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노우에 야스시의 여행 이야기
이노우에 야스시 지음, 김춘미 옮김 / 문학판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최근에 읽은 일본 작가의 어느 책에선가 발견하여 읽게 되었습니다. 1907년에 태어난 이노우에 야스시는 시인이자 소설가로서 중요 문학상이란 문학상은 거의 다 수상한 일본의 국민 작가오 노벨문학상 후보에도 오른 적이 있다고 합니다. 대학에서 미학을 전공하고 마이니치 신문사에 입사하여 종교, 미술, 출판분야에서 기자생활을 하다가 44살에 퇴사하여 여행을 하는 한편 저술활동에 전념했다고 합니다.


그는 여행에서 취재한 것들을 바탕으로 둔황, 오로시야국 취몽담, 공자등의 작품을 썼다고 합니다. 이 책은 네 권의 기행문집 가운데, 유럽 국가들과 미국으로의 여행을 다룬 마지막 편 북에서 유럽으로를 우리말로 옮긴 것입니다. 1960년대에서 1970년대에 걸친 러시아 여행, 로마올림픽 관람기, 프랑스, 스페인 그리고 뉴올리언스, 시애틀 등의 미국 기행문이 포함되었습니다.


여행 이야기를 읽다보면 종교와 미술 등 기자시절의 관심사를 중심으로 여행일정을 짜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대도시는 물론 작은 마을에 있는 조그만 성당과 그곳에서 감상한 그림에 대해서도 적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정은 물론 구경의 대상에 대한 사실확인이 다소 부족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오늘날과는 달리 관련 정보를 얻는 것이 부족했을 당시의 사정으로 인한 한계였을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예를 들면 베네치아는 바다에 떠 있는 도시이므로 운하나 수로 역시 바닷물이 채워져 있기 때문에 홍수를 만난 도시라고 비유하는 것이 적절치 않나 싶었습니다. 기원전 1세기경에 만들어졌다는 파도바에 있는 식물원이 관상용으로는 유럽 최초의 식물원이라고 적은 부분도 사실과 다른 점이 있어 보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서는 1545년에 파도바(Padua, Padova)에 세워진 세계 최초의 식물원이다.’라고 소개되어 있지만, 구글의 인공지능검색을 해보면, 유럽 최초의 식물원으로 1545년에 설립되었으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원 중의 하나로 꼽히며, 과학 연구와 교육 목적으로 설립되었다고 나옵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설립된 피사의 식물원과 유럽 최초의 자리를 두고 다투고 있다고 합니다.


플라멩고춤에 관해서도 원래 아랍인들이 긴 창과 방패, ‘위대한 알라선에 드리는 기도와 함께 스페인으로 갖고 들어온 춤이다.(133)”라고 소개하지만, 나무위키에 따르면 “(플라멩고는) 안달루시아 지방에서 유래한 춤(Baile), 노래(Cante)와 기타(Guitarra) 세 파트로 구성된 민속예술이다. 플라멩코의 노래는 16세기경 집시, 무어인, 유대인, 토착 안달루시아인들의 문화가 융합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라고 설명합니다.


전체적으로는 찾아간 지역과 구경거리에 대한 두루뭉술한 설명과 함께 감상한 소감이 곁들여지는데, 일본의 것과 비교하는 습관이 있는 듯했습니다. 그의 감상 소감이 독특하다고 느껴졌던 부분은 파리의 거리에 관한 것이 있습니다. “추위가 닥치자 파리의 거리는 아름다워졌다. () 잎사귀가 없어진 가로수가 아름다워졌다. 파리의, 이 계절의 아름다움을 한 마디로 말한다면 파리를 메우고 있는 나무숲의 아름다움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115-116)”라고 했습니다. 파리의 가로수들은 끔찍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잘라져 있는데 그것도 잎을 다 떨구고 앙상한 가지만 남은 가로수를 보면서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습니다.


몽파르나스 극장에서 아누이의 <베켓>을 봤지만 재미없었다. 재미있었던 것은 오페라 극장에서 본 <카르멘>.”이라는 대목이나 베를린의 국립오페라극장에서 <나비부인>을 보고서 나는 베를린의 남녀가, 머나먼 이국의 게다가 시대도 다른 동양의 한 창부의 처지를 동정해 우는 모습이 이상하게도, 그러나 또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극히 자연스럽게도 느껴졌다.(166)”라는 대목도 이해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세초의 여행자의 여행기를 읽어볼 수 있었던 것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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