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크래프트 전집 4 러브크래프트 전집 4
H. P. 러브크래프트 지음, 정진영,류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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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다녀온 북인도 여행의 기록을 정리하고 있습니다. 바라나시에 있는 사르나트는 석가께서 처음 대중들에게 설법을 행하신 장소입니다. 사르나트의 불교 유적에 관한 사항을 정리하면서 보니 위키피디아에서 미국 작가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의 단편 이름 없는 도시사나스에 찾아온 운명을 인용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확인해보기 위하여 그의 단편들이 실린 <러브크래프트 전집4>를 읽게 된 것입니다.


러브크래프트가 1921년에 발표한 단편 이름 없는 도시의 다음 대목을 인용했습니다. “인류의 유년시절 나르 땅에 세워져 있었다던 멸망한 도시 사나스와 인류 세기 이전에 만들어졌다던 회백색의 석조 도시 이브를 떠올려보았다.(202)” 작가는 아라비아 사막의 외딴 곳에 있는 무너지고 흔적도 사라져버린 이름 없는 도시를 보고서 사나스와 그 이전에 존재했다는 도시 이브를 떠올렸다고 말합니다. 사나스와 이브에 관해서는 1920년에 발표한 단편 사나스에 찾아온 운명에서 자세하게 설명을 한 바 있습니다.


화자는 아라비아의 사막에 있는 멸망한 도시의 유물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한밤에도 가보게 되었나 봅니다. 그 대목을 보면, “나는 인적이 끊긴 고적한 불면의 밤을 지켜왔던 이 유적이 지나온 유구한 세월을 생각하며 전율에 몸을 떨었다. 느닷없이 터진 예리한 두려움, 바로 내가 차디찬 달빛 아래 섬뜩한 계곡과 이름 없는 도시를 처음 본 순간 이래 간가니 사로잡혔던 공포가 다시금 찾아왔다.(215)”라고 적었습니다.


물론 아라비아 사막에 있다던 멸망한 도시는 물론 사나스와 이브 역시 작가가 창조해낸 가공의 도시입니다. <러브크래프트 전집4>에 실려 있는 수많은 단편들은 세계 곳곳에 흩어져 있는 장소에서 벌어진 기담과 괴담을 이야기합니다. 물론 동아시아 지역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중국에도 수많은 기담과 괴담이 전해오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작가는 아직 들어본 적이 없는 모양입니다. 인도의 경우는 영국의 식민지배를 통하여 서구에 어느 정도 알려진 것들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러브크래프트 전집4>에는 모두 36편의 단편들을 수록하였습니다. 단편들의 길이는 다양해서 기억처럼 두쪽 분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부터 위치하우스에서의 꿈처럼 56쪽에 이르는 것도 있습니다. 여기에 실린 단편들은 고딕계열의 공포 환상 소설에서부터 풍자 소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하워드 필립스 러브크래프트 (Howard Phillips Lovecraft)는 미국의 공포, 환상, 과학 소설 작가로 에드거 앨런 포와 함께 공포문학의 아버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의 작품을 읽으면서 악마적 내용을 담았다는 천년의 금서 네크로노미콘이나, 해저에서 부활을 기다리는 사악한 신적 존재 크툴루등의 정체가 궁금했는데, 이들은 작가가 창조한 신화적 개념이라고 합니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에서는 미지의 괴생물체가 사람들을 공격하여 피해를 입힌다거나 연금술을 통하여 영생을 얻었다는 등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등장합니다. 특히 과학적 사고를 통하여 이해하려기보다 중세의 마녀사냥처럼 이해되지 않은 현상에 대하여 무한한 공포감을 키워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악마적인 존재에 대하여 이야기하면서 상대적이라 할 천사에 대해서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악마든 천사든 실체가 없는 존재는 믿지 않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런 종류의 이야기들은 시간을 보내기 위한 목적으로도 읽기조차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유년시절의 기억에 관한 이야기가 두어 곳에서 다루어지고 있는데, 정리하고 있는 유년시절에 대한 글에서 참고할 부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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