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고양이의 서재 - 어느 중국 책벌레의 읽는 삶, 쓰는 삶, 만드는 삶
장샤오위안 지음, 이경민 옮김 / 유유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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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도서관에 갔다가 우연하게 발견한 장샤오위안의 <고양이 서재>입니다. 나쓰메 소세키의 <나는 고양이로소이다>를 읽은 뒤에 생긴 고양이에 대한 관심이었거나, ‘어느 중국 책벌레의 읽는 삶, 쓰는 삶, 만드는 삶이라는 부제가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저자 소개에 따르면 장샤오위안 (江曉原)은 과학사학자, 천문학자, 성학자性學者이자 저자, 번역가, 편집자, 서평가.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활자 중독자이자 책벌레라고 합니다. 그리고 난징대학교 천문학과를 나와 베이징의 중국과학원 자연과학사연구소에서 과학사를 공부하여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과학원 상하이천문대에서 오래도록 일했고 상하이교통대학교에 중국 최초로 과학사학과를 만들었다. 어려서부터 중국 고전과 인문서에 탐닉하고 커서는 과학사를 공부한 그는 인문과 과학을 조화롭게 아우르는 중국의 융합적 교양인이라고 소개되었습니다.


책내용도 좋았습니다만, 모두에 실린 출판평론가 표정훈 교수의 추천사도 인상적이었습니다. 7세기를 배경으로 한 소설 <서유기(西遊記)>, 13세기 칭기스칸의 참모 야율초재가 쓴 <서유록(西遊錄)>, 20세기 초의 유길준이 쓴 <서유견문(西遊見聞)> 등의 공통점은 서쪽 세상의 경험을 적은 서유(西遊)’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하면서 서쪽(西)을 서()로 바꾸어 서유견문(書遊見聞)’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책을 유람하며 보고 들은 것이라고 풀이했습니다. 그리고 유람하듯 책을 읽고 실제로 보고 체험하며 사람들에게 들어서 배우는 일도 게을리하지 마라.“고 조언하였습니다. 그리고 칸트를 흉내에서 체험 없는 읽기는 공허하고, 읽기 없는 체험은 맹목이 될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저자는 청소년기에 문화대혁명을 겪었다고 합니다. 문화대혁명으로 문화는 거대한 재난을 만났다고 한 저자는 이를 진시황의 분서갱유에 비유했습니다. 마오쩌둥이 신격화되어 있는 중국에서 이런 말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경천동지할 일이지 싶습니다. 마오쩌둥의 어록이나 루쉰의 책만이 허락되었던 시절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저자는 그런 길을 찾아내 다양한 책들을 두루 읽어낼 수 있었습니다.


개인의 소소한 독서사라고 할 수 있는 <고양이 서재>를 읽다보니 단순 비교를 할 수는 없지만 저자와는 닮은 점이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저자가 천문학자로 순수과학을 하고 있다면 필자는 의학이라는 응용과학을 하고 있어서 이과계라 할 수도 있는데도 책을 읽고 책을 쓰는 인문계의 성향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이 닮았다고 하겠습니다. 어린 시절 교사였던 아버지가 학교에서 책을 가져다 주었다는 점도 저와 닮은 점입니다.


물론 저자처럼 책읽기를 좋아하는 동무들과 연락망을 만들어 감시자의 눈을 피해 책을 읽었다는 저자처럼 다양한 책을 두로 섭렵하지 못했던 차이가 있고 체계적으로 책을 수집하는 장서가라 할 정도는 아니고, 잘 정리된 서재를 가지고 있지 못한 필자와는 차별되는 점이라 하겠습니다. 그의 서재에는 사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을 때는 책을 복사한 다음 장정을 해서 서재에 꽂았다는 것입니다.


책벌레이기도 하면서 다수의 책을 쓴 저자인 그는 책을 쓰는 과정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대부분의 사람에게 책의 집필은 대단히 고통스러운 일이다.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하고 뇌의 노동이라는 게 그렇게 녹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을 쓸 때는 집 안이 고요하고 정적에 휩싸여야 한다. 내가 당나라 시인 노조린(盧照隣)의 시에서 이 구절을 좋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쓸쓸하고 고요한 구석의 집. 해마다 언제고 시렁 가득 책뿐. 오로지 남산의 계화꽃잎만이 옷자락 사이를 팔랑팔랑


필자 역시 남원의료원에서 첫 번째 책 <치매, 바로 알면 잡는다>를 쓸 때와 <치매 고칠 수 있다>와 유성 선병원에서 <치매 걱정 없이 10세까지 살기>를 같이 쓸 때는 시간 여유도 많고, 찾아오는 사람도 많지 않아 집필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서 비교적 짧은 시간에 초고를 완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평소에 자투리 시간을 내거나, 심지어는 출근길 지하철에서도 휴대전화로 초고를 만들기도 합니다. 그렇게 만든 초고를 주말에 집중해서 가다듬어 원고를 만들기도 합니다.


책읽기와 책쓰기에 관심을 가진 독자들이라면 한번 읽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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