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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현대문학과의 만남 - 중국현대문학@문화 1
한국 중국현대문학학회 지음 / 동녘 / 2006년 8월
평점 :
펀트래블의 중국현대문학기행을 다녀와 여행기를 쓰고 있습니다. 누리망에서 중국현대문학의 분류에 대한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였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결국 누리망 서점을 통하여 책을 찾아본 결과 생각보다 많은 참고도서를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중국현대문학과의 만남>은 한국 중국현대문학학회에서 2004년 기획하여 2006년에 출간한 책이라고 합니다. 기획의도에 걸맞게 대학생이나 일반독자들에게 쉬우면서도 알찬내용을 담아냈다는 생각에 동의합니다.
이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 중국현대문학사의 큰 흐름’에서는 시기별, 지역별 문학사론입니다. 1920년 이전의 근대전환기, 20년대, 30년대, 40년대, 이어서 사회주의 시기(1949~1976년), 마지막으로 문화대혁명이 끝나고 시작된 신시기, 즉 1980년대의 과도기를 거쳐 1990년대에 이르는 시기의 중국문학의 흐름을 정리했습니다. ‘2부 중국현대문학의 갈래에서’는 시, 소설, 산문 그리고 희곡 등 네 분야에서의 중국문화의 흐름을 정리했고, ‘3부 중국현대문학의 거장들’에서는 루쉰을 필두로 19명의 주요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요약했습니다. 여기에는 통속소설 작가 장아이링, 망명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가오싱젠, 무협소설 작가 진융, 타이완 작가 천인전과 위광중 등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1부에서도 타이완문학과 홍콩문학을 포함시킨 것은 이 지역을 하나의 중국으로 본 것인지 아니면 중화권으로 묶은 것인지는 분명치가 않습니다.
일본근대문학이 서양문학의 전개를 빠르게 받아들여 작가들의 취향에 따라 동인지를 중심으로 다양하게 발전해온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중국 역시 일본 혹은 서양의 근대문학의 영향을 받아 역시 동인지를 중심으로 활동을 해온 것으로 보이지만, 외세에 봉건국가체계가 무너져가던 청나라 말기의 혼란 속에서 좌경화되는 경향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부패한 국민당 정권이 좌경화하는 지식인들을 탄압했던 것이 상황을 악화시켰던 것 같습니다.
결국 공산당이 국민당을 축출하고 정권을 장악하면서 지식인들에 대한 무차별 탄압이 가해졌던 것이 문학의 다양성이 발현되는데 걸림돌이 되었던 것으로 이해합니다. 검열 등을 통하여 통제하는 당의 눈치를 보아야 했던 것같다는 느낌이 남습니다. 심지어는 혁명문학을 발전시켜온 작가까지도 문화대혁명의 시기에 비판받고 탄압을 받으면서 작품활동을 중단한 경우도 많았다고 합니다.
청나라 말기에 변법운동을 주도했던 량치자오는 사상을 계몽하고 사회를 개혁하는 가장 효과적인 글쓰기 방식으로 소설의 역할에 주목했다고 한다. 그리하여 1902년 일본에서 중국 최초의 소설잡지 <신소설>을 창간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정치를 개량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소설계 혁명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안돈다.”라고 역설했다고 합니다.
현대산문에 대한 글에서는 ‘문이재도’라는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문장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은 경구를 발견했습니다. ‘문장에는 도(어떤 가르침)가 실려야 한다.’ 혹은 ‘문장은 도를 싣는 수단이다’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어찌 생각하면 글쓰기를 어렵게 만드는 제약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쓰기는 생각이 자유롭게 풀려갈 수 있어야 한다는 생각에 반대되는 개념이 아닐까 생각입니다.
필자가 영국을 다녀와 여행기를 쓸 때, 같이 일하던 동료 역시 영국을 다녀오면서 쓴 기행시를 인용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산문으로써의 여행기가 적분이라면 기행시는 미분이라는 비유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타이완 시인 위광중(余光中)이 산문과 시를 비유한 대목은 인상적입니다. “산문은 모든 작가의 신분증이고, 시는 모든 예술의 입장권이다.” 그리고 “시는 애인이라 전문적으로 정과 사랑만을 노래하지만, 산문은 아내이기에 주방에도 들어가야 하고 아이들도 돌봐야 한다.(444쪽)” 등입니다.
이 책은 앞으로 쓰게 될 중국현대문학 기행에서 중요하게 인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