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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걸리고도 잘 사는 법
최일봉 지음 / 율리시즈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아무래도 암으로 진단을 받아 수술까지 받고보니 암에 관한 책이 눈에 잘 띄는 것 같습니다. <암, 걸리고도 잘사는 법>도 그래서 눈길이 갔을 터인데, 저자께서 가톨릭의과대학 방사선종양학과의 최일봉교수님이라는 것을 알고는 반가웠습니다. 제가 미국에서 공부할 때 신세를 많이 진 선배님이셨기 때문입니다. 교수님은 방사선학과를 전공하셨는데, 저와 비슷한 시기에 미국에서 온열치료의 원리에 대하여 공부를 하시고 우리나라에 도입한 선구자이시기도 합니다.
책을 읽어보니 <암, 걸리고도 잘사는 법>에서 다룬 내용들은 ’암에 관해 일반적으로 알려진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고, 암 환자의 관리법, 병원과 의사를 고르는 방법 등 의사로서 환자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주의사항과 조언 등으로, 말기에 이른 암환자들에게 크게 도움이 될 내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수술을 받고서 추적관찰을 하고 있는 중입니다만, 재발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암과 관련된 자료를 두루 섭렵하고 있습니다. 모두에 나오는 암 진료 의사의 이야기를 보면 암 환자를 죽게 만드는 원인은 스트레스와 영양실조였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암환자는 암진단을 받던 날 “얼마나 살 수 있습니까?”하고 묻는 순간부터 스트레스의 노예가 된다고 합니다. 제 경우를 보더라도 매월 한번씩 받는 전립선항원검사의 수치에 따라 만 가지 생각이 오가는 것을 보면 아무래도 정신적으로 압박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교수님은 “이 책은 결국 ‘암과의 평화공존’을, 다시 말해서 암과 같이 대화하면서 암으로 죽지 않고 편안히 살아가기를 제안하고 안내하기 위해 씌어졌다.”라고 설명하였습니다. 흔히 병에 걸리면 투병한다고 합니다. 즉 병에서 낫기 위하여 전쟁을 치르듯 전력을 다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그러려면 아무래도 정신적 압박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 긴장감이 또 다른 병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주치의께서도 대범하라고 말씀하시지만 결코 쉽지가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암 치료의 핵심은 일단 잘 먹어 기운을 차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수술을 받은 직후에는 체중이 줄어서 긴장을 하기도 했습니다만, 이내 회복하여 요즈음에는 체중을 줄여야 하는 것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현재로서는 항암제나 방사선치료를 받지 않고 있어 신체적인 부담이 없습니다만, 항암치료를 받으려면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니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잘 먹어서 체력을 북돋워야 하겠습니다.
실제로 암이 전이되거나 재발한 노인의 경우 2주일 동안 식사를 하지 못하게 되면 돌아가시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흔히 입맛이 없으면 밥맛으로 먹으라고 합니다만, 입맛이 없다고 해서 식사하는 것을 소홀히하게 되면 악순환을 불러오게 됩니다. 입대할 무렵 과체중으로 뛰는 것도 힘들 지경이었기 때문에 체중을 줄이기 위하여 식사를 줄였던 적이 있습니다. 식사를 줄이기를 몇 주일 했더니 나중에는 밥냄새를 맡게 되면 욕지기가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거식증의 초기단계에 이른 것입니다. 대행히 훈련을 마치고 자대 부임하여 운동을 꾸준하게 하면서 식사를 제대로 하였더니 이런 증상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반동으로 체중이 야금야금 늘기도 했습니다.
과거에는 질병의 치료를 주치의에게 일임하는 방식이었습니다만, 최근에슨 치료법들이 다양하기 때문에 각자의 사정에 맞는 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주치의와 환자가 의논하여 결정하는 추세입니다. 따라서 본인의 병 상태를 잘 이해하고 주치의와 의논하여 치료방향을 정하는 것이 최선이라 하겠습니다.
<암, 걸리고도 잘사는 법>은 특히 전이되거나 재발된 암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