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겐 친구가 있잖아 -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로마편
루카 스파게티 지음, 김은정 옮김, 김민호 그림 / 멜론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얼마 전에 읽은 <외모의 비밀>에 “음식을 먹는 행위를 이처럼 생동감 있고 재미있게 묘사한 것처럼 우리 역시 입데 들어가는 음식들에 마음을 두변 이를 더욱 즐기게 되어 만족감도 높아진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마침 같이 근무하는 동료의 책장에서 본 기억이 있어 빌려 보았습니다만, <먹고 기도하고 가랑하라>에 등장하는 루카 스파게티가 쓴 속편 격으로 ‘너에게 친구가 있잖아’라는 부제가 달린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로마편>이었습니다.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첫편을 아직 보지 못했으니 비교할 수 없겠습니다만, 루카 스파게티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로마편>을 읽으면서 ‘그래 바로 이거야!’는 생각을 여러 번 하게 되었습니다.  

 

루카 스파게티는 1970년 로마에서 태어났으며 성(姓)이 정말 스파게티랍니다. 2003년 9월, 로마를 찾아온 미국 여류 작가 엘리자베스 길버트와 운명적으로 만나면서 완전히 인생역전이 되고 말았다는데, 그 이유는 길버트의 세계적 베스트셀러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매력적으로 그려지는 인물이 바로 그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인지도가 높아져 이런 저런 덕을 보게 되었고, 길버트와의 만남을 루카의 시각으로 정리하여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로마편>를 세상에 내놓게 된 것이라는 것입니다. 루카는 재미있는 로마인이면서 동시에 글재주도 참 대단하다는 인상을 받게 됩니다.

그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로마편>에 자신의 성장과정을 ‘로마여 이 밤을 망치지 말아다오’라는 제목으로 정리하고, 학교를 졸업하고 친구와 함께 미국대륙을 동서로 왕복 횡단하는 과정을 담은 ’미국에 간 로마 남자‘에 담고, 그리고 엘리자베스 길버트와 만나 겪은 로마이야기를 ’로마에 온 미국 여자‘라는 제목으로 정리하고 있습니다.

제 마음이 훅 끌린 부분은 바로 첫 번째 장에 해당되는 ‘로마여 이 밤을 망치지 말아다오’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요즘도 TV에서 방영하는 ‘걸어서 세계속으로’라는 프로그램을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에서 공부할 때도 살고 있는 동네에서 그리 멀지 않은 동네에서 지역축제가 열린다고 하면 쫓아가서 같이 즐기곤 했습니다. 그런데 외국을 방문할 때 가장 답답한 것은 그 지역만의 독특한 문화, 예를 들면 지역문화, 토속음식을 잘하는 식당, 축제, 명승지 등등에 대한 정보가 사실을 콕 짚어 정리된 자료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그 지역을 백배로 즐기기 어렵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만, 루카는 로마에 가면 적어도 이런 것들은 즐겨야 된다는 것들을 콕집어내서 소상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한 이야기는 모든 로마인이 어른이 되고 나서야 비로소 품고 있는 아름다움과 소중함에 대해 깨닫고 그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되는 도시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루카 스파게티는 다른 아이들과는 달리 어릴 적부터 로마를 특별하게 생각했다.”는 마무리를 읽으면서 루카라는 젊은이의 인간성을 알게 되는 느낌입니다.

한번 더 놀라는 것은 70년생이라는데 그의 혼을 끌어당긴 음악들이 16년이나 나이차이가 나는 저와 매우 흡사하다는 점입니다. 즉 제가 젊었을 적에 즐겨듣던 음악들을 이 친구는 초등학교에 다닐때부터 빠져들었다는 것인데 정말 믿거나 말거나입니다. 그리고 하나 더, 이 친구가 ‘미국에 간 로마 남자’에 적어놓은 미국방문기인데 아무리 겁나는 것없는 젊은이라고 해도, 동서횡단철도인 암트랙으로 동부에서 서부까지 그리고 장거리 노선버스인 그레이하운드를 타고 서부에서 다시 동부로 횡단을 하는 경험은 저도 미국에 있을 때 꼭해보고 싶었지만 끝내 해보지 못한 것이었고, 또 한가지 뉴욕 양키스 경기를 운동장에 가서 보았다는데, 제 경우는 꼭 가보고 싶었던 미네소타 트윈스의 야구, 미네소타 바이킹스의 미식축구,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농구경기는 물론이고 미네소타 스타스의 하키경기도 꼭 보고싶었지만, 그 역시 마음뿐이어서 마음 한구석에 아쉬움으로 남아있다는 고백을 드립니다.

아마도 저와 이 청년의 차이는 “나는 언제나 화끈한 낙관주의자이다. 되는 일이 하나 없을 때도 컵에 반이-주로 포도주-차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컵은 안보고 포도주만 보는 낙관주의자임을 자칭한다.(98쪽)”라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청년이 동서로 왕복하면서 횡단하면서 구경하는 미국의 도시들에 대한 기록은 아마도 제가 곳곳을 방문하면서 적어두었던 기행문보다도 더 간단한 것은 아마도 충분한 준비없이 한 여행이었기 때문인 듯합니다. 미국에서 여행을 떠날 때는 적어도 한달 전부터 방문지역에 대한 관광정보에서부터 방문경로 등에 대한 상세한 자료를 모아 여행계획을 짜야 성공적으로 여행을 마칠 수 있고, 또 그렇게 준비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 책의 두 번째 부분에서는 암트랙과 그레이하운드 탑승기가 놀라웠다는 것 이외에는 특별한 감동은 없었는데 세 번째 부분에서 또다시 새로운 감동을 얻게 되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이태리 남성의 기질에 대한 이러저런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만, 루카 스파게티가 ‘믿거나 말거나’라는 제목으로 적은 프롤로그에서 “인생은 알 수 없고 경이로움으로 가득하다. 이것을 리즈가 내게 가르쳐주었다. 또 그녀는 세월에도, 먼 거리에도, 변하지 않는 진정한 우정의 가치를 가르쳐주었다. 그 우정이란 그녀와 내가 여러번 말해왔듯이 ‘A different kind of love(또 다른 종류의 사랑)이다.(12쪽)”라고 적은 부분에 대하여 솔직하게 말씀드리면 “이탈리아 남성이 여성과 우정을 쌓을 수 있다고?”하는 선입견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었고, 그런 관계로 지내고 있다는 결론을 얻고서 놀랐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그냥 지나가지 못하는 버릇입니다. 143쪽에 나오는 캐롤라이나 채플힐은 아마도 노스캐롤라이나의 주도 덜햄과 붙어 있는 도시를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캐롤라이나주는 남과 북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구분했어야 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도 앞으로 로마를 방문할 기회가 되면 꼭 다시 읽어서 찾아볼 곳을 챙겨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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