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역사 - 태고로부터 진화해온 숲에 대한 기록
한스외르크 퀴스터 지음, 이수영 옮김 / 돌배나무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태평양 연안의 미국 북서부에 있는 원시림을 지키기 위하여 투쟁하는 아홉 사람의 삶을 그린 <오버스토리>를 최근에 읽었습니다. 원시림의 가치에 대하여 배우는 기회였습니다. 원시림을 베어내고 어린 나무를 심는 상업적인 조림으로는 원시림의 가치를 채울 수 없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책읽기도보면 묘하게 같은 맥락의 책을 이어서 읽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독일 라이프니츠 하노버 대학교 식물 지리학연구소에서 식물생태학을 가르치는 한스외르크 퀴스터교수의 <숲의 역사>는 역사라기보다는 숲을 다양한 시각에서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독일하면 검은 숲이 떠오를 정도로 숲을 잘 보존하고 활용하는 나라로 알고 있습니다. <숲의 역사>에서는 숲이 인간의 삶에 주는 도움이라거나, 숲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등에 대하여 설명합니다. 무작정 보호하고 지키는 것 이외의 활용방안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독일의 연방삼림법에 따르면, 숲은 모든 산림 식물들이 심어진 바닥면적이다. 나무를 베어냈거나 성기게 심은 바닥 면적, 숲길, 공터도 숲에 해당한다라고 정의하고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숲하면 그저 나무가 우거져 있는 곳이라는 막연한 생각일 뿐 숲에 대한 명확한 정의는 없다고 하는 것이 일반이라고 합니다.


앞서 읽은 <오버스토리>가 원시림을 사수하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였다면, <숲의 역사>에서는 숲이 자연적으로는 안정적인 상태인데 인간의 개입으로 불안정해지고 균형을 잃었다는 전제는 틀렸다(16)’라고 말합니다. 자연은 항상 변하는 것이기 때문에 균형이 존재할 수가 없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봄이 되면서 산불이 자주 일어나고 있습니다. 산불의 원인 가운데는 낙뢰와 같은 자연적 요인에 의해서, 사람들의 실수로, 심지어는 방화로 일어나기도 합니다. 산불로 인하여 황폐화된 산에 나무를 심어 조림을 서두르는 것보다 자연스럽게 숲이 복원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인구가 늘면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는 나무의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세계 여러나라에서는 숲을 관리하는 다양한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프랑스의 경우는 중림경영을 내세우고 있는데, 나무를 심어 일정한 기간 동안 키운 다음에 난방 혹은 상업적 목적으로 벌채를 한다고 합니다. 독일의 경우는 숲을 지속가능하게 유지하는 정책을 고수하며, 영국의 경우는 대규모 조림이나 중림도 없이 외국에서 필요한 만큼 나무를 수입해다 사용한다고 합니다.


필자가 어렸을 적에는 식목일에 산에 가서 나무를 심는 식목행사를 매년 빠트리지 않고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6.25동란을 겪으면서 헐벗은 산을 빠르게 복원하기 위하여 나라에서 조림을 권장했던 것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식목행사가 슬그머니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요즘에는 식목일도 없어진 것 같습니다.


숲이 많다는 독일의 경우도 상당부분의 숲이 자연적으로 존재했던 것이 아니라 문화적 개입으로 조성된 것이라고 합니다. 주로 가문비나무와 소나무를 심어 숲을 만들어낸 것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숲은 원시림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론 조림을 통하여 만들어진 숲에서도 성장과, 먹이사슬, 소멸 등의 자연적인 과정은 일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숲을 이용하려는 의도가 서로 다를수록 숲을 보존하는 방법을 절충하는 것이 복잡하다고 합니다. 숲은 인간의 삶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며, 모든 숲은 단 한 번만 존재하기 때문에 숲의 이용에 있어서 절충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다만, 더 좋은 길을 찾으면 언제든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닏. 자연, 숲이용 전략, 숲에 대한 이념은 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