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확장 - 길 위에서 행복 채굴하기
나승유 지음 / 미다스북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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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해외여행을 다녀오면, 여정을 통하여 보고 들어 배운 것들을 정리해오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들의 여행에도 관심이 많아지기 마련입니다. 그들의 여행은 물론, 그 여행을 어떻게 글로 담아냈는지가 궁금한 이유는 제가 정리하고 있는 여행기에 변화를 줄 무엇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여행의 확장>길 위에서 행복 채굴하기라는 부제가 눈을 끌었던 것 같습니다. ‘여행을 계획하며라는 제목의 서문에서 보면 이 책에 담고 싶은 생각을 담았을 것으로 보이지만 여행을 통하여 행복을 어떻게 채굴해냈는지 분명치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우선 저자가 다녀온 해외여행지로, 히말라야를 시작으로 동북아, 그것도 몽고와 러시아 그리고 중국의 북쪽 변두리 지역을 돌아보는 여행이 이어지고, 아프리카를 거쳐 순다열도로 마무리됩니다. 모든 여행들이 저자와 아내 두 분이서 여행사의 도움 없이 자유여행으로 다녀오셨다고 하는데, 일정을 보면 이동하고 잠깐 구경하고 또 이동하여 잠깐 구경하는 방식인데 여정의 큰 틀을 정해놓고 현지 사정에 따라 일정을 수정하는 방식이었던 것 같습니다. 현지 사정을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을 것 같습니다. 저 역시 요즘은 여행사의 상품을 비교해보고 정하고 있습니다만, 미국에 있을 때는 한 달 정도 준비한 끝에 여정의 큰 틀을 정하고 숙소는 현지에서 정하는 방식으로 여행을 한 적이 있어서 충분히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첫 번째 희말라야 트레킹을 떠나게 된 계기가 TV에서 동창들끼리 네팔을 여행하는 모습을 보고, 누리망 정보를 찾아보았더니 초보자도 가능할 듯하여 떠나기로 했다는 시작을 보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정말 용감한 분들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습니다. 그것도 우기에 떠났다는 것인데, 전체 여정에서 만난 사람들이 손으로 꼽을 정도여서 숙소를 정한다거나 하는 어려움은 없었지만, 일정의 대부분을 빗속을 걷거나 히말라야의 명산들이 구름에 가려져 제대로 된 모습을 볼 수 없었다고 하니 아무래도 여행 시기를 정하는데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여행을 도와주는 현지 안내인과도 동행하는 것이 아니라 저녁에 숙소에서 만나는 방식을 취한 것도 위험천만한 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길이 일방통행이라서 어려움이 없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고산에서 무슨 일이 생길 수도 있지 않을까요? 산을 경외하라는 산악인들의 말씀이 공연한 것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에게 명상과 참선을 위한 적절한 장소는 공기가 희박한 고산 준봉이 아니라 번잡한 도심 한가운데 있는 나의 아파트임을 깨달았다고 적은 대목을 읽으면서 해외여행은 이것으로 끝일까 싶었던 것인데, 비슷한 방식의 여행이 이어지는 것을 보고 의외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히말라야를 걷다보면 현지 안내인이 가리키는 에베레스트산이 우람하게 솟은 산봉우리에 묻혀 더 낮은 작은 봉우리처럼 보이더라는 대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시각인식의 한계로 인한 착각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어려운 것은 산 높이의 파악만이 아니다. 우리의 대인 관계에서도 수많은 오해와 착각이 있다.그렇기에 심각한 오류를 극복하여 조금이라도 진실에 접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39)”라고 한 대목이 작가가 말하는 길 위에서 채굴한 행복인가 싶었습니다.


앞서 얘기한 동북아 여행도 아내분이 TV교양편성에서 본 그랜드 투어를 따라가는 여행이었다고 합니다. 아내분이 내놓은 동그라미에 가까운 경로가 빨간색으로 표시된 지도를 가지고 여정을 짰다고 합니다. TV의 여행 편성은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는 곳을 보여주기도 합니다만, 현지인들의 삶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으로 오지를 선택하여 보여주는 경우도 있는데, 그런 오지에서 어떤 행복을 찾을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1부 여행의 확장에 이은 2부 일상의 확장은 맥락이 어떻게 연결되는지가 궁금해졌습니다. 순서를 바꾸어 일상에서 해외여행으로 확장되는 방식으로 정리가 되었더라면 어땠을까 싶기도 합니다. 어떻든 여행에 관한 색다른 주제 한편을 읽은 것으로 정리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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