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일 사건
위화 지음, 조성웅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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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현대문학기행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근대문학과 현대문학으로 구분하는 것을 중국에서는 현대문학과 당대문학으로 구분하고 있어 헷갈릴 수 있습니다. 중국의 당대 문학 시기는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이 건국으로부터 현재까지의 문학을 포괄합니다.


그 중에서도 1976년 문화대혁명이 종결되는 시기까지는 위화와 옌롄커가 대표작가로 꼽히고 있습니다. 중국의 현대문학작품들을 읽다 보니 위화와 옌롄커 등 당대 작가들의 작품도 섞여서 읽고 있습니다. 이들은 특히 서구의 모더니즘 기법을 도입하여 전통적인 서사 방식을 탈피한 실험적인 작품을 쓰고 있어서 선봉문학 (先鋒文學)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43일 사건>1987년부터 1992년 사이에 쓴 중편소설들 가운데 작가가 직접 고른 43일 사건, 여름 태풍, 어느 지주의 죽음, 조상등 네 작품을 담았습니다. 작가의 실험적인 작법의 영향인지 어느 지주의 죽음을 제외한 세 작품은 이해가 쉽지 않았다는 고백을 해야 하겠습니다.


43일 사건은 강박증에 휩싸인 화자의 심리를 묘사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피해망상에 빠져 있는 것인데, 알 수 없는 누군가 자신에게 위해를 가할 계획인데, 이들은 화자의 친구, 이웃, 심지어는 부모까지도 끌어들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날이 바로 43일입니다. 음모를 꾸미는 자들의 정체를 밝히려 애를 쓰던 화자는 그 실체를 파악하는데 실패하자, 결국은 음모를 피하기 위해 화물열차에 몸을 싣고 마을을 떠나게 됩니다. 음모의 실체를 확인할 수 없었다면 화자의 강박증 혹은 피해망상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습니다.


여름 태풍은 천재지변에 맞서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모습을 그려냈습니다. 첫 번째 재해는 지진이었습니다. 중국은 거대한 유라시아판에 속하지만 영토가 워낙이 넓다 보니 작은 지각판들과도 만나고 있기 때문에 지진이 잦은 편입니다. 사회기반이 취약하다보니 엄청난 피해를 발생시킨 대지진도 적지 않았습니다. 기억이 나는 것만으로도 1975년의 탕산대지진은 242,400명이 사망하고, 164,000명이 중상을 입는 등 20세기 최악이 지진이었습니다. 2008년에도 공식 사망자 87,227, 실종자 17,923, 부상자 374,653명 등의 피해를 낸 쓰촨 대지진이 있습니다.


사실 지진을 예보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다고 합니다만, 여름 태풍에서는 지진이 날거라는 예보가 나오자 사람들은 집에서 나와 공터나 학교 운동장에 천막을 세우고 생활하기 시작하지만 지진이 아니라 장마가 찾아왔습니다. 지진이 예보되었을 때는 학교에 있는 지진관측기를 지키는 소년 바이수는 지진이 올 거라는 신호가 없었다고 주장합니다 결국 지진예보는 취소되었지만, 그리고 얼마 뒤에 지진이 발생하여 주민들을 헷갈리게 합니다.


어느 지주의 죽음은 중일전쟁이 벌어진 시기를 배경으로 합니다. 그러니까 일본 제국주의에 저항하는 애국적이고 민족적인 내용의 문학이 주를 이루던 항일 문학 시기(1937~1949)의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당시 일본군은 중국 양민들을 괴롭히고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살해하곤 했습니다. 이때 한겨울에 접어드는 시기에 지주의 아들 왕샹훠는 쑹황으로 이동하려는 일본군 부대를 엉뚱하게도 호수로 둘러싸인 구산으로 안내하면서 다리를 무너뜨려 고립시키고 말았습니다. 속은 것이 분노한 일본군이 그를 죽이고 말았지만, 다가오는 추위에 결국은 죽음을 피하기 어려울 것임을 짐작케 합니다. 묵숨을 바쳐 적을 물리치겠다는 항일의 의지가 읽혀지는 작품입니다.

 

조상은 포송령의 <요재지이>에 나왔음 직한 이야기입니다. 남편과 함께 밭일을 하던 아내가 마을에 찾아든 방물장수의 물건에 정신이 팔린 사이에 숲에서 나온 털북숭이 괴수가 아이를 안아 들고, 아이는 편안함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모습을 보고 놀란 어머니와 아버지가 달려들고 마을사람까지 합세하여 괴수를 숲으로 쫓아냅니다. 괴수가 아이에게 적대적이지 않았음에도 사람들이 기겁을 한 것을 보면 괴수가 조상이라는 설명은 쉽게 이해되지 않는 대목입니다.

 

43일 사건

 

위화 지음

조성웅 옮김

296

2010915

문학동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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