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수요일의 편지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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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구마모토 현의 남쪽 해안에는 주민이 5천 명 정도 되는 츠나기 마을이 있습니다. 1984년부터 진행해온 녹지와 조각이 있는 도시 개발이라는 흐름에 따라 2001년 츠나기 미술관이 개관하였습니다. 츠나기 마을에는 바다 위의 초등학교로 알려진 아카사키 초등학교가 내진 문제 등으로 3년전 폐교된 상태로 있었습니다.


2013619, 미술관은 아카사키 초등학교에 아카사키 수요일 우체국(赤崎水曜日郵便局)을 개설하였습니다. 이 마을에서 영화를 촬영한 적이 있는 토야마 쇼지 감독을 우체국장으로 초빙하고, 예술가 등 실행위원이 우체국 운영에 참여하였습니다. 우체국은 전국 곳곳에 사는 사람들이 수요일에 쓴 편지를 이곳으로 보내면 우체국의 실행위원들이 나누어 읽고 편지를 보낸 다른 사람들에게 전해준다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우체국이 개설되고 3년 동안에 5천 여 통의 편지를 우체국에서 처리했다고 합니다.


<치유를 파는 찻집>으로 알게 된 모리사와 아키오 작가는 수요일 우체국을 연결고리로 한 소설 <수요일의 편지>를 발표하였습니다. 출판사의 요약에 따르면 바쁜 일상을 보내며 저마다의 이유들로 마음이 지친 사람들이 수요일에 편지를 써서 우체국으로 보내면 낯선 누군가의 일상을 담은 편지가 온다는 것입니다.


<수요일의 편지>에는 여러 사람들이 등장하지만 수요일의 우체국에 편지를 보낸 두 사람과 우체국의 실행위원 한 분이 등장합니다. 첫 번째 이야기에 등장하는 주부 이무라 나오미는 직장과 시부모와의 관계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직장생활을 하는 이마이 히로키는 인생행로를 바로 잡아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우체국의 실행위원 미쓰이 겐지로 삶을 의지하던 딸이 꿈을 이루기 위해 도시로 떠날 생각을 하고 있어 고민입니다.


나오미씨의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일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날그날 가슴속에 생긴 마음의 독을 일기에 솔직하게 적어두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오미에게 일기를 쓰는 행위는 마음을 정화(淨化)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저 역시 중학교 때 시작한 일기를 대학까지 썼다가 버렸습니다만, 최근에 수술을 받게 되면서 다시 일기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그날그날 한 일들과 생각을 조금씩 적어두고 있습니다. 벌써 20개월이 되고 있습니다.


나오미의 친구 이오리가 건네는 기억해둘만한 좋은 말 세 가지가 눈길을 붙잡았습니다. 1. 자신에게 거짓말하지 않는다, 2.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주저 없이 한다, 3. 남을 기쁘게 하면 자기도 기쁘다 등입니다. 하지만 나오미는 자신이 꿈꾸었던 하루를 써서 수요일 우체국에 보냈습니다.


두 번째 등장하는 이마이 히로키는 그림책 작가를 꿈꾸었지만 회사에 매여 그만두지 못하는 봉급쟁이입니다. 히로키는 자신이 당면하고 있는 현실을 있는 그대로 써서 우체국에 보냈습니다.


세 번째 등장하는 미쓰이 겐지로는 어부였습니다. 그런데 쓰나미가 몰려와 어선과 멍게 양식장을 쓸어간 것도 부족해서 아내 사오리까지 잃고 말았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이던 딸 리오가 고등학교 졸업반이 되면서 진로를 고민하는 것을 전해 듣고 딸의 미래에 걸림돌이 될까 걱정합니다. 그런 겐지로는 우체국에 도착한 수요일의 편지 가운데 나오미와 히로키의 편지를 서로 교환하여 보내줍니다.


서로의 편지를 교환하여 읽은 나오미와 히로키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읽고 용기를 내어 꿈꾸었던 일을 시작하게 됩니다. 나오미는 빵을 만들게 되고 히로키는 만화를 그리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일이 수월하게 풀리지는 않습니다. 나오미는 남편이 먼저 하고 있는 일을 접고 꿈꾸던 일을 시작하겠다고 하면서 남편의 꿈을 지원하게 되지만, 히로키는 회사를 그만두고 만화를 그리기 시작합니다. 그런가 하면 젠지로는 딸의 미래를 위해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밝히게 됩니다.


모리사와 아키오의 작품을 읽다보면 연결되는 부분을 많이 발견할 수 있습니다. <수요일의 편지>에서는 <치유를 파는 찻집>에 등장했던 카키가 히로키의 부인으로 등장하고, 바닷가 찾집 이야기도 등장합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세 사람의 주인공은 앞서 적은 중요한 일 세 가지에 충실하여 좋은 결과에 도달한다는 점에서 세 가지 중요한 일을 따라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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