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삶은 흐른다 (워터프루프북) 세트 - 전2권 - 도서 1, 2권 (분권) + PVC 파우치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이주영 옮김 / FIKA(피카)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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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기억이 나지 않는 어느 책에서 발견하고 읽어보기로 한 <모든 삶은 흐른다>입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찾을 때는 너무 얇아서 정말 책이 맞아 싶었습니다. 손이 큰 사람은 손안에 들어올 것 같다고 이야기할 정도입니다. 게다가 두 권이나 됩니다. 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1권과 2권의 쪽이 이어져 159쪽에 이릅니다. 누리망 서점의 자료를 찾아보니 합본된 책도 따로 나와있습니다. 두 권으로 나누어 만든 이 책은 일반 종이가 아니라 돌로 만들어진 미네랄페이퍼로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물에 젖으면 뒤틀리는 종이책과 달리 미네랄페이퍼로 제작된 책은 변형되지 않기 때문에 수영장이나 욕조에서도 읽을 수 있다고 합니다.


작가가 한국어판 서문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이 책은 한창 사는 것이 우울했을 때 썼다고 합니다. 살면서 위로가 가장 간절했던 시기였는데, 바닷가, 수영, 다이빙, 배 등 바다에 얽힌 기억을 떠올리면서 위로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때 인간의 조건에 깃든 신비함을 밝힐 때 은유법을 사용하는 철학자들이, 특히 바다를 은유적으로 많이 사용한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이 바다가 모든 악을 씻는다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예로 들었습니다.


모두 세 부분으로 되어 있는데, 처음에 파도(vague)라는 소제목 아래 8꼭지의 글을, 이어서 밀물(maree haute)라는 소제목 아래 7꼭지의 글을 그리고 썰물(maree basse)라는 소제목 아래 9꼭지의 글을 담았습니다. 모두 24꼭지의 글은 바다, 밀물과 썰물, 무인도, 상어, , 등대, 바닷가, 방파제, 빙하, , 깃발 등 바다에서 만날 수 있는 사물과 현상을 비롯하여 난파, 해적질, 항해, 헤엄, 선원 등 인간이 바다에서 할 수 있는 일을 주제로 잡았습니다.


첫 번째 글 바다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넓고 싶은 바다를 대양이라고 부르고, 우리는 때때로 그곳으로 떠나기를 꿈꾼다. 대양으로 가고자 할 때 우리는 그야말로 커다란 결심을 해야 하고, 새롭게 시작될 뭔가를 찾아 그곳으로 출발한다. 단순히 현재를 살고 있는 땅을 떠나는 것이 아니다. 현재 소유하고 있는 것을 내려놓고 익숙한 모든 것을 떠나 더 멀리 넓은 세상으로 향하는 출발이다.(20)”


그런가 하면 바다를 인생에 비유했습니다. “인생은 멀리 떠나는 항해와 같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이라는 항해를 제대로 하려면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26)”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인생은 멀리 바라보는 항해와 같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이라는 항해를 제대로 하려면 상상력을 마음껏 활용해야 한다. 그래야 답답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미 사람들이 지나간 고속도로를 그대로 가지 말고 나만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보자.(53)”고도 하였습니다.


이런 대목도 마음에 새겨보려 합니다. “바다는 파도가 오지 않도록 막거나 무리하지 않는다. 바꿀 수 없는 건 바꾸려 하지 않고, 다가오는 건 그대로 받아들인다.(101), “삶을 다채로운 색으로 칠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나뿐이다. 삶을 푸른색으로 칠하자, 삶이라는 그림을 펼쳐놓고 바람이 와서 넘기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붓을 들고 직접 색을 칠하자.(122)” “바다의 운명은 끝없이 돌아가는 운명의 바퀴와 같다. 운명의 바퀴는 우리의 삶에 좋은 일과 나쁜 일, 성공과 실패를 가져다준다. 인생이란 한순간이고 확실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131)”


저자는 삶을 이야기하기 위하여 철학적 설명보다는 바다를 은유함으로써 가능했다고도 했습니다. 그리하여 우리라는 존재의 수수께끼를 풀고 싶다면, 바다 앞에 서기를 바란다. 파도의 리듬에 맞출 때, 파도의 움직임과 빛이 보여주는 놀라운 아름다움 속에 있을 때, 산다는 것과 충만함이 무엇인지 대략 보일 것이다(14)”라고 했습니다. 저자가 이 책에 담은 이야기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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