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티카 : 시칠리아 에디션 D(desire) 13
이레네 카오 지음, 이현경 옮김 / 그책 / 2017년 2월
평점 :
절판


시칠리아 여행을 앞두고 있어 시칠리아에 관한 책을 골라 읽고 있습니다. <에로티카>라는 자극적인 제목도 눈길을 끌었지만, 굳이 시칠리아라는 이름에 더 끌렸다는 변명을 해봅니다. <에로티카-시칠리아>는 베네치아, 로마에 이은 삼부작의 마무리편입니다. 시칠리아 여행을 준비하느라 고른 책읽기였기 때문에 베네치아와 로마 편은 아직 읽기 전입니다.


사실은 서점에서 책장을 넘겨보면서 성애를 나누는 장면의 묘사가 꽤나 자극적이었기 때문에 들었다 놓았다는 반복했습니다만, 그래도 시칠리아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읽을 수 있을까하는 호기심 때문에 결국은 고르게 되었습니다.


<에로티카> 3부작은 이탈리아 작가 아레네 카오의 등단 작품인 것 같습니다. 베네치아 대학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하고 지중해 지역 고고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합니다. 그리고는 광고와 영화, 출판 등 다양한 직종을 전전하면서 소설을 쓰고 있었다고 합니다. <에로티카>를 쓰게 된 배경으로는 2012년 미국에서 출간된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가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키면서 같은 분위기의 소설을 쓰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 작가가 향수가게의 점원으로 일하던 중에 이탈리아의 대형 출판사 리촐리게서 출간을 제안했다고 합니다.


<에로티카-시칠리아>에서는 레오나르도와 헤어진 뒤에 여주인공 엘레나가 절망에 빠져 자신을 포기한 듯 방탕한 생활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첫 장면은 클럽에서 만난 남자와 엘레나가 주도권을 쥔 가학적인 성애를 나누는 장면입니다. 함께 일하는 친구인 파올라의 집에 얹혀사는 형편인데도 직장일도 제대로 하지 않을뿐더러 살고 있는 방도 제대로 관리하지 않는 상황으로 친구인 파올라가 참 대단하다고 생각할 정도입니다. 뜨겁게 사랑을 나누던 연인이 헤어진 뒤에 원치 않은 이별을 한 쪽의 삶이 무너지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되는데, 엘레나가 바로 그런 상황인 듯합니다. 이렇듯 하룻밤의 돌발적인 성애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는 것도 아닙니다.


엘레나가 얼마나 형편이 없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이어집니다. 아주 가까운 친고 가이아가 고향인 베네치아에서 사이클 챔피언 벨로티와 결혼을 하게 되고 엘레나가 증인을 서게 되었습니다. 문제는 결혼식 전날 평소 알고 지내던 연하의 마르티노가 베네치아에 왔다고 연락을 해옵니다. 엘레나는 마르티노를 위하여 베네치아의 미술관을 함께 돌면서 설명을 해주고는 자신의 집에서 저녁을 먹게 됩니다. 그리고는 두 사람 사이에서 갑자기 불꽃이 튀면서 사랑을 나누게 됩니다. 엘레나로서는 모처럼 흡족한 그런 성애였기에 너무 몰입을 했던 것 같습니다. 결국 가이아의 결혼식 날 아침에 늦잠을 자는 바람에 가이아의 결혼식에 늦고 말았습니다. 게다가 피로연에서 말실수까지 겹치면서 친구와도 등을 돌리는 상황이 되고 말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기면서 엘레나의 삶도 최악의 처지에 몰리고 말았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레오나르도의 아내 루크레치아가 찾아와 다툼이 일고 예상치 못한 교통사고를 당하게 됩니다. 이 사고가 전화위복이 되어 레오나르도가 병원에 찾아와 엘레나를 간병하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회복되는 계기가 마련됩니다.


이야기의 배경이 로마에서 베네치아를 거쳐 시칠리아로 옮겨가게 됩니다. 레오나르도가 고향집으로 가서 요리에 관한 책을 쓰려고 하는데 동행하자고 제안한 것입니다. 그런데 시칠리아 본섬이 아니라 시칠리아의 북쪽 해안에 흩어져 있는 섬들 가운데 가장 북쪽에 있는 스토롬볼리섬입니다. 이 섬도 화산섬이라고 합니다. 저의 시칠리아 여행에서는 눈으로 볼 수도 없는 섬이라고 이 책이 여행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스트롬볼리에도 활화산이 있는데 현지에서는 이 화산을 이두라고 부른다는 정도. 그리고 스트롬볼리의 아름다운 풍경에 대한 서술이 눈에 잡힐 듯 설명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스트롬볼리에서의 생활을 통하여 레오나르도와의 성애적인 관계도 회복함에 따라 엘레나도 일상을 회복하게 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