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혜옹주 - 그의 애환과 복식
김영숙.박윤미 지음 / 이담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절판


근년들어 고종황제의 막내딸 덕혜옹주에 관한 책들이 출간되어 눈길을 끌었습니다만, 이담북스에서 보내온 <덕혜옹주 그의 애환과 복식>을 읽게 된 것은 매우 특별하였습니다. 패션에는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편입니다만, 전통문화에는 다소의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왕실의 복식에 관한 아주 구체적이고 상세한 설명을 곁들인 도록을 통하여 우리 전통의복의 다양함과 아름다움을 새삼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문화재 전문위원이신 김영숙님과 박윤미님의 공동작업을 통하여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두분이 모녀 사이라고 하시니, 대를 이어 전공을 이어가는 모습도 보기에 참 좋은 것 같습니다. 책은 먼저 덕혜옹주의 삶을 간략하게 살펴보고서 덕혜옹주의 유품으로 남겨진 복식을 세밀하게 조사 분석한 자료를 다양한 사진자료와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덕혜옹주의 유품은 일본 정부가 막후에서 주도한 정략으로 대마도 번주의 아들 소 타케유키(宗武志)와의 불행한 결혼이 파경으로 마무리된 다음, 조선왕실에서 보냈던 혼례품을 비롯하여 옹주와 딸 정혜의 한복과 생활품들이 왕실로 돌려보내졌고, 영친왕부부가 이를 도쿠가와 요시치카(德川義親, 1886-1976) 선생이 학장으로 있던 문화학원에 기증하여 복식박물관이 소장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덕혜옹주는 고종황제와 복녕당 양귀인 사이에 태어난 막내딸로 1912년 태어났지만 12살 어린나이로 일본에 볼모로 잡혀가 열아홉살에 일본 대마도주의 후예인 소 다케유키백작과 결혼하였는데, 일본의 패전 이후 정신분열증이 발병하여 정신병원에 입원하였으며, 겹쳐서 외동딸(정혜)이 실종되는 사건 등 한·일 양국의 불행한 역사의 희생자였다고 하겠습니다. 1962년 국내로 돌아와 창덕궁 낙선재에서 생활하다 1989년에 한 많은 생을 마쳤다.

 

옹주가 일본에 볼모로 잡혀가기 전 우리나라에서 생활할 때는 언론에서 일상을 보도하는 등 국민의 관심을 받았는데, 음악을 좋아해 동요를 작시하는 등 문학적 소양이 뛰어났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옹주가 지은 동시에 곡을 붙인 동요의 악보를 소개하는 등 그녀의 문학작품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가운데 <비>라는 제목의 시를 보면, ‘모락 모락 모락 모락 검은 연기가 / 하늘 궁전에 피어 오르면 / 하늘의 하느님이 눈이 매워서 / 눈물을 뚝뚝 흘리시네“라고 적고 있습니다.

 

저자들은 그밖에도 적지 않은 분량의 사진을 싣고 있습니다. 막 소녀티가 사라질 무렵의 사진을 보면 티없이 맑은 모습에 황실의 근엄한 자태가 배어있어 마치 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오드리 헵번이 열연한 앤공주의 모습이 연상되는 것 같습니다.

 

사실 제가 복식에 대하여 아는 바가 없어 당의, 대란치마, 스란치마 등 복식에 관한 용어부터가 생경하게 느껴집니다만, 황실의 전통복식은 우아하고 아름답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은 일본의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유물입니다만, 형식이나 제작기법, 치수 등에 관한 상세한 자료를 확보하여 도판으로 제작하여 세상에 내놓은 것은 두 저자의 땀의 결정판이라 하겠습니다만, 참 잘된 일이라 생각합니다. 안팎에서, 전체와 부분을, 심지어는 접사를 통해서 원단의 직조형태는 물론 원단에 새겨진 무늬까지도 별도로 자료화하고 있습니다.

 

이로서 황실전통복식을 정확하게 재현할 수 있고 그 맥을 이어갈 수 있게 되었다고 하겠습니다. 당연히 전통복식을 공부하는 분들에게는 귀중한 공부자료가 될 것이며, 우리 전통문화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도 좋은 읽을거리라고 생각합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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