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인 이야기 4 - 율리우스 카이사르 (상)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4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199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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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짬이 읽는 까닭에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 <로마인 이야기>입니다. 율리우스 카이사르를 중심으로 한 로마 공화정 시절의 이야기를 다루었습니다. 아무래도 카이사르를 중심으로 하다보니 그가 태어난 기원전 100년부터 유년시절(BC100~BC94), 소년시절(BC93~BC84), 청년시절(BC83~BC70), 장년시절(BC69~BC61), 중년시절(BC60~BC49), 노년시절(BC49~BC44), 그리고 그가 브루투스 일당에 의하여 암살을 당한 기원전 44315일을 전후로 한 로마공화정의 사회적 분위기(BC44~BC42), 그리고 그의 사후에 벌어졌던 안토니우스와 옥타비아누스 사이의 내전(BC42~BC30)의 결과까지 다루었습니다.


원로원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공화정 시절의 로마에서 요직에 오른 사람들은 대부분 명문귀족 가문 출신이었다고 합니다. 물론 세월이 흐르면서 흙수저 출신도 요직에 오를 수 있었지만, 금수저출신들은 그만큼 기회가 많았던 것입니다. 카이사르의 율리우스 가문은 로마를 건국한 로물루스의 어머니가 속한 알바롱가문의 유력자였으니 명문귀족이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그의 대에 이르렀을 때는 그리 주목받는 가문은 아니었던가 봅니다.


카이사르는 카르타고 말로 코끼리를 의미한다고 합니다. 율리우스 가문의 한 인물이 포에니 전쟁에서 전공을 세워 카이사르라는 별칭을 얻었는데, 이 별칭이 가문의 이름으로 굳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그런만큼 카이사르는 탄생에서 청년시절까지 평범한 로마 귀족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것입니다. 그야말로 시절을 만날 때까지 기다려야 했던 대기만성형의 천재였던 모양입니다. 다만 카이사르의 어머니 아우렐리아가 학자 집안 출신으로 공직에 오를 수도 있는 자식을 위하여 교육에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것입니다. 천재도 무위도식해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는 없기 때문에 당연히 스스로를 갈고 닦는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것입니다.


카이사르는 31세에 이르러서야 회계감사관에 선출되었습니다. 무급이지만 명예로운 경력의 출발선에 서게 된 것입니다. 이 무렵 그는 막대한 빚을 지고 있을 정도로 나름대로의 투자를 아끼지 않았던 것인데 그런 노력이 37세에 종신직인 최고제사장에 선출되는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40살이 되던 해에 먼 에스파냐의 총독으로 부임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로마의 정치판에 뛰어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북쪽 국경을 불안하게 하던 갈리아 부족과 게르만 부족을 평정하기 위하여 BC58년부터 BC51년까지 8년 동안 갈리아 지역에서 전투를 이어갔습니다. 그가 남긴 <갈리아 전쟁기>는 뛰어난 문장으로도 손꼽히는 명작으로 지금까지도 널리 읽히고 있다고 합니다. 작가는 <갈리아 전쟁기>를 토대로 카이사르의 행적으로 꼼꼼하게 정리했습니다. 카이사르가 갈리아 지역을 평정하여 로마의 영토로 편입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원로원은 그를 로마 정치에서 배제하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포에니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힘이 원로원을 중심으로 신속하고 일사불란한 의사결정에 있었음은 분명하지만, 그런 과정을 거치면서 원로원의 힘이 비대해지고 귀족과 평민 사이의 힘의 안배를 해치는 지경에 이르러 개혁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카이사르가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카이사르는 크라수스를 고리로 하여 폼페이우스와 삼두체제를 성립시켜 로마 공화정의 핵심으로 자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로원의 견제는 끊이지 않았고, 결국 갈리아 전쟁에 동원했던 군단을 이끌고 로마로 진군하여 정적을 제거하게 됩니다.


결국 카이사르가 이루지는 못했지만 그가 구상했던 것처럼 그의 사후에 공화정이 무너지고 제정으로 넘어갈 수 있었던 것을 보면 카이사르의 선견지명이 로마의 세계 지배를 이어갈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던 셈입니다.


그가 남긴 명문장으로 루비콘 강을 건너 로마로 진격할 때의 주사위는 던져졌다라든가 소아시아의 폰토스 왕 파르나케스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뒤에 했다는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VENI, VIDI, VICI)’, 그리고 원로원에서 브루투스의 칼에 찔리는 순간에 브루투스, 너 마저등을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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