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독서 두번째 이야기 - 길을 안다는 것, 길을 간다는 것 여행자의 독서 2
이희인 지음 / 북노마드 / 2013년 6월
평점 :
품절


저 역시 여행과 책읽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둘을 아우르는 책을 만나면 절로 손이 가는 것 같습니다. 광고 문안가 이희인의 <여행자의 독서 두 번째 이야기>를 읽은 이유입니다. 제목을 보니 익숙한 느낌이어서 찾아보니 그가 쓴 <여행자의 독서>를 읽어본 적이 있습니다. 독후감의 제목을 정말 책을 읽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구요?’라고 적은 것을 보면 작가는 독특한 여행가라는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여행자의 독서>를 읽고 쓴 독후감을 찾아보니 <여행자의 독서 두 번째 이야기>와는 다른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저자는 저로서는, 여행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은 배낭을 싸는 시간, 그중에서도 어떤 책을 넣어 갈까 고민하는 시간들입니다. 어떤 책이 가고자 하는 땅과 어울릴까 고민하는 일은 여행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합니다.(5)”라고 서문에 적었습니다. 저 역시 나름대로는 고민을 합니다만, 여행을 떠나면서 무슨 책을 가져갈까 하는 고민한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지 싶습니다.


<여행자의 독서>의 구성은 1. 구원을 찾아 떠나다, 2. 사랑을 찾아 떠나다, 3. 이야기를 찾아 떠나다, 4. 나를 찾아 떠나다 등이었습니다. 그런데 <여행자의 독서 두 번째 이야기>의 구성은 1. 추억을 찾아 떠나지 마라, 2. 희망을 찾아 떠나지 마라, 3. 낙원을 찾아 떠나지 마라, 4. 낭만을 찾아 떠나지 마라 등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가 여행의 중요한 목적의 순서로 정했다면, 이번에는 여행의 목적으로 삼지 말아야 할 것들을 적은 셈입니다. 물론 내용은 제목들과 크게 연관이 있어 보이지는 않습니다.


<여행자의 독서>에 나오는 22꼭지의 이야기에서 소개한 39권의 책들 가운데 읽어본 책은 6권밖에 되지 않아 멋쩍었습니다. 그 뒤로 6권을 더 찾아 읽었습니다. 아직도 읽어야 할 책이 더 남아있습니다. 두 번째 이야기에서도 역시 22꼭지의 이야기에서는 무려 58권의 책을 다루었는데, 18권을 읽어보았으니, 첫 번째 책을 읽고 7년이 지나는 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던 셈입니다. 첫 번째 이야기에서는 여행지에 관한 책들이 많았던 것과는 달리 두 번째 이야기에서는 여행지와 무관한 책들이 더 많은 느낌입니다. ‘우리가 여행지에서, 모자를 벗을지언정 머리르 비우며 여행하지 않기 위해서는 그 땅의 내력이 담긴 책들을 가져가야 마땅한 듯합니다.(7)’라고 적은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는 책읽기를 위해서 여행을 한다는 느낌이 여전합니다.


곳곳에 여행과 책읽기에 관한 주옥같은 대목들을 만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여행과 책은 대개 세 지점에서 만난다. 여행 전과 여행중, 그리고 여행 후. 일상에서 만난 어떤 영감에 가득 찬 책은 독서가를 여행으로 내몬다. 길 위에서의 책은 여행자의 고달픈 길에 길동무가 되어준다. 여행 뒤 만나는 책은 다녀온 땅에 대한 지식과 감상을 완성시켜준다. 어느 지점에서도 책은 요긴하고 그만큼 여행은 풍부해진다.(22)”


이 대목도 좋았습니다. “길 가기와 책 읽기에 관해 아주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걸 당신에게만 말해주겠다. 부지런히 가는 길이 가장 빠른 길이다. 부지런히 읽는 책이 가장 빨리 읽는 독서다. 어느 날 뒤를 돌아보면 막막했던 길들이 내 등뒤에 납작 엎드려 나를 쳐다보고 있을 것이다. 어느 날 뒤돌아보면 저걸 언제 읽지 했던 책들이 내 손때를 잔뜩 묻힌 채 서가에 꽂혀 있을 것이다. 그러니 한숨 쉬지 말고 가던 길을 갈 것. 읽던 책을 읽어 나갈 것.(329)”


저자 역시 여행사의 상품을 통해서 여행을 하면서도 여행의 의미가 많이 퇴색했다고 한탄하는 듯합니다. “여행의 대중화가 이루어졌다는 긍정적인 현상의 이면에, 우리는 인류 역사를 통틀어 설렘과 두려움, 감동이 가장 희박한 여행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포스트모더니즘의 담론들이 흔히 예술에 대해 남발했듯이, 우리 시대에는 여행마저도 사망 선고를 받은 것인지도 모른다.(339)”


이런 대목도 있습니다. “기행 혹은 여행의 문학이란 본질적으로 허풍과 과장을 일삼는 문학일지도 모른다. 남들은 경험하지 못한 세상에 대한 얘기를 풀어놓는 순간 이야기꾼으로 변모해버린 여행자에게 과장과 허풍의 유혹을 물리치기란 힘든 일이다.(416)”


어떻든 저자가 <여행자의 독서 두 번째 이야기>에서 소개한 책들도 골라서 읽어볼 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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