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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모든 것이 변했다 (출간 10주년 기념, 그 후 이야기 수록, 개정판) - 암, 임사체험, 그리고 완전한 치유에 이른 한 여성의 이야기
아니타 무르자니 지음, 황근하 옮김 / 샨티 / 2022년 3월
평점 :
지난 해 암으로 진단을 받은 뒤로 악성종양으로 진단을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습니다. 호지킨 림프종으로 진단을 받았다는 인도 여성의 치유경험을 적은 <그리고 모든 것이 변했다>도 같은 이유로 읽게 되었습니다.
지난 해 북인도를 여행하면서 인도 사람들의 삶에 대하여 관심을 가질 기회가 있었기 때문에 특히 인도의 전통에 대한 앞부분의 내용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인도에도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책은 싱가포르에서 태어나 줄곧 홍콩에서 살아온 인도여성이 호지킨 림프종으로 진단을 받은 뒤에 인도와 중국의 전통의학에 의지하여 치료를 해오다가 말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병원에서도 치료할 수 없다고 손을 든 상태에서 지내다가 혼수상태에 빠져 다시 병원으로 옮겨졌던 것인데, 이때 그녀는 임사체험이라고 주장하는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는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뒤로 갑자기 증상이 호전되면서 완치판정을 받기에 이르렀다는 것입니다.
책의 앞부분은 성장과정과 결혼하기까지의 과정을 간략하게 소개하였습니다. 아직까지도 인도에서는 여성이 가정을 지키는 현모양처의 역할이 요구되는 모양입니다. 하지만 이 책의 주인공은 가정에 안주하기보다는 세상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하는 진취적인 성향이었던 모양입니다.
문제의 호지킨 림프종은 몇 살이 되었을 때인지는 분명치 않으나 결혼하고서 7년 뒤에 진단을 받게 되었습니다. 병기는 2A단계였다고 합니다. 병원에서는 항암요법과 방사선치료를 추천하였지만 환자는 치료를 거부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악성종양으로 진단받은 친구와 남편의 처남이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고통을 겪다가 결국 죽음에 이르렀기 때문에 그와 같은 결정을 내렸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호지킨 림프종 2A단계의 환자의 경우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경우에 5년 생존확률이 90~100%에 이를 정도로 치료법이 정립되어 있는 암입니다. 항암치료 역시 암종의 종류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치료가능성이나 부작용도 다를 수밖에 없는데 이 환자는 자신의 암에 대한 인식이 충분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 분이 선택한 치료는 인도로 돌아가서 인도전통의 요가와 아유르베다에 근거한 치료를 받고 건강이 훨씬 좋아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홍콩으로 돌아와서는 이번에는 중국의 전통의학에 따른 치료를 받으면서 병원에는 다니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결국은 최초 진단을 받고서 4년만에 암은 말기에 이르게 되었고 병원에서도 더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고 하였습니다.(말기에 이른 경우에도 적극적인 치료로 5년 생존율이 85%라고 하는데 이해되지 않는 점입니다)
결국은 혼수상태에 빠졌고, 큰 병원으로 실려 갔다고 합니다. 혼수상태에 빠졌다고는 하지만 심장은 자발적으로 뛰고 있는 상태였다고 하는데, 이때 저자는 임사체험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임사체험이라고 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사뭇 다른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환자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이 주고받는 대화와 행동하는 것을 인식하는 것은 물론 수천㎞ 떨어진 곳에 있는 사람의 행동, 심지어는 우주의 변화까지도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아마도 이런 것들은 혼수상태에서 깨어난 뒤에 들었던 것을 종합하여 책에 정리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더욱 놀라운 점은 혼수상태에서 돌아온 환자가 순식간에 암종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의학논문에 따르면 호지킨 림프종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치유가 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 분 역시 그런 사례의 하나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임사체험이라고 하는 것도 일종이 깨달음, 영양의 섭취가 극도로 불량한 탓에 신체상태가 극도로 저하된 상황에서 벌어진 변화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영양섭취가 불량한 까닭에 암세포도 영양을 얻지 못해 사멸되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와 같은 현상은 특별한 누군가에게서만 일어날 수 있는 특이한 현상으로 다른 환자에게서도 일어날 수 있다고 일반화하는 것은 지극히 위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 역시 처음부터 항암요법과 방사선치료를 받았더라면 완치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병식이 없는 관계로 죽음 목전까지 스스로를 몰아넣은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