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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사 100년의 재인식 - 경술국치부터 이명박 정부까지의 논점 ㅣ 즐거운 지식 61
박석흥 지음 / 이담북스 / 2010년 9월
평점 :
다음 백과사전을 보면, 사관(史官)은 “우리나라 역사서의 초고(草稿)를 쓰던 관리”로 정의하고 있고, “사관은 직필(直筆)로 국가의 사건, 왕의 언행, 백관의 잘잘못, 사회상을 기록해 후세에 올바른 정치가 행해지도록 한 제도였다. 사관이 기록한 사초는 시비(是非)를 가리지 못하고, 고치지도 못했으며, 사관의 기록행위도 면책권이 있어 신분이 보장되었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역사는 승리한 자와 힘을 가진 자의 시각으로 쓰이기 마련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시대의 역사의식을 가진 군주는 있는 사실 그대로 기록하여 후대에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다고 보았기 때문에 사관이 가치중립적일 수 있도록 신분을 보장했던 것이라고 보입니다. 물론 조선 후기에는 사초로 인하여 정쟁이 유발되고 사관이 피해를 보는 사태도 생겼기 때문에 사심없이 사초를 기록할 수 있었겠는가 의문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는 한마디로 격랑의 시대였다고 하겠습니다. 세기말 격변하는 국제사회의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타지 못한 까닭에 나라를 잃는 뼈아픈 일이 있었고, 우리 힘으로 독립을 쟁취한 것이 아니라 역시 국제정세의 변화로 얻은 독립이었기 때문에 능동적으로 변화를 주도하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광복 이후, 건국과 동족끼리 서로 총부리를 겨누었던 6.25동란, 4.19혁명, 5.16군사쿠데타에 이은 신군부에 의한 통치시기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인식과, 민주화운동이 결실을 맺어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로 이어지면서 새롭게 부상한 역사인식은 근본적으로 그 궤를 달리하고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두 가지 역사인식의 공통점이라고 한다면 편향성에 있다고 보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는 언론인출신인 박석홍교수님의 <한국 근현대사 100년의 재인식>은 중립적 시각에서 근현대사를 조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초대 이승만대통령의 동상건립과 관련하여 일각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크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남북분단의 원초적 책임이 있고, 친일파를 중용했으며, 한국전쟁 유발했거나 예방에 실패하였고, 독립운동가를 탄압하고, 헌정을 유린했으며, 정치군인을 육성하였고, 부정부패와 매판경제를 키웠고, 양민을 학살했으며, 극우반동분자이고 언론을 탄압했으며 정치보복을 하는 증 이승만대통령이 우리 현대사에 남긴 것은 악의 유산 뿐이라는 주장도 나왔다는 것입니다.(77쪽) 하지만 그의 애국심, 학문적 실력, 역사적 형안, 투지 종교적 초월성 등 자질면에서는 당새 어느 정치가보다 뛰어난 인물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건국에 절대적으로 공헌하였고, 유엔을 통하여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받는 등 탁월한 외교능력을 보였고, 강군을 육성하여 북침에 대비하였고, 농지개혁, 경제발전계획수립 등 경제발전의 초석을 다듬었던 점 등을 강조하여 새롭게 평가할 부분이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는 것입니다.
상해임시정부의 고위 인사가 독립운동을 추진한다는 명목으로 레닌으로부터 거금을 받아왔지만 임시정부에 교납하지 않고 착복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독립을 최우선 과제로 하고 있던 임시정부로서는 이념이나 사상을 따질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다양한 분들로 구성되었겠지만, 정책추진과정에서는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지리멸렬한 양상을 보였던 것 아닐까 싶습니다.
6.25전쟁이 남한 정부와 미국이 음모를 꾸며 북한의 남침을 유도했다는 수정주의가 허구라는 점을 6.25전쟁 발발은 전후하여 북한과 소련 그리고 중국 간에 동향 등과, 해제된 소련의 기밀문서를 통하여 입증되었다는 사실이 잘 요약되어 있습니다. 5.16쿠데타 이후 박정희대통령의 집권과정과 경제개발추진과정에서 미국의 역할 등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들을 적고 있어 우리나라의 오늘이 있게 한 분들의 어려운 여건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국민들이 향유해야 했던 많은 권리를 제한했던 점은 분명 비난받아 마땅하다 생각합니다.
4.19혁명과 5.16군사쿠데타가 일어나게 된 사회적 배경 등도 가감없이 정리되어 있다고 보았습니다. 그리고 박정희대통령 집권 당시의 사건들도 그 배경을 요약하고 비판할 내용을 비판하고 수용할 부분을 수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유신체제 구축을 통하여 장기집권을 꾀하면서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것은 이승만대통령의 죄과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할 것입니다.
10.26사태를 기점으로 하여 들어선 신군부의 집권과 민주화운동을 통하여 문민정부가 들어서는 과정 그리고 정권교체 과정 등 비교적 최근의 일에 대한 기술은 그 양이 많지 않은 것은 아직은 역사가의 시각으로 평가하기에 이른 감이 있다고 본 것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이승만 박정희시대 재평가뿐 아니라 10.26, 5.18 광주참변, 김대중 정부의 독도 근해 한일공동관리수역 결정의 의혹 및 햇볕정책을 위한 불법 돈거래, IMF처리과정, 노무현전대통령의 자살,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언론과의 전쟁 등도 재조명돼야 할 것이라고 못박고 있습니다.
저자가 머리말에서 밝힌 이 책을 쓰게 된 동기에 크게 공감하였다는 말씀을 적습니다. “역사해석은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비판 검증할 수 있는 안목이 전제되어야 한다. 어느 시대나 지향해야 할 새 문화 목표 설정은 역사를 올바르게 해석하고 비판하는 역사인식에 기반하고 있다. 국민 각자가 바른 역사적 신념을 가실 수 있도록 지도층과 지식층이 정치철학과 역사관이 건전해야 한다. (…) 특정 이념과 정치 조직에 복무하는 사람들의 한국현대사 왜곡과 전교조 일부의 역사교육은 사회통합을 해체시키고 미래까지 볼안하게 한다. 피와 땀으로 이룩한 대한민국 체제를 뿌리부터 흔들고 있는 종북자학사관을 한국 학계가 계속 외면할 상황이 아니다.”
저자의 말씀대로 우리 국민 각자가 바른 역사적 신념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바른 역사적 신념은 특정 이념추종자들의 시각에서 정리된 역사서를 편중해 읽어서는 세울 수 없다고 하겠습니다. 본 서는 우리나라의 근현대사를 중립적 시각에서 정리하고 있다고 생각되어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책을 읽고 작성된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