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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가분하게 산다 - 몸과 마음까지 깔끔하게 정리하는 일상의 습관
오키 사치코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7년 10월
평점 :
40대 무렵에 나이 들어 잘 살기 위한 방법을 고민해보았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 방법들을 책으로 만들어보려고 준비를 시작했지만 막상 글로 옮겨 책으로 만들 정도까지는 이루어내지 못했습니다. 지금도 아쉬워하는 부분입니다. 노후대책은 젊어서부터 제대로 해야 했는데 중도에 포기한 느낌이 들어서입니다.
청소업을 창업한 일본의 오키 사치코씨가 쓴 <홀가분하게 산다>를 읽게 된 것도 어쩌면 나이 들어 어떻게 사는 것이 좋은지를 배우겠다는 생각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나이 들어서도 건강하고 풍요로운 인생을 살기 위한 비결은 일상 속의 습관에 있다’고 말합니다. 즉,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않고,, 불필요한 것을 지니지 않고, 단순하고 간편하게 살아간다는 것. 무슨 일이든 단순하게 생각하고 행동하면 나를 둘러싼 세계가 바뀌고 눈앞에 충실하고 밝은 인생이 펼쳐져 몸과 마음이 스트레스에서 해방’된다고 합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말하는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작은 습관들은 살아오면서 실패한 경험에서 배운 것들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그런 습관들을 모두 4개의 장으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1장은 지금 이대로도 괜찮아요, 2장은 지금을 성심껏 사는 습관, 3장은 물건을 줄이는 습관, 그리고 4장은 생활의 달인이 되는 습관 등입니다. 읽어보면 대부분이 쉬운 일이지만 막상 따라 하려면 쉽지 않은 구석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조그만 일에도 화가 솟구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내 잊어버리긴 합니다만, 그 순간에는 무언가 일을 저질러야 속이 시원할 것 같지만 결국은 참게 됩니다. 저자는 ‘웃고, 울고, 화내자!’라는 제목의 글에서 웃고, 울고, 화를 내면 스트레스가 사라진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그 표현이 재미있습니다. ‘과장스럽게 소리 내어 울어도 스트레스가 눈물과 함께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고 한다.’라고 했는데 정말 과학적 근거가 있는 말인지 의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슬픔을 극복한다.’라는 글에서는 ‘나이가 들수록 이별의 슬픔이 점점 깊어지는 듯하다.’라고 적었습니다. 사실은 살아오면서 다양한 이별을 겪어왔기 때문에 나이가 들게 되면 이별에도 대범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됩니다. 아무래도 저자는 저와는 약간 결이 다른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젊어서는 체육관에 나가는 일도 회원가입만 했지 이래저래 핑계를 대고 나가지 않았던 것을 반성(?)하면서 나이가 들어서는 적어도 주3회는 반드시 나가기로 했다고 합니다. 저도 금년 1월에 체육관에 등록을 하고 운동을 시작했습니다만, 적어도 일주일에 6번 이상 나가고 있습니다. 그만큼 근육도 붓고 피로한 느낌이 사라지는 것을 느끼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죽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도 나름 죽음에 대하여 생각을 많이 한다고는 합니다만, 어떻게 죽음을 맞을 것이라는 구체적인 생각을 완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저자가 말하는 “인생의 마지막 날에 ‘무엇이 제일 좋았니?’라고 물으면” 어떤 말을 할까 지금부터라도 고민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자가 청소업을 하고 있기 때문인지 청소와 관련된 많은 습관들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물론 습관적으로 자연스럽게 청소를 하는 것도 좋습니다만, 청소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다면 오히려 정신적으로 압박을 많이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적당하게 어지럽힌 상태에서 무심하게 살아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입니다.
쉽게 말하면 공감하는 부분도 많았지만, 과연 그럴까 싶은 부분도 없지 않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