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현대 단편소설선 1 전남대학교 아시아문화연구소 총서 3
루쉰 외 지음, 이주노 옮김 / 어문학사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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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가 바뀌었습니다만 <중국 현대 단편소설선2>를 읽고서야 이 기획이 전3권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 기획의 특징은 중국의 현대소설에 관심을 가진 전공자들의 요청에서 시작되었다고 했습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중국문학은 대체적으로 1980년 이후, 그 이전의 작품들은 루쉰 등 유명작가들의 작품, 특히 장편소설 중심이었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출판계의 사정으로는 다양한 시대의 여러 작가와 상이한 창작 경향의 작품을 맛보려는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 사정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중국 현대 단편소설선1>에서는 중국 최초의 현대소설로 평가받는 <광인일기>를 비롯하여 주로 1920년대에 발표된 단편소설들을 소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무렵 발아한 중국 현대소설은 량치차오(梁啓超)가 제창한 소설계 혁명으로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심심풀이 오락수단으로 간주하던 소설을 사회개량의 수단으로 여기는 효용론적 소설관이 싹텄고, 나아가 인간의 발견과 개인의 자유의지를 담아냄으로써 근대성에 다가가기 시작한 것은 1910년대 중반의 신문화운동의 성과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한 경향의 대표적 작가가 바로 루쉰(鲁迅)으로, 중국사회의 모든 병폐의 근원이 되는 봉건주의를 비판하고 중인인의 의식구조의 열근성을 폭로하는데 힘을 기울였다는 것입니다. 중국 근대화의 핵심적 과제인 국민성 개조를 자신의 문학적 실천과제로 설정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작가정신을 가장 명료하게 보여주는 작품이 <광인일기>이며, 중국인의 수구적 보수성과 허위적 기만성을 보여주는 대표작품이 <쿵이지(孔乙己)>라는 것입니다.


중국 사회에 대한 루쉰의 비판정신은 5·4운동 이후 결성된 문학연구회에 계승되었고, 연구회에 속한 작가들의 창작경향은 문제소설(問題小說)이라고 했답니다. 인생의 가치와 의의, 중국의 갖가지 사회문제를 제기함으로써 현실 사회와 인간의 삶을 개량하고자 하는 창작의도를 담아냈다는 것입니다. <중국 현대 단편소설선1>에는 왕통자오(王統照)상념에 잠겨(沉思)’, 쉬디산(許地山)그물 치는 거미(綴網勞蛛)’, 예사오쥔(葉紹鈞)곤경 속의 판 선생(潘先生在難中)’ 등을 선정하였습니다.


그런데 문제소설은 실제생활에 대한 섬세한 관찰이나 체험을 바탕으로 쓴 것이 아니라 작가의 관념적 세계관이나 인생관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때로는 작가의 주관적 관념이 지나치게 개입됨에 따라 관념화되는 폐단이 있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자연주의였다. 작가의 주관적 서정과 관념이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을 지양하고 실제적 관찰과 객관적 묘사를 강조했다. 자연주의 작가들 가운데 베이징과 상하이에 거주하는 농촌 출신의 젊은 작가들이 자신이 잘 알고 있는 농촌 사회의 현실과 농민의 삶을 소재로 한 소설을 발표하자 루쉰은 이런 경향의 작품들을 향토소설(鄕土小說)이라고 했답니다.


향토소설들은 주로 피폐한 농촌 사회와 비참한 농민의 삶을 이야기하거나, 농촌의 봉건적 악습과 농민의 우매하고 마비된 의식을 다루었다고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도시 문명에 대한 회의에서 농촌을 목가적인 전원으로 묘사하여 향수를 드러내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왕루옌(王魯彦)쥐잉의 출가(童年的悲哀)’동년의 비애(童年的悲哀)’, 쉬제(許傑)노름꾼 지순(賭徒吉順)’, 펑자황(彭家煌)천쓰뎨의 소(陳四爹的牛)’, 젠셴아이(蹇先艾)수장(水葬)’ 등을 선정했습니다.


또한 1929년대의 중국문학계에는 문학연구회와 더불어 새로운 창작 경향을 보인 창조사(創造社)라는 동인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이들은 예술을 위한 예술을 주장하면서 문학을 공리적 도구로 사용하는 기존의 문학관에 반대했다고 합니다. 주관적 서정과 내면세계의 묘사, 자아의 표현을 중시하는 낭만주의적 창작법을 제시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강렬한 반봉건정신으로 기성의 권위와 질서에 반발하였기 때문에 당대의 젊은이들에게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특히 자아의 내면세계를 거침없이 드러내는 사소설(私小說) 형식의 자전적 소설은 논란을 빚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는 자전적 소설의 대표작으로 위다푸(郁達夫)의 타락(沉淪)/ 봄바람에 취한 밤(春風沉醉的晩上)을 선정하였습니다.


여러 작품들 가운데 루쉰의 광인일기쿵이지그리고 위다푸의 타락등 세 작품은 읽어보았지만, 나머지 작품들은 작가마저 생소하였습니다. 다만 작품들을 읽으면서 20세기 초 중국사회의 분위기를 조금은 읽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일본 근대문학 작품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처럼 감성을 끌어당기는 무엇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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