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 4 - 거부할 수 없는 아름다움
피에르 쌍소 지음, 김선미.한상철 옮김 / 동문선 / 2007년 1월
평점 :
절판


 

피에르 쌍소가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를 담은 연작 에세이의 완결판입니다. ‘거부할 수 없는 아름다움’이라는 부제를 달고, ‘호감, 환심, 유혹, 쾌락에 관한 철학 에세이’라고 요약하고 있는 것처럼, 이 책은 ‘느리게 산다는 것의 의미’라는 제목의 전작들과는 괘를 달리하는 주제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연작의 주제인 ‘느리게 산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타인에 대한 고려를 배제하고 철저하게 자신에 충실한 삶이어야 가능할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너무나 빠르게 돌아가는 세상에서 느리게 산다는 것은 당연히 주변사람들의 시선을 받기 마련일테니 말입니다.

살면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산다면 독불장군으로 비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일부러 그럴 수도 있겠지만, 있는 듯 없는 듯 살아가는 분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무도 관심을 보여주지 않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오래 전에 미국에서 공부할 적에 살던 동네에는 한국에서 오신 분들이 여러 집 같이 살았습니다. 외롭다보니 몰려다니는 경향이 있어 거의 매일 저녁에 누군가의 집에 모여 수다를 떨며 지내는 생활입니다. 그러다보니 쉬고 싶은 날이 있어도 찾는 전화에 끌려나가는 경우도 있어 점점 불편하단 생각이 들어 결국은 모임에서 빠지게 되었지만, 그 모임에서 불러주지 않는 것을 견디지 못하는 분도 계셨던 것 같습니다.

어떻거나 세상을 살며서 남의 시선을 의식할 수밖에 없다면, 굳이 환심을 살 필요는 없겠습니다만 나를 바라보는 누군가가 호감을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무래도 좋을 것 같습니다. 저자는 “순수한 마음의 소유자는 상대에게 경계심을 유발하지 않는다. 그런 그들이 타인에게 웃음을 지어보이는 까닭은 상대의 호의를 유발시키기 위함이 아니라, 도심에서 우연히 스쳐 지나가는 타인들에게, 심지어는 자연의 꽃이나 나무들에게까지 자신의 호감을 표시하기 위함이다.(14쪽)“라고 적었습니다. 자연스럽게 표시하는 호감은좋은 반향을 일으켜 타인으로부터 호감을 얻게 되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주고받는 호감은 외모에만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정신적 성숙함 역시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도 미흡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반면에 “타인들을 유혹하려는 마음을 품고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순박한 사람들을 조롱하며, 자신이 처한 상황을 완력으로 통제(14쪽)”하려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확인할 목적으로 상대를 묵살하고 성가시게 하면서 고통을 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순박한 영혼의 소유자들은 세상이 온정으로 가득하다고 믿으며 실제로 세상에서 큰 기쁨을 누리면서 살아간다고 저자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목적이 있어 누군가에서 호감을 사려는 경우, 즉 환심을 사려하는 일은 자칫 반감을 초래해서 매정하게 거절당할 위험이 내포되어 있다고 합니다. 특히 정치인이나 인기배우 같은 공인들이 그런 위험에 처하기 쉬운데 진심이 담기지 않은 가식적인 행동이란 사실이 들통나는 순간 신기루와 같은 인기의 장막은 한순간에 사라지고 대중의 차가운 시선 속에 발가벗겨져 내동댕이쳐지는 사례를 우리는 자주 보곤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이 보내주는 신뢰가 어느 순간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리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는데, 이러한 자신감의 부족이 때로는 잘못된 선택으로 나타나 대중을 실망시키기도 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자신의 매력을 무기로 하여 쾌락을 쫓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내고 있습니다. 호감이나 환심을 사는 것으로 누군가를 유혹하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아름답지 못한 결말을 보게 되는 경향이 있다 하겠습니다.

정리해보면, 연작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거부할 수 없는 아름다움’은 ‘느리게 산다’는 전작들의 주제와 동떨어진 느낌이 큽니다. 또한 부제별로 간결하면서도 강한 메시지를 담았던 전작들에 비하여 매우 현학적이고 에둘러 전달되는 메시지는 책읽기에 몰입하지 못한 제 불찰일 수 있겠습니다만 핵심이 쉽게 붙잡히지 않는 것 같습니다. ‘느림’에 대한 결론을 기대했던 저로서는 다소 실망스러운 감이 없지 않았습니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파워북로거 지원 사업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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