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멘토 모리 - 나이듦과 죽음에 관한 로마인의 지혜
피터 존스 지음, 홍정인 옮김 / 교유서가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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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생명표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사람들의 기대여명은 83.5(남자80.5, 여자 86.5)입니다. 우리나라 기대여명이 80세를 넘긴 것은 80.2년을 기록한 2010년으로 여자의 기대여명이 83.6년으로 늘어난 덕분입니다. 남자가 80세를 넘긴 것은 2019년으로 80.3년이었습니다. 2022년에 나올 생명표에서는 줄어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코로나 상황으로 늘어난 사망 때문입니다. 그런가 하면 우리나라의 기대여명은 앞으로 세계에서 가장 높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습니다.


식생활과 의료환경의 개선 덕분에 기대여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만 전해오는 고대인들의 평균수명과는 비교도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아담은 930년을 살았고, 므두셀라는 969년을 살았다고 합니다. 심지어 고대 바빌로니아의 수메르왕 가운데 엔멘루아나왕은 43,200년을 살았다고 합니다. 믿거나 말거나....


나이든 사람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노인들이 풍부한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사회의 원로로서 대우를 받았습니다. ‘노인 하나가 죽는 것은 도서관 하나가 불타 사라지는 것과 같다라는 아프리카의 격언이 있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하지만, 요즈음에는 모든 문제에 대한 답을 누리망에서 구할 수 있으므로 나이든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풍조가 생겨난 것 같습니다. 오히려 모르는 것이 있으면 젊은이들에게 물어보는 편이 수월할 수도 있습니다.


케임브리지 대학과 뉴캐슬대학에서 고전을 가르친 피터 존스교수가 쓴 <메멘토 모리>는 고대 사료를 인용하여 노년과 죽음에 관한 생각을 전합니다. 굳이 고대인들이 남긴 자료를 인용하는 것은 고대인들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보았고, 그들의 시선은 늘 확고하고 흔들림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노년과 죽음을 여전히 두려움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현대인들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볼 능력이 있을 것인가 의문이라고 했습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당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라고 합니다.


인용된 다양한 자료 가운데 의사에 관한 것도 있었습니다. 로마시대에는 젊은이들이 전문분야에서 지배계층으로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의사들 가운데는 14세이 수련을 시작해서 19세에 환자를 진료했다는 기록이 전해진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여 의사들에 대하여 의구심을 가졌다는 기록도 있다고 합니다. 대 플리니우스는 확실한 것은 온갖 의사들이 저마다 새 치료법을 들고나와 널리 알리면서 우리 생명을 대가로 명성을 얻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환자의 침대 맡에서 끔찍한 진단 경쟁을 낳고, 의사들은 실력이 부족해 보일까봐 두려운 마음에 다른 의사들과 협력하지 않는다. 그리하여 저 불행한 비문에 나는 의사 과다증으로 사망했다고 적혀 있는 것이다.(109-110)”라고 기록했습니다. 의사들이 노인의 생존을 돕는 일에 긍정적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히포크라테스 조차도 이런 환자(다발성 골절 노인 환자)들은 성공 가능성이 거의 없고 위험이 크기 때문에 혹시 수긍할 만한 변명거리가 있다면 진료를 피해야 한다.(110)”라고 했답니다.


건강하게 늙어가는 지혜에 관한 언급에서 대 카토의 생각이 좋은 것 같습니다. 카토는 고령이 되면 기억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인정했지만 그 이유는 오직 훈련이 부족해서였다고 했습니다. 또한 노인들은 청년들과 교류를 유지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청년들은 언제나 노인들의 경험을 반긴다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현대사회에 들어와 다소 변화가 생긴 것 같습니다. 청년들은 더 이상 노인들의 경험을 참고하려 들지 않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누리망을 통하여 얻을 수 있는 조언과 경험을 바탕으로 구두로 전하는 조언에는 분명 온도차가 있을 것입니다. 청년들은 아직도 나이든 분들의 경험을 들어야 할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우아하게 늙어가고 아름다운 죽음을 맞는 방법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크게 차이가 없을 것 같습니다. 다양하면서도 참고할 가치가 충분한 도움말들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 책읽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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