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 머리 앤 한빛비즈 문학툰
루시 모드 몽고메리 지음, 쿠마 찬 그림, 양지윤 옮김, 크리스털 챈 각색 / 한빛비즈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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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8년에 출간된 <녹색지붕의 앤(Anne of Green Gables)><빨강 머리 앤>으로 우리나라에 번역 소개된 것이 1963년이라고 합니다. 돌이켜보니 이번에 한빛비즈에서 문학툰 연작으로 출간한 <빨강머리 앤>을 처음 읽은 것 같습니다. 빨강 머리 주근깨 소녀 앤을 주인공으로 하는 캐나다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연작소설은 본편만 8종류에 달하고 4종류의 프리퀄과 외전까지 포함하면 12종류나 되는 방대한 이야기입니다.


우리에게는 흔히 앤의 성장소설로 알려진 <빨강머리 앤>은 전편을 통하여 유년기에서 노년기에 이르기까지의 삶을 다루고 있습니다. 아동문학으로 알려져 있지만 성경과 고전 문학 작품에서 가져온 인용문이 적지 않아 교양수준이 어느 정도는 갖추어야 작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고 합니다. 만화에서도 마지막 장면에서 영국 시인 로버트브라우닝의 시 <피파가 지나간다>에서 인용한 하느님 하늘에 계시니, 세상 모든 것이 평화롭도다라는 대목을 인용하여 대미를 장식하고 있습니다.


앞서 읽은 <주홍 글자><레 미제라블>은 원작을 이미 읽은 뒤였지만, <빨강머리 앤>은 아직 원작을 읽어보지 못하였기 때문에, 한빛비즈의 문학툰 연작이 내세우는 목표가운데 하나인 원작 찾아 읽기가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들은 개별적으로도 번역소개되었고, 요약해서 엮은 작품이나 만화로도 여러 종류가 소개되어 있습니다. 한빛비즈의 문학툰 연작에서는 원작자의 상속자인 손녀로부터 허가를 받아 제작된 유일한 만화라고 합니다. 한빛비즈의 만화툰 <빨강머리 앤>은 캐나다의 프린세스 에드워드 아일랜드에 있는 매슈 커스버트와 마릴라 커스버트 오누이가 사는 집에 고아소녀 앤이 입양되어 오면서 성장하기까지의 삶의 여정을 그렸습니다.


오누이는 일손을 도와줄 사내아이를 입양할 계획이었지만 일어 어디에서부터 꼬였는지 빨강머리에 주근깨가 많은 앤이 오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앤을 돌려보내려던 오누이는 밝고 명랑한 앤의 마법에 빠져 함께 살기로 하였습니다. 앤의 활달하고 적극적이고 붙임성 있는 모습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게 된 것입니다.


앤의 튀는 행동은 마릴다의 엄격한 훈육방침에 조금씩 가다듬어지고 메슈의 자상한 보살핌이 크게 힘이 되었습니다. 성장배경 탓에 동네 사람들의 오해를 빚기도 하지만, 잘못을 솔직하게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는 등 꾸밈 없는 행동으로 잘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공부도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을 내어 대학에 갈 수 있는 장학금을 받기도 합니다. 하지만 앤이 훌륭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돌봐준 매슈가 죽고 마릴라만 남게 되자 앤은 대학진학보다는 마을에 있는 학교에서 교사직을 선택합니다.


아무래도 만화이기 때문에 그림에 눈이 많이 갈 수밖에 없습니다. 앤 자신도 빨강머리에 잘 생기지 못했다고 했습니다만, 이 만화에 등장하는 앤은 못생겼다고 하기에는 너무 귀여운 모습입니다. 그리고 빨강머리도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일단은 책보다는 만화에 익숙한 청소년들에게 고전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좋은 읽을거리가 될 것 같습니다.


욕심대로라면 캐나다의 프린세스 에드워드 아일랜드를 찾아 앤이 살던 녹색 지붕의 집을 비롯하여 집 위쪽에 있는 빛나는 호수 등 에이번리 마을을 구경하면서 작품의 분위기를 제대로 느껴볼 수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곳은 일본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가 되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관광상품으로 개발되어 있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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