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목격자 - 한국전쟁 종군기자 마거리트 히긴스 전기
앙투아네트 메이 지음, 손희경 옮김 / 생각의힘 / 2019년 9월
평점 :
절판


호국의 달 6월의 마지막에 읽은 책입니다. 6.25 동란이 발발하기 전에 한국을 다녀갔고, 전쟁이 시작되자 서울로 달려와 전쟁의 참상을 지켜보았고, 인천상륙작전의 현장을 지킨 유일한 여성 종군기자 마거리트 히긴스의 전기입니다.


마거리트의 부모는 제1차 세계대전 중에 파리에서 만나 결혼을 했습니다. 아일랜드계인 아버지 로런스 대니얼 히긴스는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분교에 다니다가 참전하여 파리로 가게 되었고, 프랑스인 어머니 마르게리트 드 고다르도 리옹을 떠나 파리로 향했습니다. 두 사람은 독일군의 포격을 피해 지하철역으로 대피했을 때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두 사람에 홍콩으로 이주해 살던 192093일 마거리트가 태어났습니다.


마거리트가 정규교육을 받을 무렵 가족은 미국으로 이주하여 오클랜드의 새벗 코트에 자리잡았습니다. 마거리트 역시 아버지가 다녔던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분교를 졸업했습니다. 대학에서는 대학신문 <데일리 캘리포니언>의 기자로 활동했던 것은 마거리트의 경쟁적인 성격도 일조했다고 합니다. 1941년 대학을 졸업하고 뉴욕으로 간 마거리트는 신문사에서 일자리를 구해 궁극적으로는 해외특파원이 되겠다는 꿈을 가졌습니다. 결국 지난한 과정을 통하여 여자는 뽑지 않는다는 <뉴욕 헤럴드 트리뷴>의 도시담당 부장 엥겔킹의 원칙을 무너트리고 컬럼비아대학교 출입기자가 되었습니다. 남성우월주의가 지배하던 언론계와의 싸움이 시작된 것입니다. 마거리트에게 힘이 되어준 것은 깔끔한 기사 작성 능력이었고 미모가 한 몫을 해주었습니다.


도시담당보도국에서 기량을 연마하던 마거리트는 런던을 거쳐 파리로 이동하여 전쟁터를 누비게 되었습니다. 종전이 되고는 베를린에서 활동하다가 19504월 도쿄로 발령을 받았습니다. 도쿄에 도착하고 일주일 뒤에는 530일 총선을 치르는 한국을 취재하기 위하여 서울을 방문하게 됩니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임의대로 분단되었던 독일처럼 기사가 될 잠재력이 있음을 알아차렸던 것입니다. 그녀의 첫 번째 기사는 기자, 한국을 갈라놓은 국경으로 가다 / 빨갱이들이 말과 포탄으로 싸우는 현장을 발견이라는 제목의 기사였습니다.


625일 북한이 남침해오자 곧바로 김포공항에 내려 서울로 향했습니다. 한강다리가 폭파되는 바람에 겨우 배를 얻어 타고 도강을 한 뒤에는 수원에서 수송기를 타고 동경으로 가 기사를 송고할 수 있었습니다. 다음날 수원비행장에 돌아온 마거리트는 맥아더 장군과 조우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이 만남에서 리빙스턴 박사님 아니십니까?’라고 했다는 스탠리 경의 고사를 떠올렸다고 합니다.


전선을 누비는 그녀는 많은 미군 장사병들의 의식을 바꾸어놓았다고 합니다. 여자 앞에서 겁먹고 바보 같아 보일까봐 두려워했다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존재만으로도 충격이었지만 아주 매력적이고 호감이 가는, 직업의식이 투철한 그녀에게 존경심을 품었다고 합니다. 시간이 가면서 그녀는 전쟁의 영웅이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최전선을 찾았다가 북한군의 기습으로 포위되는 상황을 맞기도 했습니다.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적었습니다. “전쟁터에 와서 처음으로 탈출할 방도가 없다는 냉정하고도 끔찍한 확신이 갑작스레 엄습했다. 내 반응은 진부했다. 목전에 닥친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느닷없이 깨닫게 된 사람들이 대개 그렇듯이 나는 마침내 이 일이 내게 벌어지는구나 하는 단순한 놀라움만을 느꼈을 뿐이다. 그러다가 점차 마음이 단단해졌고 비교적 침착해졌다. 나는 걱정을 멈추다. 그러자 이가 딱딱거리며 부딪는 것이 멈추었고, 손도 더 떨리지 않았다.(250)”


그녀는 인천상륙작전에서도 현장을 지켜 상륙부대와 함께 상륙하여 전투현장을 지켰습니다. 그리고 929일 서울수복을 알리는 행사에도 참석하였습니다. 여성기자가 전쟁터를 누빈다는 것을 벽안시하던 편견을 깬 그녀는 한국이라는 풍경의 일부가 되었다고 그녀의 동료 키스 비치는 말했습니다. 그녀의 뛰어난 현장취재의 감각은 여성기자로는 처음으로 퓰리처상의 수상으로 빛이 났습니다. 전투가 소강상태에 빠져들 무렵 그녀는 6개월의 긴 휴가를 받아 고향에 갔고 한국전쟁을 다룬 <자유를 위한 희생>을 출간하였습니다.


그녀가 지켜본 6.25동란 당시의 상황은 어땠는지 그녀가 쓴 책을 읽어봐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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