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인생 열린책들 세계문학 275
카렐 차페크 지음, 송순섭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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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중국현대문학기행을 함께 다녀온 분이 주신 책입니다. <평범한 인생>은 체코의 국민작가라고 불리우는 카렐 차페크의 작품입니다. <호르두발>, <별똥별>과 함께 차페크의 철학 3부작 소설의 완결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세 소설은 각각 독립적인 줄거리로 이루어져 있다고 합니다. 특히 <평범한 인생>은 어렵지 않으면서도 깊은 울림을 주는 서술로 삶에 대한 물음을 진솔하게 녹여낸 걸작이라고 합니다. <호르두발><별똥별>을 앞으로 읽어보겠습니다만, <평범한 인생>은 공감하는 바가 많았던 책읽기였습니다. 책을 주신 분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 하겠습니다.


<평범한 인생>의 구조는 노신사 포펠씨가 정원을 가꾸는 의사를 찾아와 같은 학교를 다닌 벗의 안부를 묻으면서 시작합니다. 의사는 정원 가꾸는 취미를 함께 나눈 그가 이미 동맥경화증으로 죽었다는 소식을 전합니다. 참 정직하고 양심적인 사람이었다고 하면서 자신의 삶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면서 읽어볼 것을 권합니다.


이 대목은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한 도입부에 해당하며, 1에서 34까지의 단락이 이어집니다. 첫단락은 쪽수를 달리하여 편집을 했는데, 34단락이 끝난 뒤에 포펠씨가 책을 돌려주러 정원에서 의사를 만나는 장면을 줄만 바꾸어 이어낸 것은 아쉬움이 남는 편집이었습니다. 의사는 죽은 이가 자신의 삶을 적은 이유를 우리 집에서 유명한 사람의 전기를 한 권 집어 보더니, 언젠가는 평범한 사람의 전기가 써져야 할 거라더군요.”라고 전합니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정년퇴직한 철도공무원이 남긴 삶은 모두 34개의 단락으로 되어 있는데, 7단락까지는 어린 시절, 8단락은 청소년기, 9단락은 대학생 시기, 19단락까지는 직장과 가정의 평범한 삶을, 20단락에서부터는 다른 자아가 등장하여 갈등을 빚고 33-34단락에서 화합과 합치를 이루는 내용입니다.


평범한 사람도 전기를 남겨야 한다는 점에는 저도 크게 공감하는 바입니다. 젊어서는 특별한 사람이 되겠다는 꿈을 꾼 적도 있습니다만,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그 꿈이 툏색되고 말았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 이른 지금은 그저 평범한 삶을 살아왔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런 삶도 정리를 해보아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글쓰기라는 것도 시작했을 때 끝까지 밀고 가지 않으면 중간이 흐지부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은 하고있는 일도 있고 해서 생각했던 책들을 시작하지 못한 경우도, 시작했다가 시나브로 중단한 경우도 있습니다. 카렐 차페크의 <평범한 인생>은 언젠가는 정리해야할 저의 평범한 삶을 정리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평범한 삶이었다고는 하지만, 철도청에 취직이 되어 역무원으로 시작한 삶은 역장의 눈에 들어 역장의 딸과 결혼을 하고 나이들어 역장이 되었으며 전쟁이 끝난 뒤에는 철도청의 고위관리가 되었다는 점이나, 전쟁 중에는 역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적의 전략물자의 수송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여 전달하는 위험한 일도 불사한 작은 영웅이었습니다. 어찌보면 평범하지 않은 삶이었음에도 화자는 굳이 평범한 인생이었다고 강변하고 있습니다.


친구의 전기를 읽은 포펠씨가 자신의 평범하지 않은 삶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고민하는 것을 본 의사는 전 자신의 내면을 뒤져 보는 일 따위에 쓸 시간이 없습니다. () 다른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추악함을 볼만큼 봤습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똑 같은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 역시 주위에 있는 분들에게 살아가면서 책을 한권 써보는 것도 좋겠다고 자주 권하곤 합니다. 세상에 나왔다는 흔적을 남겨두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어서입니다.


그런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이라면 카렐 차페크의 <평범한 인생>이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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