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의 숲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10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민음사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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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여행기 <설국을 가다(가제)>의 최종고를 출판사에 보내면서 마지막으로 읽기 시작했던 책입니다. 무라카미 하루키를 이야기하는데 아무래도 읽어봐야 할 것 같아서 였습니다. 책을 읽은 느낌은 교정을 보는 과정에서 추가할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유종호교수님이 수필집 과거라는 이름의 외국에 실은 문학의 전락-무라카미 현상에 부쳐에서 학생들의 독서 경향을 알기 위해 필자가 읽어본 바로는 노르웨이의 숲은 고급문학의 죽음을 재촉하는 허드레 대중문학이다. 작품 속에는 온통 죽음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있다. 고교 3년 남학생의 자살을 위시해서 수수께끼 같은 자살이 빈번하다. 또 성적인 문제로 좌절이나 일탈을 경험하는 일탈자들이 많고 성적 호기심을 부추기는 성적인 얘기가 전경화되어 있다. 도발적이고 독자들의 허를 찌르기는 하나 성적으로 격리된 수용소 재소자들이 일상적으로 나눔직한 성의 얘기로 가득 차 있다.”라고 했던 것에서 더하거나 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화자의 정신적 성장을 그려본다는 취지였던 것 같습니다. 히지만 화자를 둘러싼 남성 혹은 여성 등장인물들이 개연성이 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지거나 심지어는 죽기까지 하는 것을 읽으면서 이야기를 끌어갈 힘이 떨어지면 그 인물을 사라지게 하거나 죽게 만든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생겼습니다. 오래 전에 누리사랑방 친구가 쓰는 소설에서 느꼈던 점을 다시 느끼게 된 것입니다.


이야기 속에서 비틀즈의 노래 노르웨이의숲(Norwegian Wood)이 몇 차례 언급되는 것을 제외하고는 노르웨이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왜 노르웨이의 숲이었을까요? 그 무렵 일본에서는 비틀즈의 노래를 노르웨이의 숲으로 소개했다고 하는데, 비틀즈 원곡의 제목은 노르웨이산 목재가구였다고 합니다. 숲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폴 매카트니 역시 회견을 통해 당시 유행하던 저렴한 노르웨이산 가구를 칭한다고 밝혔다고 합니다.


비틀즈의 노래 Norwegian Wood(This bird has flown)의 가사에 꽂힌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도 한때 여자가 있었어/아니면 그녀가 한때 나를 가졌었다고 말해야 할까요?/그녀는 나에게 자기 방을 보여주었다/노르웨이산 목재 좋지 않나요?/그녀는 나에게 머물라고 했어요/그리고 그녀는 만에게 아무데나 앉으라고 하더군요/그래서 주위를 둘러보니/그리고 보니 의자가 없더라구요/나는 양탄자 위에 앉아 시간을 기다리며/그녀의 와인을 마시며/우리는 2시까지 이야기를 했고 그 후 그녀가 말했어요/‘이제 잠자리에 들 시간이야’/그녀는 나에게 일했다고 말했어.아침에 웃기 시작했다/나는 그녀에게 그러지 않았다고 말했어요/그리고 욕조에서 기어서 잠을 잤어요/그리고 내가 깨어났을 때 나는 혼자였어/이 새는 날아갔다/그래서 불을 피웠어요/노르웨이산 목재 좋지 않나요?”


무라카미 하루키는 노래의 가사 내용을 잘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2011년에 펴낸 수필집 무라카미 잡문집에서 오역이란 걸 알고 있었지만 제목이 갖는 중의성이 마음에 들어 제목으로 가져왔다고 했답니다. 또한 노랫말 가운데 ‘She showed me her room, Isn't it good? Norwegian Wood.’이라는 부분에서 ‘Norwegian Wood’‘Knowing she would’로 바꾸어 불렀다면 그녀는 내게 방을 보여줬지. 얘가 대줄 거란 걸 아는 건 좋지 않아?“라고 해석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을 달게 된 배경도 분명치가 않은 것 같습니다. 1988노르웨이의 숲으로 소개되었지만, 별 반응이 없었다고 합니다. 비틀즈의 노래 역시 내용의 저급함으로 방송금지 상태였기 때문이었던 것도 이유였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다가 문학사상사에서 작가의 뜻과는 달리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으로 다시 출간하면서 젊은이들의 관심을 붙드는데 성공했다고 합니다. 1990년대의 시대적 상황이 그렇게 만들었던 것일까요? 역시 시장에 내놓는 책의 성패는 제목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달린 것이 맞습니다.


항공사마다 비행기가 공항에 착륙할 때 특정 노래를 기내에 들려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체코항공의 경우는 스메타나의 교향시 나의 조국 2악장 블타바를 들려줍니다. 그런데 함부르크 공항에 내리면서 비틀즈의 Norwegian Wood(This bird has flown)를 들려주는 비행사가 정말 있는지 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노르웨이의 숲이 시작되는 중요한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이야기의 주제나 전개가 전혀 공감을 주지 못했던 것은 아마도 나이들어 읽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만, 저의 개인적 독서취향을 보건대 젊어서 읽었어도 크게 공감하였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십대 시절 자살한 친구 기즈키의 연인 나오코에게 언제까지나 기억할 거야라고 약속하고는 같은 수업을 듣는 미도리가 나는 살아 움직이는, 피가 흐르는 여자야.’라고 말하자 놓치기 싫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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