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단 하루가 남아있다면 - 삶의 끝에서 마주한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
김인선 지음 / 서울문화사 / 2011년 10월
평점 :
품절


 

저의 블로그(http://blog.joinsmsn.com/yang412)에 담고 있는 자료 가운데는 죽음관련 기사, 품위있게 죽기, 장수만세, 우아하게 늙어가기 등, 죽음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장수만세나 우아하게 늙어가기도 결국은 죽음에 이르는 길에 관한 이야기일 터입니다.

품위있게 죽기는 안락사 혹은 존엄사에 관한 자료를 모으고 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적극적인 개념의 안락사에는 반대하는 입장입니다만, 의미없는 연명을 위한 의학적 조치에도 반대하는 입장이기도 합니다. 그것이 질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환자를 위하는 조처라기보다는 오히려 편안한 죽음을 방해하는 조처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다양한 이유로 죽음을 기다리는 분의 의학적 조처를 포함한 제반편의를 제공하는 호스피스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입니다.

호스피스란 환자가 마지막을 편하게 맞을 수 있도록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포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활동을 하는 호스피스봉사자는 환자와 끝까지 동행하는 사람일 뿐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하여 죽음을 앞당기거나 고통을 덜어주는 사람은 아닌 것입니다.

출판사의 이벤트를 통하여 읽게 된 <내게 단 하루가 남아있다면>은 독일 베를린에서 ‘사단법인 동행-이종문화 간의 호스피스’를 이끌고 있는 김인선 대표가 오랫동안 호스피스활동해오면서 경험한 다양한 죽음들 가운데 대표적 사례들을 정리하여 호스피스의 정신을 제대로 살펴볼 수 있도록 한 에세이집입니다. 1부에서 4부까지는 삶의 마지막이 이랬으면 아름다울 것 같은 분들의 이야기를 ‘1부 집착을 버린 마지막’, ‘2부 신앙의 힘으로 이겨내는 마지막’, ‘3부 가족과 함께하는 마지막’, ‘4부 죽음 앞에서도 초연한 마지막’ 이라는 제목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왔던 사람이 어떤 이유에서든지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 죽음이라고 한다면, 한 사람의 죽음은 죽은 사람만의 문제일 수는 없습니다. 가끔은 죽은 사람이나 살아있는 사람들이,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각이나 입장을 제대로 생각해보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될 때가 있습니다. 저자는 이런 부분에 대한 생각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습니다. “자신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죽음을 받아들이고 죽음에 순응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평화로운 마음으로 마지막을 잘 마무리할 수 있다. 그리고 그 또는 그녀를 보내고 남은 사람들은 이별의 아픔 대신 아름다운 추억을 하나 더 가지게 된다.(105쪽)”

책의 뒷장에는 “내게 단 하루가 남아있다면, 당신이 바라는 ‘생의 마지막’은 어떤 모습인가요?‘라는 질문을 독자에게 던지고 있습니다. 저자가 인용하고 있는 인디언 속담 가운데 제 눈길을 끈 구절을 소개합니다. “내가 세상에 태어났을 때 나만 울고 세상 사람들이 미소를 지었으니, 내가 죽었을 때는 나만 미소 짓고 세상 사람들이 슬퍼하는 삶을 살아라.(119쪽)” 하지만 그 또한 집찰이 될 수도 있겠다싶어 조심스럽기만 합니다. 저자는 죽음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같은 의미라 생각합니다만, 저는 오히려 거꾸로 삶에 집작하지 않으면 죽음을 초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살면서 앞만 보고 정신없이 내닫지 말고 가끔씩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삶을 뒤돌아보고 정리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 합니다.

톨스토이의 <살아갈 날들을 위한 공부>에서 인용한 구절을 적어봅니다.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게 된다는 사실을 기억한다면 삶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가지리라. 30분 후에 죽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는다.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는 인간의 삶을 보면 아침에 일어나서 저녁에 잠자리에 드는 하루 일과와 같다. 생각은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우리를 가장 자유롭게 하는 것은 죽음이다. 사람의 행동은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러니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죽는 것은 더욱 중요하다.(239쪽)” 일찍부터 웰빙보다 웰다잉이 더 중요하든 점을 지적한 셈입니다.

저자는 ‘아름다운 이별을 돕고 싶다’는 제목의 프롤로그에서 얼마전 방영한 드라마 <49일>을 인용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가 익숙한 노래말, 드라마, 책의 한구절을 인용하여 삶과 죽음 그리고 호스피스에 관한 이야기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저도 큰 관심을 가지고 보던 드라마였기 때문에 저자의 인용이 눈길을 끌었는지 모르겠습니다만, 주인공이 다시 찾은 삶의 의미가 어디에 있었는지를 깨닫게된다는 결말이 놀라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 책의 5부는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특히 ‘죽음을 앞둔 분듥을 위해 호스피스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하여 “우리들 모두 평생 살 것처럼 여기지만 언젠가는 죽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언젠가 세상을 떠날 나를 위해 미리 준비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237쪽)” 그리고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는 죽음 자체를 도와주는 사람이 아니라 삶의 질을 높이도록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254쪽)“고 당부하고 있기도 합니다.

참 아름다운 표지사진 이야기를 빼놓을 뻔 했습니다. 평화로운 모습의 촛불을 감싸고 있는 예쁜 손은 아마도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를 상징하는 것이겠지요?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된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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