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지만 살아내야지!
황영희 지음 / 베다니출판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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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6년에 처음 출간한 졸저 <치매 바로 알면 잡는다>의 세 번째 개정판 <치매 고칠 수 있다>를 출간하였습니다. 새로 근무하게 된 병원의 간부님들께 인사를 겸해서 한 권씩 드렸는데, 명예이사장님께서 <아프지만 살아내야지!>를 보내주셨습니다. 황영희 명예이사장님은 제가 일하고 있는 샘병원을 설립하신 분입니다. 명예이사장님께서는 산부인과를 전공하셨습니다. 그리고 산부인과를 전공하신 분들 가운데 큰 병원과 의과대학을 설립하신 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지금은 전공하겠다는 의사가 없어서 어려운 분위기입니다만 한때는 가장 잘 나갔던 과가 아닌가 싶습니다.


내용을 읽으면서 가슴이 울컥하는 대목들이 적지 않았습니다. 어려운 가정형편에서도 의과대학에 진학하여 열심히 공부하여 의사가 된 이야기가 남일 같지가 않았습니다. 안양은 서울에서 멀지 않지만 의료환경은 그리 여유가 있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런 불모지에 의원을 열어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기 시작한 끝에 종합병원으로 발전시켜낸 것은 개인의 이익을 위한 의술이 아닌 돌봄과 베푸는 의술을 추구해 오셨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특히 대입을 앞둔 고3시절에 시작한 신앙생활은 명예이사장님의 삶을 정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아프지만 살아내야지!>에 담으신 당신의 삶의 족적의 대부분은 신앙에 대한 굳건한 마음에서 나온 것들로 범인들은 생각하기 어려운 것들입니다. 안양에 처음 세운 의원이 안양샘병원으로 발전하고 지금은 군포 지샘병원, 샘여성병원, 샘한방네트워크, 샘국제병원 등 모두 1,000개 병상을 가진 병원그룹으로 발전하면서 선교병원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질병과 힘들게 투쟁하는 환자들의 영혼을 달래주기 위한 원내 선교활동과 제3세계의 주민들을 위한 지원과 선교를 활발하게 전개해오셨다고 합니다.


명예이사장님께서 추구해 오신 삶의 기조는 예수 사랑은 근간으로 한 치료치유그리고 회복이었다고 합니다. 세 가지의 기조를 이렇게 설명하셨습니다. “‘치료라 함은 말 그대로 육신의 질병이나 상처를 잘 다스려 낫게 하는 행위이다. ‘치유는 치료와 비슷한 의미를 가졌지만, 심리적인 안정감과 더불어 영혼이 평안을 누리는 상태라 하겠다. 거기에 더해 회복이란, 영육간에 상호보완적인 치료와 치유를 통해 한 개인의 삶이 두루 균형 잡힌 상태를 말한다.(184)”


전인치유, 통합치유의 개념입니다. 최근에 많은 중증의 암환자 진료에 이런 개념이 참 적절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치료법이 나오고 건강검진 등을 통하여 조기에 암을 발견하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말기암으로 병원을 처음 찾는 암환자가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중증으로 병원을 찾는 암환자는 암을 치료하기 위하여 정신적으로 안정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지샘병원의 통합암진료체계는 암환자들이 치유의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군포에 있는 지샘병원에서 일을 시작하면서 샘병원이란 이름에 담긴 사연이 궁금했습니다. ‘여호와가 너를 항상 인도하여 메마른 곳에서도 네 영혼을 만족하게 하며 네 뼈를 견고하게 하리니 너는 물 댄 동산과 같겠고 물이 끊어지지 아니하는 샘 같을 것이라라는 이사야서 제5811절의 대목에서 영감을 얻으셨다고 하는데, 안양샘병원이 자리한 안양 5동의 옛이름이 냉천동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사연을 듣고 보니 요르단의 페트라로 가는 길에 들렀던 와디 무사에서 모세의 샘을 찾았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사막에 사는 사람들에게 샘은 정말 중요한 것입니다. 물이 없어 고통 받는 민족을 위해 바위를 쳐서 물길을 만든 모세는 결국 여호아의 명을 어긴 셈이었습니다. 그 발로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이승을 하직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병원이 질병의 고통으로 영혼이 메마른 환자들에게 정신적 갈증을 풀어주는 샘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의료인으로서 반드시 가져야할 기본자세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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