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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Q정전.광인일기 ㅣ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5
루쉰 지음, 정석원 옮김 / 문예출판사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루쉰의 <아Q정전‧광인일기>는 펀트래블에서 10월에 떠나는 중국근대문학에 참가해볼 생각으로 읽게 된 책입니다. 루쉰(鲁迅, 1881년-1936년)의 본명은 저우수런(周树人)으로 중국의 문학가, 사상가, 혁명가이자 교육가로 중국 현대 문학의 창시자로 꼽히는 인물입니다.
저장성 사오싱(紹興)의 지주 집안에서 태어났으나 가세가 기울어 어려서부터 고생스럽게 살았습니다. 청년시대에 진화론과 니체의 초인철학, 톨스토이의 박애사상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1898년 난징의 강남수사학당에 입학, 당시의 계몽적 신학문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1902년 졸업 후 일본에 유학, 고분학원을 거쳐 1904년 센다이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하였으나, 문학의 중요성을 통감하고 의학을 단념, 국민정신의 개조를 위하여 문예 활동에 힘썼습니다.
군사학교인 수사학당과 광무철로학당 등에서 공부하였고, 졸업후 관비로 일본에 유학하여 센다이 의학전문학교에 입학하였습니다. 이 무렵 반만주족 단체인 광복회에 가입하였습니다. 수업 중에 간첩혐의로 체포된 중국인이 사형당한 사건에 대한 학우들의 무관심에 실망하여 의학수업을 중단하였습니다. 루쉰이 의학수업을 받았던 경험은 그의 작품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습니다.
당시 친구인 첸시엔동(錢玄同), 즉 진신이(金心異)에게 고국을 철로 밀폐된 방으로, 중국인들을 그 안에 질식해 죽어갈 운명이니 가망이 없는 희망을 담은 소설을 굳이 써야 할까라는 의문을 던졌고, 진신이는 그래도 눈을 뜬 몇 사람이라도 있다면 철로 된 방을 때려 부술 희망이 전혀 없다고 할 수 없지 않겠는가하는 답을 듣고 첫 소설 「광인 일기」를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1909년 귀국하여 교원으로 일하면서 외국소설의 번역과 중국 고전을 연구하다가, 1012년 신해혁명이 일러나자 중화민국 임시정부의 교육부원으로 참가했습니다. 이후 베이징 대학 강사로 일하면서 공산주의 혁명의 청년인력을 양성하였습니다. 그 무렵 중국사회의 현실과 민중정신을 담은 「아Q정전」을 발표했습니다.
문예출판사에서 2001년에 번역하여 소개한 『아Q정전‧광인일기』에는 표제작인 아Q정전, 광인일기을 비롯하여 콩이지, 약, 내일, 작은 사건, 두발 이야기, 풍파, 고향, 백광, 그리고 토끼와 고양이 등 11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습니다.
「아Q정전」은 아퀘이, 줄여서 아Q라는 인물의 인생을 그린 단편소설입니다. 루쉰이 조씨 일가의 아들이었던 슈차이에게 들은 이야기를 바탕으로 썼다고 합니다. 주인공 아Q는 성 밖의 낡은 절간에서 얹혀 사는데, 마을에서 날품팔이를 하고 번 돈을 술과 도박에 탕진하는 인물이다. 툭하면 깡패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아Q가 신해혁명에 숟가락을 얹으려다가 강도사건에 연루되어 하지도 않은 강도짓을 했다고 거짓 자백하면서 사형당하는 결말입니다. 결국 아Q는 짜오가를 털어간 도둑을 잡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진 사람들에 의하여 희생양으로 지목된 것이니, 아마도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는 가볍게 보였던 것이 치명적인 원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작품은 루쉰이 중국 인민들을 계몽하기 위해 쓴 작품입니다. 주인공 아Q는 당시 중국인의 패배 근성, 노예근성을 대표하는 인물로 그려졌습니다. 서구 열강에게 얻어맞으면서도 천조라는 허명에 매몰되어 근대화를 거부하는 청나라의 실태를 비판합니다.
「광인 일기」피해망상증을 앓고 있는 화자의 일기를 통하여 주위 사람이 자기를 잡아먹으려고 노리고 있다고 강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의 관념을 이야기합니다. 구미열강이 몰려들던 청나라 말기의 중국 봉건제도, 사회가족제도, 유교의 위선 등을 싸잡아 비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