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 책방 이야기 - 모험과 사랑, 그리고 책으로 엮은 삶의 기록
루스 쇼 지음, 신정은 옮김 / 그림나무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년 전에 호주와 뉴질랜드를 여행했습니다. 뉴질랜드의 비중이 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런 인연으로 읽은 <세상 끝 책방 이야기>입니다. 책읽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책방에도 관심이 많았던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작가인 루스 쇼는 뉴질랜드 남섬의 피오르드 랜드 국립공원에 있는 마나포우리 호수 남동쪽에 있는 마을 마나포우리에서 자그마한 책방 둘을 경영한다고 합니다.


마나포우리에는 가보지 못했습니다만, 퀸즈타운에서 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길에 마나포우리에서 북쪽으로 불과 21떨어진 테아나우를 지나간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호수가의 작은 마을 풍경이 어떤지는 알 듯도 합니다.


<세상 끝 책방 이야기>은 작가의 자서전입니다. 출생에서 마나포우리에서 작은 서점을 경영하기까지의 삶을 28개 꼭지로 나누어 기록했습니다. 각각긔 꼭지의 이야기는 긴 것도 있고 짧은 것도 있습니다. 그리고 각 꼭지에는 책방 이야기가 덧붙여지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세상 끝 책방 이야기>은 작가와 작가의 책방의 자서전인 셈입니다.


작가가 들려주는 삶은 범상치 않다고 해서는 부족할 듯합니다. 이런 삶을 살아본 사람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그녀가 살아온 발자취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도 있고,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기도 쉽지 않은 그런 내용인데 너무 솔직하게 털어놓은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추지 않고 고해성사 하듯이 적어낸 까닭에 세인들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이 아닐까요? 세상 사람들은 자신이 살아보지 못한 누군가의 삶에 관심을 쏟는 경향이 있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물론 작가의 삶 가운데는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힘든 일도 있었습니다만, 삶의 방향을 바꾸는데 있어 정상적인 사고로 정할 수 없는, 즉 설명되지 않은 행보를 보였던 경우도 있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명쾌한 설명이 없습니다.


책방에 관한 이야기에서는 다양한 책들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책을 읽으면서도 읽지 않는 이상한 방법이라는 제목의 책방이야기에서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 책도 읽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손에 들어온 책은 제가 좋아하든 ,좋아하지 않든 일단 끝까지 읽는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 나오는 아서는 이제 일흔이 넘으니 책이 몇 장 안에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옆으로 치워버리지요. 내가 읽고 싶은 책을 다 읽을 시간도 없고 또 좋아하지도 않는 책을 읽느라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으니까요.(81)”라고 답합니다.


子曰 三人行 必有我師焉 擇其善者 而從之 其不善者而改之(자왈 삼인행에 필유아사언이니 택기선자 이종지오 기불선자이개지니라)라고 했습니다.” 우리말로 옮기면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세 사람이 길을 가면 그 가운데 반드시 나의 스승이 있으니, 선한 것은 가려서 따르고, 선하지 못한 것은 거울로 삼아 고쳐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즉 좋아하는 책은 물론 좋아하지않는 책도 읽어야 배움이 넓어진다는 생각입니다. 즉 좋아하지 않는 책에서도 배울 것이 있다는 생각입니다.


작가의 이야기 가운데는 앞뒤가 맞지 않는 내용도 없지 않습니다. 예를 들면, “아일랜더호를 타고 항해를 하며 몇 달 동안 일기를 계속 섰다. 하지만 몇 년 후 승선한 다른 요크 크루세이더호가 뱅골만에서 침몰하는 바람에 그만 그 일기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승무원이 모두 사망한 대참사였다. 당시 나는 선장이자 선주였던 자의 능력을 믿을 수 없었고 고민 끝에 크루세이더호에서 내렸다. 사고 몇 달 전이었다.(136)” 근무하던 배에서 내리면서 중요한 소지품을 두고 내렸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 부분입니다.


죽어가는 어머니의 곁을 지킨 이야기에서도 조금은 생뚱맞은 대목을 곁들입니다. “극심한 통증과 모르핀 주사가 반복되면서 어머니의 몸은 서서히 쇠약해졌다. 그래도 어머니의 정신은 맑은 상태를 유지했다. 내가 어머니의 손을 잡고 책을 읽어드리면 편안히 지어 보이던 어머니의 따뜻한 미소, 그 미소가 내 마음속에 오롯이 새겨져 있다. 기억이란 의도하지 않더라도 세월이 흐르다 보면 세세한 부분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어떤 사실을 더해지기고, 잊히기도 하며, 다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서서히 진행되던 어머니의 죽음을 곁에서 지켜본 증인으로서 어머니와 함께 보낸 시간을 떠올리면 어머니의 용기와 내면의 강인함이 선명히 떠오른다. (161-2)”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