의식수준을 수치화하는데 성공하여 과거의 인물에 이르기까지 의식수준을 수치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가 주장하는 과학적 방법론이라는 것이 과연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검증과정이 신뢰할 수 있는가 입니다. 영성주의는 회의주의자들의 주요 논쟁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마이클 셔머교수는 <과학의 변경지대; http://blog.joinsmsn.com/yang412/12502415>를 통하여 과학, 의사과학, 비과학의 범주를 나누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가 사물을 과학이라는 잣대로 단순하게 나눌 수 없는 스펙트럼으로 펼쳐지고 있다는 것을 퍼지이론을 인용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셔머교수는 다윈과 더불어 진화론을 완성한 월리스박사가 과학적 방법으로 영성을 추구한 사실을 뒤쫓으면서도 영성주의가 과학으로 입증되었다고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셔머교수의 방법론으로 호킨스박사의 의식수준 수치화방식을 검토해보면 과학의 이름만 빌었다 뿐이지 전혀 과학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 더 꼭 짚어야 할 점은, 호킨스박사의 생각이 지극히 서구중심적이라는 점입니다. “세상의 상태를 살펴보면 우리는 여러 아대륙(亞大陸)의 인구가 근근이 연명하는 수준에서 살아간다는 것을 금세 상기하게 될 것이다.l 그런 곳에서는 정치적 억압과 사회적 자원결핍을 자주 동반하는 기근과 질병이 흔하다. 그런 국민 다수가 무감정 수준으로 측정되는 희망없음의 상태에서 비참한 가난을 체념한 채 살아간다.(113쪽)” 과연 그가 그런 지역을 방문하여 직접 의식수준을 평가해보았을까요? 그들이 어떤 생활을 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확인해보았을까요? 그리고 일본이 2차 세계대전을 통하여 교훈을 얻었고 집단적으로 진화상의 큰 도약을 이룬 반면, 미국의 의식수준은 베트남 전쟁 결과 하락했다고(260쪽) 단정한 것 역시 그의 편향적 시각을 드러낸 것이라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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